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시마라는 이름을 붙일 가치가 있는가
맥시마라는 이름을 붙일 가치가 있는가
  • 김흥식 기자
  • 승인 2015.10.15 08:0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옅은 붉은색 조명이 살짝 비추는 버튼 시동 스마트키를 누르자 가벼운 떨림이 시작된다. 낙엽 밟듯 가속페달에 발을 올려놓자 이 떨림이 차체를 밀어내기 시작한다.

힘을 줘 압박의 강도를 높이자 환상적인 배기음과 함께 속도가 상승한다. 강력한 한 방의 펀치보다는 인상적인 스트레이트가 길게 이어진다. 이전에 경험했던 닛산의 모델들과 맛이 전혀 다르다.

닛산의 기함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맥시마가 14일 출격했다. 1981년 닛산의 역사를 대표하는 세단 블루버드가 뿌리고 이후 35년 동안 세대를 바꿔가며 진화한 모델이다. 8세대 맥시마는 가장 파격적인 변신이 시도됐다. 따라서 한국 닛산은 “유럽 브랜드 중심의 국내 고급 세단 시장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콘셉트카 그대로, 진보적 디자인 

맥시마는 최고, 극한을 뜻한다. 대부분의 차 이름이 거창한 의미를 지니지만 8세대 맥시마는 닛산 엔지니어들이 최고와 극한의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비장함으로 시작을 했다.

모든 점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수적이었던 디자인은 현대적으로 변화했고 실내장식에도 적당한 사치를 부렸다.

비현실적인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그대로 살려 냈다는 것만으로도 맥시마의 외관은 파격적이다. 2014년 북미오토쇼에서 공개한 ‘스포츠 세단 콘셉트’의 창의적인 디자인 대부분이 맥시마에 반영했다.

 

전면에는 브이(V)자형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에 닛산 엠블럼, 인테이크 홀을 품게 했다. 헤드라이트까지 그릴 쪽으로 방향을 잡아놔 견고하고 야무진 느낌을 강조했다. 간결한 쪽을 선호하는 취향을 갖고 있다면 아쉽게 볼 수도 있는 구성이다.

측면은 맥시마의 생긴 모양새에서 단연 압권이다. 후드의 볼륨과 연결되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벨트라인의 리듬감, 모든 필러를 블랙으로 처리하고 C필러에서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지는 블랙 라인, 낮은 전고가 스포츠 세단 이상의 멋진 자태로 완성됐다.

후면은 부메랑 타입의 시그니처 라이트와 두 개의 배기구로 마감됐다. 방향지시등은 적색으로 표시된다. 국내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제44조)에는 방향지시등을 ‘황색 또는 호박색’으로 규정하고 있어 적합 여부가 우려된다.

 

운전자 중심의 세심한 실내장식

닛산은 유난스럽게 맥시마의 외관과 실내를 설명하면서 전투기를 대입시켰다. 그러나 방산장비전시회에서 한 번 앉아봤던 전투기의 조종석은 최악이었다. 닛산은 운전자의 시선을 집중시켜 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솔직히 전투기 조종석의 느낌은 없다.

운전자, 그리고 탑승자를 위한 배려는 세심하다. 시트에 적용된 다이아몬드 퀼팅 패턴의 무늬를 도어와 콘솔, 대시보드에도 적용했고 큼직한 8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의 시인성도 훌륭하다.

운전석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는 센터페시아는 효과적으로 동선을 줄여 준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운행정보가 컬러로 제공되는 것도 마음에 든다.

 

시프트 패널에 2개의 컵 홀더가 있고 그 아래로 커맨드 시스템을 작동할 수 있는 다이얼과 주행모드 변경 버튼이 자리를 잡고 있다. 좌우 도어 안쪽, 그리고 콘솔박스의 수납 용량도 충분하다.

운전대는 D 컷을 기본으로 오디오와 핸즈프리, 크루즈 기능 버튼을 포함한 리모트 컨트롤이 배치됐다. 반면 스포츠 세단에 패들 시프트가 없는 것이 아쉽다.

시트는 동급 모델 가운데 가장 기능적이다. 엉덩이와 허벅지가 닿는 부분의 패턴을 달리하고 측면 홀딩 능력을 향상했다. 고속으로 굽은 길을 공략해도 반듯한 자세를 유지해 주는 비결이다.

 

전력을 다해 주는 놀라운 퍼포먼스

맥시마가 품고 있는 파워트레인은 3.5ℓ 6기통 VQ다. 세계 10대 엔진(美 워즈오토) 상을 14년 연속으로 받은 엔진이다. 8세대 맥시마는 이 엔진의 61% 이상을 다듬어 출력과 토크를 높이고 반응을 빠르게 했다. 최고출력은 6400rpm에서 303마력, 최대토크는 4400rpm에서 36.1kg.m가 나온다.

출발 가속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가속페달을 강하게 압박해야 한다. 4000rpm까지 게이지가 상승하고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 D-스텝이 적용된 엑스트로닉 CVT가 개입해 한 차례 숨을 고르게 하고 다시 엔진 회전수를 높인다. 무려 6000rpm까지, 엔진의 모든 힘을 남기지 않고 차체를 밀어내는데 쓴다는 느낌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속도 상승의 일관성이다. 무단변속기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태코미터 바늘의 미세한 떨림과 동시에 필요한 순간 적절한 변속이 이뤄지면서 속도가 상승한다. 매끄럽고 부드러우며 빠른 반응, 맥시마가 왜 스포츠 세단으로 불리는지 그 의미를 깨닫게 한다.

 

속도의 연결이 부드러운 만큼 승차감은 무난하다. 스포츠카 성격에 맞춰 세팅된 서스펜션은 노면의 충격을 완벽하게 흡수하기보다는 차체가 가진 견고함과 맞물려 거칠고 빠르게 받아들인다. 스포츠모드에서는 이런 특성들이 더 강해진다. 서스펜션의 댐핑 스트로크가 짧아지면서 노면의 충격이 특히 후륜에서 강하게 느껴졌다.

스티어링 휠은 무거운 편이다. 저속에서는 힘을 뺄 필요가 있지만, 여성들은 버겁다고 할 정도고 일반적인 느낌도 다르지 않다. 닛산은 그러나 차체 일부에 현존하는 최고의 인장강도와 강성을 갖고 있는 1.2GPa의 고기능성 강판이 사용됐고 ZF Sachs 모노튜브 댐퍼가 적용되면서 차체 제어를 쉽게 했다고 설명했다.

정숙성은 보통 이상의 수준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이 불필요한 소음을 잘 잡아주는 덕분에 기분 좋은 배기음만 들린다. 제동할 때마다 쇠가 깎이는 듯한 소리만 빼면 그렇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계속되는 가혹한 시승때문에 브레이크 디스크에 무리가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표시된 복합 연비는 9.8km/l(도심 8.5km/l, 고속도로 12.1km/l), 가격은 4370만 원이다.

 

총평

일본차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상품성을 갖고 있다. 특히 주행 질감은 어떤 경쟁모델보다 뛰어나다. 반면 평균 이상의 노면 충격은 맥시마의 타깃층을 고려했을 때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또 더 세심하게 규정을 살펴봐야 하겠지만, 붉은색 방향지시등은 현행 법규와 다르고 맞췄다고 해도 제동등과 쉽게 구별이 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젠틀맨 2015-10-19 10:36:39
FTA협상으로
빨간 방향지시등도 사용 가능하다고 어느 사이트에서 봤는데...
맞는지는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