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유일 사륜구동 SUV, 티볼리 디젤

  • 입력 2015.12.23 11:4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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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라고 해도 2015년 최고 히트작은 쌍용차 티볼리다. 10만대 이상 팔리는 현대차 쏘나타 등과 큰 차이가 있고 연간 판매량 톱 10도 바라보지 못하지만 티볼리는 올해 나온 신차 가운데 의미가 가장 큰 모델이다. 11월 까지 팔린 숫자는 3만 9000여대다. 쌍용차가 단일 모델로 세운 최고 기록이고 12월을 합치면 4만 5000여 대가 예상된다.

작년 한 해 쌍용차 전 라인업이 7만대 정도 팔렸으니까 가장 작은 차 티볼리 혼자, 절반 이상 살림살이를 책임진 셈이다. 보이지 않는 기록도 있다. 티볼리는 월간 판매 순위에서 상위 10위를 기록한 적이 있고 네이버 자동차 검색 순위 1위에도 올랐다. 구글코리아는 올 한해 자동차 검색어 순위 1위 모델로 티볼리를 뽑았다.

 

대개 신차효과는 3개월이면 길다고 본다. 그런데도 1월 출시된 티볼리는 1년 가까이 이 효과를 끌어오고 있다. 이유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에 있다. 개성 넘치는 맵시 있는 디자인에 젊은층이 호응하고 있고 가솔린, 디젤, 사륜구동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불씨를 계속 지폈다.

내년에는 전장이 30cm가량 확장된 롱 보디 버전으로 이 불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티볼리가 이 여세를 몰아갈지를 지켜보는 것, 내년 자동차 시장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그나저나 뜬금없이 웬 티볼리 시승기, 이 차가 국산차 동급 모델 가운데 유일하게 사륜구동 시스템이 장착됐기 때문이다.

 

티볼리에 적용된 스마트 4WD는 알아서 구동력을 배분해 준다. 구동력 배분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노면에서 각각의 바퀴가 처하는 상황과 조건이 다를 경우, 예를 들면 커다란 웅덩이를 만났을 때 진입 순간 전륜, 빠져 나 올 때 후륜에 힘을 실어 줘 탈출이 쉽도록 돕는다.

진흙탕에서 테스트해 보면 사륜구동이 발휘하는 위력을 쉽게 알 수 있다. 물과 진흙이 가득한 웅덩이에 뒷쪽 바퀴가 잠기도록 한 뒤에 일단정지, 그리고 천천히 출발하면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웬만한 차들은 헛바퀴가 돌면서 당황해야 할 상황이지만 사륜구동 티볼리는 후륜에 힘이 실어줘 ‘무슨 일 있냐’라는 식으로 가볍게 빠져 나온다. 왜 사륜구동이 이런 길, 눈길에 필요한지 간단하게 이유를 알려 준다.

 

기본 구동 방식은 전륜이다. 그러면서 험로, 경사로 같은 길을 만나면 알아서 적절한 힘을 후륜으로 실어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직진 안정성도 나무랄 곳이 없다. 전자제어식 사륜구동 시스템이지만 운전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도 만들어 놨다. 거친 오프로드나 눈길 또는 빗길에서 록 모드(Lock Mode)를 선택하면 후륜 쪽으로 더 많은 동력을 보낸다.

후륜 구동력과 접지력이 높아지는 만큼, 신속하고 안전하게 위기 상황을 벗어 날 수 있다. 단, 록 모드는 40km/h 이하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이런 길에서 후륜에 적용된 독립 현가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차체 요동을 줄이고 자세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각 휠의 서스펜션이 노면 상황에 맞게 반응을 하므로 울퉁불퉁한 곳에서 자기 장점을 살려 준다. 사륜구동과 딱 맞는 궁합이다.

 

티볼리의 기본기도 만만치가 않다. 최고 출력(115마력/3400~4000rpm), 최대 토크(30.6kg.m/1500~2500rpm)의 제원은 자랑할 것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눈여겨 볼 것은 출력과 토크 정점이 어디에서 시작하는지, 그리고 언제까지 유지되는가다. 티볼리는 출력 뿐 아니라 최대 토크의 시작이 동급 모델 중 가장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시작한다.

저속에서 차체를 끌어당기는 힘이 중속까지 경쾌하고 오래 이어져 실사용 영역에서 필요한 모든 힘을 낸다는 의미다. 도심에서 섰다 달리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이런 끈기를 여러 번 체험하게 된다. 조금 급하게 반응하는 것이 걸리지만, 제동 성능도 무난하다. 데이터를 보면 티볼리의 제동거리는 41.7m로 경쟁 모델보다 많게는 3m 이상 짧다. 급제동이 필요한 순간이라면 여러 사람의 목숨을 지켜주고도 남을 거리다.

 

BMW와 토요타도 쓰고 있는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는 반응시간이 빠른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속도가 상승할 때 가끔 트러블이 발생해 매칭에 대한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변속감, 충격 이런 것은 무난한 수준이다. 시승차는 기본 가격 2450만 원의 디젤 LX에 내비게이션과 프리미엄 시트 패키지와 컨비니언스 패키지, 그리고 사륜구동(177만 원)이 추가돼 2790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 모델이다.

[총평]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승차감이다. 좋은 엔진과 변속기를 품고 있지만,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분명한 차이가 있고 거칠다. 진동과 소음도 잡고 줄여야 한다. 가솔린 세단과 비교될 정도로 조용한 차들이 요즘 많아 분명한 차이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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