비난하면서도 조건 맞으면 폭스바겐 차 사겠다

  • 입력 2016.01.15 11:3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이슈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의 국내 시장 입지는 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폭스바겐 이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9명(89.3%)이 ‘폭스바겐 디젤 사태’를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전체 76.4%가 국내에서 폭스바겐의 입지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국내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는 의견은 12.8%에 그쳤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10.8%로 더 많았다.

폭스바겐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물은 인식 평가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이번 사건이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국의 경우 디젤차에 대한 규제 수준이 까다롭지 않아 이번 사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 의견(58.1%)이 동의하지 않는 의견(26.5%)보다 우세했다.

 

환경이슈와 관련한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큰 문제로 인식되진 않을 것 같다는 인식도 절반 이상(53.2%)에 달했다. 당장은 소비자들의 인식에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라는 의견이 전체 86.5%가로 어느 정도 이미지 타격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반면 엄밀히 말해 자동차의 결함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거나(31.3%), 가격만 저렴하다면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등의 이슈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31.2%) 시각은 낮은 수준이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일시적인 영향은 받겠지만,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보다 강했다. 10명 중 6명(60%)이 아예 한국사람들이 이번 폭스바겐 사안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느꼈으며, 앞으로 폭스바겐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32.1%에 불과했다.

폭스바겐이 디젤 사태에도 국내에서 건재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무관심이다. 10명 중 7명(69%)이 폭스바겐이 한국에서 큰 타격이 없는 이유로 환경문제와 기업의 도덕성에 무관심(66.1%)이라고 답했다.  기업과 정부에 대한 비판도 상당했다. 전체 74.1%가 이번 폭스바겐 사태를 수습하는 한국 기업이나 정부의 모습이 실망스럽다고 말했고 미국처럼 환경이슈와 관련한 자동차법규를 보다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하는 의견이 92.5%나 됐다.

 

다만 이런 인식들과는 별개로 최근 폭스바겐이 진행하고 있는 대대적인 프로모션의 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됐다. 10명 중 6명(58.7%)이 프로모션이 좋다면 한번쯤 구입을 고려해볼 것 같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에 비해 프로모션이 좋아도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은 30%에 그쳐,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건이 판매 급락과 같은 상황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했다.

특히 프로모션이 좋다면 구입을 고려해볼 것 같다는 의견은 사태를 인지하고 있던 응답자(60.1%)가 비인지자(46.7%)보다 컸으며, 젊은 층일수록(20대 66.8%, 30대 64.8%, 40대 53.6%, 50대 49.6%) 개의치 않고 구입할 의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폭스바겐의 대대적인 프로모션이 수입 자동차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72.4%)로 인식을 했다.

기업의 도덕성을 비난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에게 이득이 된다면 주저없이 선택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 결과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