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자동차 키워드 ‘SUV 또는 준대형’

  • 입력 2015.12.28 09:1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한 해 자동차 시장을 주도한 것은 다목적 차량이다. 11월 현재 전체 자동차 누적 판매량은 141만여 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 현재 추세를 살피면 올해 연간 판매량은 155만대로 전년 대비 약 8.3% 성장이 예상된다. SUV와 CUV 같은 다목적 차종이 왜 시장 주도권을 잡았다고 얘기하는지는 차종별 판매 비중을 보면 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두 차종은 같은 기간 48만 9000여 대가 팔려 지난해 대비 각각 31.7%, 32.6% 급증했다.

경차와 소형차 판매가 8% 이상 줄었고 중형 및 소형 차종 판매가 1%대 미만 증가에 머물면서 제 자리 수준에 그쳤지만, 자동차 시장이 증가세로 한 해를 마감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입차도 다르지 않다. 디젤 세단의 강세가 폭스바겐 사태로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 SUV 모델 판매가 늘자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재규어 등 고급차 브랜드가 새로운 SUV 모델을 공격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각 업체의 2016년 전략의 중심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내년 출시될 신차를 중심으로 2016년 국내 자동차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부분별로 전망해 본다.

BMW 2016 X1

선 굵은 SUV 신차 봇물

SUV와 CUV 등 다목적 차종의 위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산 다목적 차량은 올해 상당수 물갈이가 완료됐고 내년에는 수입차 업체들의 SUV 신차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온다. 국산차 중에서는 상당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기아차 모하비의 부분변경 모델이 7년 만에 등장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조금 다듬는 수준이 아니라 외관과 파워트레인 구성에 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업체는 메르세데스 벤츠다. 벤츠 코리아는 새로운 명명화로 전열을 정비한 GLE, GLC 클래스를 내년 1월 출격시킨다. BMW도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X1과 X4, X5 등 풀 체인지와 페이스 리프트를 연이어 내놓는다. BMW코리아는 이 가운데 대중 브랜드에 다소 밀리고 있는 콤팩트 SUV 시장을 겨냥한 X1에 내심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재규어는 브랜드 최초의 SUV 차종인 F-PACE를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벤틀리의 벤카이가 국내 출시도 기대되고 있어 수입 고급 브랜드의 SUV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차종이 늘어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장사가 될 것으로 판단한 때문이고 올해 자동차 시장의 추이를 보면 내년 판세 역시 매우 맑을 것으로 예상한다.

르노 탈리스만

반전을 노리는 야심작들

국내 브랜드 가운데 가장 기대가 되는 모델은 르노삼성차 탈리스만이다. 프랑스 르노가 개발을 주도한 중형 세단으로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 생산과 국내명 SM6를 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차급으로 보면 중형이지만 르노삼성차는 SM6가 기존 SM5와 전혀 다른 모델이고 현대차 쏘나타는 물론 준대형 그랜저와 경쟁할 것이라며 위상을 높이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기아차 K7과 그랜저의 신형 출시도 예정돼 있어 중형 및 준대형 세단 시장 경쟁은 한층 가열된 전망이다.

쌍용차 티볼리 롱 보디 버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체 길이가 30cm가량 늘어나게 될 티볼리 롱 보디는 1년 가까이 신차 효과를 유지하고 있는 티볼리의 인기를 더 길게 이어갈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특별한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쌍용차 입장에서 티볼리 롱 보디는 최근 상승세를 유지하는 데 힘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한다.

쉐보레 신형 말리부,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프리우스의 신형 모델도 관심의 대상이다. 신형 말리부는 미국에서 먼저 출시돼 기대 이상 주목을 받고 있고 도요타도 폭스바겐 디젤 사태 이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보강했다. 각 사의 전략 모델들이 어떤 성적을 기록할지 지켜보는 것, 내년 자동차 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기아차 신형 K7 예상도 

자존심 회복에 나선 준대형 세단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 K7의 신형 모델이 내년 출시된다. 현대차 그랜저의 독주가 여전하지만 7세대 K7이 새로운 플랫폼과 외관을 다듬어 나오는 만큼, 연말로 예정된 신형 그랜저의 출시 직전까지 충분한 자기 역할이 기대된다. 문제는 시장 확대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배기량 1600cc 초과 승용 시장은 올해 0.9%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고 특히 수입차와 직접 경쟁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예전의 경우 세단 차종은 소형이 줄면 중형이 늘고 중형이 줄면 소형 증가하는 풍선효과 구도였지만 지금은 SUV와 같은 다른 차종으로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현재 추세라면 SUV 판매 비중이 올해 40%대를 돌파하고 내년에는 50%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쉐보레 임팔라가 출시됐고 내년 르노삼성차 SM6까지 가세하면 국산차간 경쟁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업계에서는 시장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신차들이 등장하는 내년 준대형 시장 경쟁은 역대 가장 치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아차 니로 랜더링

친환경 전용 모델의 등장

국산 친환경 전용 모델들이 내년 시장에 나온다. 현대차가 1월 선보이는 아이오닉과 상반기로 출시가 예정된 기아차 니로는 하이브리드 타입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그리고 전기차 등 다양한 타입으로 개발될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에 올려진다. 국산 최초의 친환경 전용 모델이고 월등한 연료 효율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문제는 연료 가격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최근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200원 대까지 떨어지면서 효율성 장점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차들의 가격을 살폈을 때 휘발윳값이 1200원대로 떨어지면 사실상 경쟁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증가세가 예년 같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디젤차와 함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차량의 내년 시장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다만 유가 하락이 자동차 운행률을 높이고 이에 따른 수요 증가를 유발해 전체 자동차 수요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주력 차종의 종류에 따라 업체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