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전기차, 포스트 디젤은 ‘착한 디젤’

  • 입력 2015.10.13 10:38
  • 수정 2015.10.13 10:5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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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디젤은 없다. 클린 가솔린도 꿈 같은 얘기고 포스트 디젤로 거론되는 전기차도 전력 생산과정을 따져보면 더 하면 더 했지 청정에너지가 아니다.

폭스바겐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거부감이 확산하고 있지만, 디젤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적은 양의 연료로 더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고 더 저렴한데도 성능 수치는 높일 수 있다.

 

쉽게 가라앉을 파문이 아니고 조금 움츠러들었다고 해서 디젤차의 시장 지배력이 단박에 꺾일 것으로 보면 따라서 큰 오산이다. 숙련과 자성의 기간 어느 정도 위축이 되기는 하겠지만 폭스바겐처럼 꼼수를 부리지 않고 강력한 유로6 규제에 맞춘 착한 디젤차는 수두룩하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디젤차의 수는 500여 종이 넘는다. 타이어의 크기까지 세세하게 분류했을 때 얘기지만 엄청난 수의 디젤차가 팔리고 있다.

국산 차 또는 국내 업체의 디젤 모델 수도 200개가 넘는다. 이전부터 디젤 엔진을 올려 왔던 중대형 RV를 제외하고 세단을 모델 수도만 따져봐도 11개나 된다. 최근 많아진 소형 SUV와 해치백도 대부분 디젤 모델을 내놔 국내 업체들의 디젤 경쟁력은 일천했다. 굳이 나눠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연간 연료비 89만 원, 푸조 208

국내 디젤 모델 가운데 연비왕은 푸조 208(1.4 e-HDi 5D)이다. 복합 연비가 21.1km/ℓ나 되고 대기환경을 오염 물질인 이산화탄소는 1km를 달리면서 단 89g만 배출한다. 연간 1만 5000km를 운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료비는 89만여 원에 불과하다. (경유 ℓ당 1253원)

디젤 모델의 연비 리더보드는 대부분 프랑스와 독일계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상위 10위권을 보면 푸조가 1종, 시트로앵 3종, BMW 1종, 벤츠가 1종, MINI가 3종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종이 폭스바겐이다.

 

수입된 국내차 최고 연비, QM3

수입차를 견제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이 내놓은 디젤모델의 연비도 만만치 않다. 국내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디젤 모델 가운데 연비가 가장 좋은 모델을 순서별로 정리하면 르노삼성차 QM3가 1위다.

르노의 스페인 공장에서 만들어진 완제품을 수입해 르노삼성차 브랜드를 달아 팔고 있는 QM3의 연비는 18.5km/ℓ다. 국산차는 아니지만 국내 업체가 팔고 있는 디젤 모델 가운데 가장 좋은 연비다. 

또 동급 배기량의 소형 SUV 가운데 최고 연비로 연간 유류비 부담액은 101만 6000원이다. 경쟁 모델인 쌍용차 티볼리(AT 2WD Short)가 15.3km/ℓ 연비로 연간 122만 900원의 유류비를 부담하고 있어 차액은 10만 원이 된다.

 

토종 디젤 최고 연비, 아반떼 1.6 디젤

현대차 신형 아반떼 1.6 디젤이 그다음이다. 7단 DCT에 정지하고 출발할 때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고 걸리는 ISG를 달고 있어 동급 준대형 세단 가운데 가장 좋은 18.4km/ℓ의 복합 연비를 갖고 있다.

연간 유류비 부담액은 102만 7000원, 동급의 기아차 K3 1.6 디젤 ISG(16.2km/ℓ)의 116만 원보다 14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 7단 DCT, 그리고 아반떼가 연료 효율성을 더 높인 신형이라는 점과 비교해도 상당한 격차다.

쏘나타 1.7 디젤 7DCT ISG(16.8km/ℓ/111만 9000원), 르노삼성차 SM5 1.5 디젤(16.5km/ℓ, 113만 9000원)도 동급의 디젤 또는 가솔린보다 월등한 경제성을 가진 착한 디젤 모델들이다.

 

포스트 디젤은 틈새 노린 ‘착한 디젤’

수입 차 중 시트로앵 DS3 1.4 e-HDi(20.2km/ℓ, 93만 원), BMW 320d 이피션트 다이내믹 에디션(19.7km/ℓ, 95만 4000원, 벤츠 A180 CDI(19.3km/ℓ, 97만 4000원) 등으로 연간 유류비가 100만 원 이하에 불과한 착한 디젤 모델들이다.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 시대가 곧 끝나고 이 자리를 전기차가 대체해 날 것이라는 섣부른 예측들이 나오고 있지만, 양심적이고 정직한 디젤차들이 이렇게 많은 이상 그 빈자리는 이런 착한 디젤들이 메울 것이 확실하다.

전문가들은 “폭스바겐이 출력과 연비에 집착으로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해 왔다는 사실 만으로 디젤차의 종말이 빨라지거나 종식될 것으로 보면 오산”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푸조를 포함한 현대차와 기아차 등의 착한 디젤차들이 더 큰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디젤차의 자리를 가솔린,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이 빼앗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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