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열풍 타고 외국인 CEO 또 오셨네

  • 입력 2012.01.30 11:15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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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내 수입차 최고경영자(CEO)에 외국인 파견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본사에서의 오랜 근무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경영전략을 펼치며 ‘토종 CEO’들과 경쟁하고 있다.

1995년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출범했을 당시 9개였던 회원사 중 외국인 CEO는 BMW코리아의 베른트 비간트 초대 사장뿐이었다. 29일 현재 KAIDA 회원사는 모두 15곳. 이 중 6개 업체의 CEO가 본사에서 파견된 외국인 임원이다.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 중에서도 2곳에 ‘외국인 사장님’이 있다.

○ 한국 시장 커지며 본사 파견 늘어

국내 수입차 시장은 1987년 개방 이후 가파른 성장을 거듭해 24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10만 대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해외 본사에서도 자사 임원을 직접 파견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대중차 브랜드를 기준으로 현지에서의 연간 판매실적이 3000대 선을 넘어서면 본사는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지사장을 선임한다.

현재 수입차업계에서 외국인 CEO는 그레그 필립스(57·크라이슬러코리아), 나이토 겐지(內藤賢司·50·한국닛산), 나카바야시 히사오(中林尙夫·52·한국토요타), 마이클 베터(44·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 트레버 힐(51·아우디코리아), 하랄트 베렌트(51·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상 가나다순) 등 6명이다.

다음 달 임기를 마치는 벤츠코리아 베렌트 사장의 후임으로는 독일 본사에서 세일즈·마케팅을 총괄했던 토마스 우르바흐 디렉터가 내정됐다. 아우디의 힐 사장은 2010년 임기가 만료됐지만 한국 잔류를 희망해 당분간 자리를 옮길 계획이 없다. 지난해 12월 이동훈 전 대표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신임 사장 자리에도 본사의 임원급 파견이 유력하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에는 한국GM과 르노삼성이 출범 이래 줄곧 외국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있다. 한국GM은 13일 사임한 마이크 아카몬 전 사장에 이어 존 버터모어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부사장에게 임시 사장직을 맡기고 본사 임직원 가운데 정식 후임 사장을 찾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9월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이 장마리 위르티제 전 사장의 뒤를 이어 취임했다.

○ 외국인 CEO 본사 인맥 강점…토종 CEO는 딜러 유대 ‘끈끈’

이들 외국인 CEO는 오랜 본사 근무경험과 인맥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2010년 한국토요타에 부임한 나카바야시 사장은 1982년 도요타에 입사해 올해로 근속 30년째인 정통 ‘도요타맨’이다.

앞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판매 총괄을 지낸 나카바야시 사장은 도요타 브랜드의 국내 시장 안착에 이어 올해부터는 각종 신차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진다.

이들은 ‘한국 알기’에도 열성이다. 앞서 대우자동차와 한국닛산, 르노삼성에서 근무했던 필립스 사장은 대표적인 ‘지한파’다. 1973년 주한미군으로 배속되며 한국과 맺은 인연을 40년가량 이어가고 있다. 힐 사장은 직접 한국음식을 요리할 정도로 한국 문화에 푹 빠져 있다. 나이토 사장은 나카바야시 사장과 함께 한국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토종 CEO’들은 한국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게 강점이다. ‘수입차 1세대’로 1990년대부터 활발히 활동해 온 박동훈 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수입차협회 회장),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들 CEO는 딜러들과의 유대 관계가 끈끈하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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