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차량 화재, 소비자 책임은 없을까?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5.11.15 22:55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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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BMW 기종에서 연속적으로 화재가 발생하여 자동차 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달 반 사이에 7건이 발생하여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과연 BMW 품질에 대한 문제일까?

처음 화재가 발생한 BMW 520d 모델에 대한 내용부터 관계한 필자로서는 화재가 진행되면서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부분도 확인하면서 다양한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모델이 이틀 간격으로 연달아 화재가 발생하다보니 해당 모델의 품질 자체에 대한 문제점도 의심이 되었으나 두 번째 차량이 일명 ‘부활차’라고 하는 폐차될 차량을 살려 운행하려 했다는 것을 알려지면서 연관성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같은 브랜드 차량이 짧은 기간에 연달아 발생하는 것이 집중 보도되면서 심지어는 BMW 품질에 대한 문제점으로 부각된다든지 심지어 수입차의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부분은 너무 부풀리거나 앞서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7건 중 리콜 다음 날 바로 화재가 발생한 사례와 7시리즈 신차를 인수한 다음 날 화재가 발생한 사건은 자동차의 근본적인 품질 관리로 의심된다. 국과수 조사가 끝나면 원인이 밝혀질 것이 예상되나 향후 환불이나 교환 등 적절한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5건은 앞서 언급한 부활차나 13년, 14년 된 중고차인 만큼 품질과는 거리가 먼 소유자의 관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차량 수명이 6~7년 이상 되기 시작하면 차량 결함보다는 관리적인 부분으로 집중 기울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가 차량 화재를 다수 조사하면서 자동차 결함보다는 대부분이 관리적인 부분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블랙 컨슈머로 확인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관련 사안에 대하여 냉정하게 파악하고 하나하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화재 사안을 보면서 몇 가지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차량 관리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운전면허 취득에 대한 시험도 강화되어야 하지만 단순히 운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자동차 관리적인 부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만 가지면 충분히 알 수 있는 기본적인 관리 지식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엔진보닛을 열 줄 알고 엔진오일이나 냉각수, 브레이크액, 와셔액 등의 위치와 수량을 체크하는 방법은 10~20분이면 충분히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타이어 공기압 체크나 차량의 냄새와 이상 유무 등 조만만 챙기면 화재는 물론 안전과 내구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자가 정비 프로그램이나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거점별 교육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차량의 세차이다. 단순히 외부의 세차나 부식 조치 등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룸 청소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90% 이상이 엔진에서 발생하는 화재인 만큼 노후화된 중고차 일수록 엔진룸 청소는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차량이 노후화가 진행되면 누유 등 이물질에 각종 찌꺼기가 눌어붙으면서 가연성 물질이 되어 뜨거운 엔진의 열로 인한 화재도 빈번해지기 때문이다. 최소한 운전자 본인이 할 수 없으면 수시로 가는 단골 정비업소에서 엔진룸 청소를 부탁하면 깔끔하게 서비스를 해준다는 것이다. 필히 챙겨야 할 것이다. 셋째로 비상 대처법이다. 차량마다 갖추어야 할 비상용품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안전삼각대와 야간을 위한 섬광등, 후레쉬, 각종 가능성 스프레이는 물론이고 비상탈출을 위한 유리깨는 망치와 가위도 필요하며, 비상 공구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화재 시 조기 소화를 위한 차량용 소화기 비치는 극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소형이며, 경제적인 차량용 소화기가 많이 출시되지만 현재 10대 중 10대에 소화기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자가용인 경우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간혹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면 주변에 운행하던 차량에서 모두가 소화기를 들고 나와 함께 차량 화재를 진압하는 장면도 볼 수가 있지만 우리는 주변에서 구경하면서 지나가다보니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심지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경우가 모두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운전자도 처다만 보고 119에 연락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비상사태 시 대피방법이나 소화방법은 물론이고 조기 진화를 위한 소화기 활용 등이 모두가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메이커의 적극적인 품질제고 노력이다. 이번 BMW 화재 사안을 보면서 분명히 회사 차원의 조치나 소비자 배려가 지적되고 있다. 좀 더 소비자 측면에서 제고하고 최소한 노력하는 모습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근본적으로 자동차 품질에 대한 더욱 체계적인 검사와 기준으로 리콜이나 화재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노력하는 모습도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시기이다.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 등 최고의 아이템이자 키워드로 변모하고 있다. 화재 등 안전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길 기대하면서 여기에 걸 맞는 차량 관리를 위한 액션 플랜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고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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