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첫 디젤 SUV 쿠가, 쉽지 않은 도전
포드의 첫 디젤 SUV 쿠가, 쉽지 않은 도전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5.12.10 0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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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코리아 관계자도 쿠가(KUGA)라는 모델명이 뭘 의미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위키피디아는 북미지역 사람들이 퓨마를 부르는 쿠거(Cougar)가 쿠가(KUGA)가 됐다고 소개한다. 이스케이프나 쿠가나 포드의 작명법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소형 디젤 SUV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국내산 외산을 가리지 않고 모델 수가 많이 늘어났다. 포드코리아가 이스케이프 대신 유럽에서 개발하고 스페인 발렌시아가 공장에서 생산하는 쿠가를 들여오는 것도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유럽산 디젤 SUV, 미국 브랜드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썩 좋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멋진 승부수고 전략이자 선택이다. 쿠가의 겉 모습에 낯이 익은 것은 이스케이프의 잔흔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다. 차체 크기, 외관을 특징짓는 보닛과 측면의 캐릭터 라인, 루프 라인까지 흡사해 이스케이프의 디젤 버전으로 보면 된다.

 

국내에는 지난 4월 열린 2015 서울모터쇼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이때 부터 쿠가는 단단해 보이는 외관과 2.0 듀라토크 디젤엔진을 탑재한 유럽산 SUV라는 사실만으로 국내 출시가 기다려 졌던 모델이다.

지난 8일, 영종도 네스트 호텔에서 만난 쿠가의 첫 인상은 다부져 보였다. 특별하게 튀는 것 없이 단정하고 선이 굵다. 앞모습은 커다란 안개등 하우징이 인상적이다. 공기 흡입구와 연결이 되고 공간을 같이 쓰면서 헤드램프보다 크게 만들어 졌다.

라디에이터도 같은 공간을 사용하면서 그릴의 크기는 최소화됐다. 여기에 보닛의 뚜렷한 캐릭터 라인이 그릴 중앙 엠블럼까지 이어져 있어 다부진 느낌이 더 들도록 했다.

 

측면과 후면은 익숙하다. 포드 엠블럼을 떼면 다른 차와 착각이 들 정도로 익숙하다. 디퓨저도 마찬가지인데 중심 쪽으로 쏠리게 배치한 듀얼 머플러는 차체 바깥쪽으로 더 빼내는 것이 낫겠다 싶다.

실내장식은 아쉬움이 크다. 394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대를 생각하면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빈약하다. 대시보드 패널의 소재는 일반적인 것이고 기어 패널의 단수 표시는 인쇄된 것인데다 심지어 커버가 쉽게 떨어지기도 한다.

클러스터는 인상적이다. 작은 트립컴퓨터를 통해 엄청난 정보가 제공된다. 연료의 잔량과 드라이브 레인지, 평균연비, 길 안내, 심지어 상시 사륜구동시스템의 작동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센터페시아의 모니터는 스마트폰과 연결하지 않으면 내비게이션 밖에 사용할 수 없다. 아이나비 앱 대부분의 기능도 컨넥팅이 성공한 후 사용이 가능한데 시승 중 수차례 도전을 했지만 쿠가도 내 스마트폰도 서로의 연결을 거부했다.

화려하기는 쉽다. 그러나 기품있는 고급스러움은 사치스럽거나 고급 소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조화롭지 못하고 부실하게 마감된 인테리어는 앞으로도 개선이 필요하다.

시승 차에는 포드가 자랑하는 2.0ℓ 듀라토크 디젤엔진(TDCi)과 파워시프트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3500rpm), 최대토크 40.8kg.m(2000rpm)의 동력을 발휘한다.

 

포드 코리아가 경쟁차로 지목한 현대차 싼타페(R2.0)의 출력은 186마력, 토크는 41.8kg.m다. 이 때문에 이날 시승 참가자들은 ‘쿠가=싼타페’라는 말에 선뜻 동의하지 않았다.

포드 코리아는 또 실용 영역대,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시작되는 토크를 강조했다. 2000rpm에서 시작하는 최대토크가 발진감을 좋게 하고 가속력을 높여 기분 좋은 운전을 하게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동급의 파워트레인을 올린 디젤 SUV들의 토크 시작점은 대부분 1750rpm이다. 그만큼 낮은 회전수로 토크를 끌어 놀리기 때문에 거동성과 효율성에서 앞서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쿠가의 동력성능은 일반적인 것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주행을 할 때도 이런 단점들이 그대로 나타난다. 시속 60km의 속력에서 엔진회전수가 1500rpm, 100km를 넘어서면 2300rpm을 유지한다. 경쟁차들과는 동력계통의 효율성이 한 참 뒤진다.

이 때문에 출발할 때 비교적 크게 느껴지는 터보랙, 직선로에서 풀 액셀러레이터를 해도 한참을 지나야 고속을 찍는 등 매우 더딘 주행이 이어졌다. 반면 스티어링 휠의 조향력과 하체, 정숙성은 수준급이다. 웬만한 굽은 길에서는 차체의 쏠림이 없을 정도로 균형을 잘 유지한다.

 

오토 앤 스탑 스타트 기능도 만족스럽다. 특히 브레이크에서 발을 뗄 때 다시 걸리는 시동이 부드럽고 빠르다. 대표적인 편의사양으로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와 자동주차보조시스템, 음성인식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싱크2가 있다.

안전사양은 7개의 에어백과 LED 주간전조등이 포함된 바이제논 HID 헤드램프, 차선이탈경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있다. 가격은 3940만원(트렌드)부터 시작한다.

[총평] 깔끔한 마무리가 아쉽다. 우연히 기어 패널을 가볍게 들췄는데 커버가 떨어져 나가 버렸다.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모니터에 여러 가지 기능들이 가득한데 접근이 쉽지 않다. 인테리어는 간결하되 고급스러워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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