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종 국산 차에 단 한 개도 없는 것

  • 입력 2015.10.09 10:3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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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글이 반포된 지 569돌이 되는 날이다. 한글날이 처음 제정된 때는 1926년, 처음에는 ‘가갸날’로 불렸고 1928년 한글날로 이름을 바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 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이렇게 시작하는 한글날 노래도 있다. 한글날이 처음 가갸날로 불렸고 이날을 기념하는 노래가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

다시 공휴일이 되면서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한글날 아침, 문득 우리나라 자동차 이름들을 죄다 살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져 팔리고 있는 차는 모두 77개다. 승용, 다목적 차(RV), 화물차와 대형 승합차(버스) 따위의 상용차를 모두 포함해서다.

외국 회사를 주인으로 둔 곳 그렇다고 해도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자동차 가운데 순우리말은 하나도 없다. 흔히 하는 식으로 우리말과 외국어를 섞어 놓은 차 이름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맵시나(대우자동차), 무쏘(쌍용자동차) 등 순우리말이나 이를 경음화한 이름이 예전에 있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이후부터 한글 차 이름은 죄다 사라졌다.

완성차 업체들은 한글 차 이름을 피하는 이유로 ‘촌스럽다’거나 ‘세계화 경영’을 이유로 든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들여와 팔리고 있는 수입차 가운데 자국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대부분은 숫자와 알파벳을 결합해 차 이름을 짓고 있지만 자기 말을 쓰는 차 이름이 간간이 눈에 띄고 일본의 경우 자국 내에서 자기 말로 차 이름을 사용하는 일이 많다.

우리나라는 반대다. 우리 말로 된 차 이름을 우리나라에서 쓰면 촌스럽다고 말하는 업체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그 나라 말로 특별대우를 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밍투, 인도 크레타, 유럽 피칸토 따위가 대표적인 예다. 이런 배려가 우리나라에도 적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국어로 제작된 TV 광고는 제재를 받는 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말로 목소리를 덧 씌우거나 자막으로 처리 해야만 광고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스나 택시의 외부 광고, 공익 광고도 외국어가 일정한 비중을 초과하면 제재를 받는다. 따라서 외국 계열의 국내 제조 또는 판매사들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토종 회사인 현대차나 기아차는 아슬란처럼 우스꽝스러운 차 이름이 나오지 않도록 순수하고 의미가 큰 한글 이름에 더 고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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