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해커가 1000 달러로 만든 자율주행차

  • 입력 2015.12.20 22:06
  • 수정 2015.12.20 22:1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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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자율주행차가 화제가 됐을 때 후배 기자와 이런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다. 요약하면 “정밀한 GPS에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선이탈 경고 및 유지 장치, 사각지대감지 시스템에 센서와 카메라 몇 개 추가하면 자율주행차 이거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대화였다.

미국의 괴짜 해커 조지 핫츠(26세)가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 스스로 바보 같다고 했던 꿈 같은 얘기를 현실로 만들어 버렸다. 자신의 차고에서 단 한 달 만에 일반 자동차를 자율주행차로 변신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조지 핫츠는 미국 유명 경제전문지인 블룸버그 기자를 그의 차고로 초청,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로 변신한 2016년형 아큐라 ILX를 함께 타고 샌프란시스코 하이웨이를 달렸고 이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조지 핫츠를 인터뷰하고 그와 함께 자율주행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장면이 담겨있다. 구글과 애플, 테슬라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수년 동안 막대한 돈을 들여 자율주행차를 개발했거나 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지 핫츠는 일반차를 자율주행차로 바꾸는데 단돈 1000달러를 투자했다.

 

그는 보다 정밀한 제어 기술을 개발해 일반 자동차를 자율주행차로 바꿀 수 있는 패키지를 만들어 딱 그 만한 액수, 우리 돈 117만 원에 팔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누구든 이 패키지를 구입해 자신의 차에 설치하면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해마다 수 백 억 원을 들여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는 거대 기업들의 입장이 난처해 질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조지 핫츠의 자율주행 패키지가 설치된 아큐라 ILX는 리눅스 운영체제로 각종 정보와 센서를 해독하는 대형 모니터와 글로브 박스를 가득 채운 센서, 그리고 조이스틱으로 바뀐 기어레버가 보인다. 그리고 레이저 반사광을 이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LIDAR를 지붕 앞쪽에 설치하고 6개의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한 것이 전부다. 이렇게 간단하게 만든 자신의 자율주행 센서들이 테슬라와 BMW 등에 공급되고 있는 이스라엘 모빌아이사 것보다 좋다는 주장도 내 놨다.

테슬라는 즉각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놨다. “자율주행 기술은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참여해 개발해야 한다. 개인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테슬라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조지 핫츠에 의해 단돈 1000달러로 자율주행차로 변신한 아큐라 ILX는 시간당 65마일(104km/h)의 속도를 유지하며 방향을 바꾸고 굽은 길을 안전하게 통과해 동승한 블룸버그의 취재 기자를 놀라게 했다. 그도 직접 운전석에 앉아 자율주행을 체험했다.

사진=유튜브

두 사람이 짠 것만 아니라면 적어도 고속도로에서 완벽한 자율주행 능력을 보여 준 셈이다. 한편 조지 핫츠는 2007년 애플 아이폰을 탈옥하고 3년 후 PS3를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킹하고 구글의 보안 취약점을 캐낸 전설적인 해커다. 따라서 조지 핫츠의 자율주행 기술이 앞으로 더 진화해  단 돈 1000달러에 판매된다면 지금까지 엄청난 인력과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해 온 거대 기업들이 그가 17살 때 벌였던 아이폰 탈옥의 수모를 또 당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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