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게이트 한 달, 폭스바겐이 남긴 과제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5.10.26 08:24
  • 수정 2015.10.26 08:29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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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지난 폭스바겐 사태가 조금은 진정되는 분위기이다. 그렇게 많던 뉴스가 이제는 잠잠해지면서 폭스바겐 그룹의 향방이나 리콜 방법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 가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위낙 큰 사건이라 아직 물밑에선 심각한 조치와 대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디젤의 끝’이다. ‘폭스바겐 그룹이 무너진다.’라는 언급도 나타나고 있지만 절대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클린 디젤’에 대한 손상이 발생하여 규제 강화나 이지지 추락은 어쩔 수 없지만 나름대로 이어갈 것이고 절치부심하여 더욱 배가된 기회도 잡을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사건 관련 벌금이나 리콜 등의 비용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수반하여 계열사 한두 개 매각하는 사태도 일어날 수 있으나 다시 세계 선두 그룹으로 발돋음할 것이다. 그 만큼 역량이 있고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발 빠르게 집행부가 새로 교체되면서 재정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이미지와 실질적인 수출의 기둥인 만큼 독일 정부에서도 실질적인 지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사태로 친환경차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정책이나 지원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국내에서도 무언가 변해야 한다는 인식이 크고 실질적인 효과는 내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된다고 할 수 있다. 분위기가 반전되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분명히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반사이이익 적다고도 하지만 도요타 하이브리드차와 현대차 그룹은 분명히 잇점이 크게 나타날 것이다. 이 사건이 단순히 한두 달 이내에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1~2년 간은 진행되는 사안인 만큼 변화도 분위기를 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의 관심은 전 세계 리콜방법과 국내 리콜대상자에 대한 관심에 쏠려 있다. 약 950만대가 리콜 대상이고 국내도 10만대에 이르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리콜이 진행될 것이고 리콜 방법도 고민하는 형국이다.

국내 10만대 리콜 대상 중 약 1만대는 단순히 소프트웨어적인 방법과 함께 하드웨어적인 수정도 생각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소프트웨어의 수정만으로 연비와 출력 하락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미 얼마 전 미국의 컨슈머 리포트에서 일부 차종에 실시한 시험방법에 따르면 불법 소프트웨어를 가동시켰더니 공인 연비가 리터당 약 20Km 수준에서 1~2Km 정도는 연비가 떨어지고 있고 출력도 떨어진다고 발표를 하였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하락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결국 내년 국내 차종은 리콜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으면 해당 차종 소유자들의 불만을 당연히 가져 온다는 뜻이다. 연비와 출력에 영향이 없으면서 환경적인 조건을 만족하여야 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폭스바겐이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벌써부터 소송이 전위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대상자도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안전이나 연비나 출력에 이상이 없으면 승소의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고 결국 범죄행위에 대한 단죄만 정부 차원에서 고민하는 결과만 있을 수가 있다.

배출가스 조작 사실이 드러난 직후 폭스바겐 제국에서 물러난 마틴 빈터콘 전 회장 

미국의 징벌적 보상시스템이 아닌 이상 단순히 중고차 하락이나 정신적 피해 등은 국내에서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만큼 소비자의 권익 보호는 국내에서는 미약하기 때문이다. 보상의 가능성은 고민되는 사안이다. 이전에 연비문제로 국내외 메이커가 수십 만원씩 개별 보상한 경우는 있어서 사례가 있으나 폭스바겐은 고민할 것이다. 여러 방법으로 리콜하여 연비나 출력에 이상이 없다는 증명을 할 것이나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고민할 것이다.

리콜 비용이 적다면 당연히 이 보상방법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폭스바겐에 대한 이미지 실추나 향후 실적을 위해서는 소비자 배려 차원에서 크지는 않지만 보상방법을 고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순히 금전적인 보상이 아닌 애프터 서비스 연장 등 다양한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에서는 범죄행위에 대한 폭스바겐의 제제 방법도 구체적으로 나올 것이고 리콜에 대한 각국의 해결 방안도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세계 시장 진출에 대한 ‘클린 디젤’ 전략은 위축되어 미국 시장의 포기로 이어질 것이고 우리나라는 물론 본 시장인 유럽 시장도 위축될 것이다. 예전과 같은 디젤시장은 위축이 현실화되면서 그 자리를 친환경차가 메울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고민사항이 늘어났다.

승용디젤차를 과연 사야하는 것인지 궁금증을 갖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연비 측면에서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도 있으나 동시에 가격, 출력 등 다양성을 고려하면 아직 디젤차를 따라가는 차종은 없다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디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불편한 부분이 향후 늘어난다는 것이다. 전기차는 아직은 전위부대의 역할인 만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향후 폭스바겐 사태에 대한 움직임은 세계 자동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면서 패러다임 변화를 획기적으로 바꾼 사건으로 기록될 것은 확실하다.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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