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체절명의 내수 시장을 살린 난세의 영웅들

  • 입력 2015.09.02 08:03
  • 수정 2015.09.02 14:4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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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판매가 큰 폭으로 줄었다. 5개 완성차 업체들의 8월 자동차 판매는 내수 12만 400대, 수출 50만 2142대로 총 62만 2642대를 기록했다.

지난 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2.5%나 감소했했다. 같은 기간 5.0%나 감소하며 68만 1142대를 기록하는데 그쳤던 지난 달보다도 7만대 이상 판매가 줄었다. 심각한 수준이다.

판매 감소는 수출이 부진한 탓이다. 5개 완성차의 수출은 7월 7.4%에 이어 8월에도 5.8% 줄었다. 그나마 낙폭이 줄어든 것은 내수 시장에서 선전을 했기 때문이다.

8월 내수 12만 400대는 지난 해 같은 달보다 13.6% 증가한 수치다. 정부가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개별소비세 인하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 놓기 이전의 실적이다. 고군분투한 않은 국내 업체들의 노력이 거둔 성과다.

내수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회복된 것은 각 사의 주력 모델들이 그 어느 때보다 선전을 해준 덕분이다. 쌍용차 티볼리,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쏘렌토,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 등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디젤로 재 탄력 받은 쌍용차 티볼리

쌍용차 8월 한 달 내수는 7517대다.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5.7% 증가했다. 이 가운데 티볼리는 3488대를 차지했다. 지난 달 4011대보다 줄어든 이유는 여름 휴가로 근무일수가 줄었고 수출 물량과 안배를 하면서 내수 공급이 월할치 않았기 때문이다.

티볼리는 아주 오랫만에 쌍용차가 대기 물량을 품고 있을 정도로 출고가 적체돼 있다. 티볼리의 월 계약대수가 7000대 수준이고 대기 물량은 6000대나 밀려 있다. 티볼리를 사려면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티볼리의 판매가 다시 탄력을 받은 건 디젤 모델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쌍용차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계약되고 있는 티볼리의 디젤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

3만 8000대로 잡았던 티볼리의 연간 판매 목표는 이미 초과했다. 지금 추세면 6만대 이상 기대가 된다. 이렇게 되면 쌍용차는 지난 해 기록했던 내수 6만 9036대를 가볍게 뛰어넘어 새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물갈이 앞두고 저력을 보여준 현대차 아반떼

현대차는 8월 국내 시장에서 지난 해 같은 달보다 6.1% 증가한 5만 1098대를 판매했다. 승용 및 SUV 모델 대부분이 소폭 줄거나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준중형 아반떼가 의외의 선전을 하며 전체 성장세를 견인했다.

아반떼는 같은 기간 8806대로 8월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차지했다. 이 숫자는 아반떼가 2015년 기록한 월간 판매 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014년 9월 이후 11개월 만에 내수 판매 1위를 차지하는 겹경사도 맞았다. 현대차 가운데 8월 8000대 이상 팔린 모델은 아반떼와 함께 8218대를 기록한 쏘나타가 단 두종이다.

아반떼의 선전은 신형 출시가 9월로 예정되면서 재고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덕분이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가 9월 출시되면 의심의 여지없이 내수 판매 1위 자리를 계속 지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작은 고추의 매운 맛을 보여준 쉐보레 스파크

신형 출시를 앞두고 내수 판매 순위가 10위권 밖으로까지 밀려놨던 쉐보레 스파크가 다시 체면을 세웠다. 스파크는 신형 출고가 본격 시작된 8월 한 달 6987대를 기록해 전 달보다 133.3%라는 놀라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해 같은 달보다도 53.3%나 증가한 수치고 쉐보레 브랜드가 도입된 이후 월간 최다 판매기록이기도 하다.

쉐보레는 최근 홍보 마케팅을 크게 강화하고 완성차 업체 중 가장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덕분에 트랙스 디젤이 가세하고 올란도와 말리부의 상승세까지 이어지고 있다. 쉐보레의 상승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쉐보레는 9월부터 진행되는 대규모 고객 시승행사가 판매 증가세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파크를 비롯해 말리부와 트랙스 등 전략 차종 2000여대를 전국 판매점에서 시승차로 운영하는 이번 행사는 쉐보레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세의 흐름을 타기 시작한 기아차 쏘렌토

기아차 모델 가운데 모닝의 비중이 여전히 높기는 하지만 SUV의 대세를 타기 시작한 쏘렌토의 기세는 꺽이지 않고 있다.

쏘렌토는 8월 6311대가 판매되며 현대차 싼타페를 위협하고 있다. 쏘렌토는 지난 해 8월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월 평균 6228대가 팔리며 끈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SUV 차종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쏘렌토 역시 대기물량이 꾸준하게 쌓이고 있다. 기아차가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길게 내수 성장세를 이어가고데 효자역할 하고 있는 셈이다.

기아차는 9월 출시되는 신형 스포티지가 가세하면 현재 근소한 차이로 따라 붙은 SUV 판매 경쟁에서 현대차를 여유있게 따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현재 SUV 모델의 누적 판매는 기아차가 13만 3732대, 현대차가 10만 51대로 제법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분발이 필요한 르노삼성차 QM3

전월, 그리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 판매가 줄기는 했지만 QM3는 여전히 르노삼성차의 실적을 지탱하는 주력 모델이다.

8월 2119대로 부진했고 수입 물량에 따라 실적이 들쑥날쑥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르노삼성차는 그러나 QM3의 판매가 월 2000대 이상 수준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그러나 기아차 스포티지, 쉐보레 트랙스가 각각 신형 모델과 디젤 모델을 투입하면서 QM3는 분발해야 할 처지가 됐다.

내수 본격 회복의 신호탄이 될 9월

정부가 개별소비세를 오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인하하면서 9월부터는 내수 시장의 회복세가 확연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각 사의 여름 휴가로 생산 대수가 크게 감소한 8월에도 소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만큼 개소세 인하와 여기에 부응한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불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개소세 인하에 더해 차종별 추가할인 방안을 내놨고 쌍용차는 사고시 새차로 교환해 주는 벨류업 패키지와 차종 및 기간에 따라 파격적인 장기저리 할부 상품을 내 놨다.

한국지엠은 유예 및 장기 저리할부와 재구매 할인, 르노삼성차는 0.5% 초저리 할부와 특별지원으로 맞대응을 했다. 업계는 기아차 스포티지, 현대차 아반떼 등 내수 시장 규모에 파급력인 큰 신차들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내수 시장 회복세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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