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벤츠 사장, 업무용차 규제는 당연한 것

  • 입력 2015.09.12 10:3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과 그리스는 비슷한 점이 많다. 단일 민족에 모두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대가족 중심에 풍부한 감성과 열정, 근면함, 빠른 판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파이터 근성에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디미트리스 실라카스(사진) 신임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CEO는 11일, 최근 문을 연 대규모 트레이닝 센터(경기도 용인)에서 부임 후 처음 공식행사에 참석하고 기자들과 만났다. 이날 그리스 태생인 실라카스 사장은 한국과의 공통점을 언급하며 '파이터'를 유독 강조했다.

브라질 법인 승용 부문 대표 이사를 거쳐 한국으로 부임한 그는 "2009년 처음 브라질로 가라는 보스의 명령에 적지 않게 당황을 했지만 한국으로 가라는 얘기는 무덤덤하게 받아 들였다"며 "한국이 시장 환경, 발전속도, 세계에서 8번째로 큰 벤츠 구매력 등 엄청난 매력을 갖고 있어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수입차를 겨냥한 듯한 각종 규제를 추진하고 있는데 따른 입장도 공격적인 성향답게 전향적이었다. 업무용 차량에 대한 회계상 비용 인정 범위를 크게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 실라카스 사장은 "법인용 차량의 개인적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회사차를 개인이 사용하는 일도 있기 때문에 적절하고 당연한 조치"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트레이닝 센터(경기도 용인)

그는 "유사한 논란들이 다른 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독일도 수년전 같은 문제가 논란이 됐고 업무와 개인 사용 마일리지를 따로 계산해 개인 목적 사용 비용에 대해 과세를 하는 방안으로 합의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결정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차량 가격에 맞춰 부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업무용 차 규제가 단기적으로 고가차 판매에 영향이 있겠지만 중, 장기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런 규제가 수입차를 겨냥한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수입차 업체들도 한국 사회에 분명한 기여를 하고 있고 있고 한국 산업의 한 일원으로 일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논란이 있는 문제를 한국 정부가 수입차를 겨냥해 이런 제도를 추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자동차를 팔기 위한 트레이닝 센터와 함께 BMW와 같이 소비자들이 직접 벤츠의 제품을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드라이빙 센터를 추진할 의향이 없냐는 질문도 나왔다.

실라카스 사장은 "우리는 2개의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메르세데스 미(ME) 등 팝업 스토어 등을 통해 유동인구가 많은 특정지역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벤츠 브랜드를 체험하고 시승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첫 번째 전략이다"며 "두 번째로 각 지역 딜러들이 자체적인 소규모 이벤트를 벌여 고객들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벤츠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트레이닝 센터 내부

소규모의 맞춤식 기회를 제공해 고객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미이며 드라이빙 센터는 계획에 없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팝업 스토어, 각 지역별 소규모 이벤트에 집중을 하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벤츠가 차를 못고친다는 불만보다는 서비스 기간이 길고 정비 요금이 비싸다는 지적이 더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감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서비스 센터를 새로 만들거나 확장하는데 여러가지 규제가 있다. 민원도 많고 행정절차도 복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내 10개의 서비스 센터가 추가될 예정이고 이렇게 되면 벤츠의 서비스 능력이 20% 이상 확장될 것"이라며 "답)서비스 센터를 무한정 확장하기가 힘들다. 규제도 있고 지역 민원도 적지 않고 승인 등의 난관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내 10개의 서비스센터를 확장하면 서비스 능력이 20% 확장되고 오는 2020년에는 현재의 2배 수준의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이다. 또 아시아 지역 최대 규모의 용인 트레이닝 센터에서 엄격한 교육과정을 이수한 전문 인력들이 올해에만 300명 이상 현장에 투입되면 서비스 시간이 크게 줄어 들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이면 지금보다 두 배 가량 확장되기 때문에 벤츠의 '과잉 서비스' 얘기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반면 정비 요금과 관련해서는 "독일 등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한국의 공임, 부품 가격은 매우 저렴하고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최고의 서비스로 보답을 하겠다"고 슬쩍 넘어갔다.

벤츠의 강력한 경쟁사로 현대차를 지목한 것도 이채로웠다. 그는 "브라질에서 현대차는 주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현지에 공장을 짓고 시장과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현지 전략형 모델을 빠르게 투입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이런 걸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세일즈 담당자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에서도 현대차는 자주 언급이 되고 있다"며 "이전에는 BMW와 아우디, 재규어 등이 경쟁자였지만 현대차도 굉장한 경쟁사"라고 거듭 말했다.

한편 디미트리스 실라카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사장은 영국 켄트대학교와 런던대학교에서 전자공학과 경영대학원에서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쳤고 1992년 그리스 매니지먼트 트레이니로 입사해 세일즈와 매니징, 마케팅 디렉터 등 다양한 부문의 경력을 쌓아 왔다. 한국법인 대표 업무는 지난 9월 1일 부터 시작했다.<경기도 용인>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