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첨단장치 얼마나 사용하십니까

  • 입력 2015.09.01 07:59
  • 수정 2015.09.01 08:0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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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카플레이

자동차 해킹이 가능해지면서 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누군가 달리는 내 차를 제 멋대로 조작해 사고를 유발시키고 범죄에 이용한다면 그건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다.

잘 구르고 고장만 나지 않으면 좋은 차로 생각했던 시대가 생활공간이라는 또 하나의 기능을 필요로 하는 시대가 되면서 업체들 입장으로 보면 새로운 고민이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만든 것도 자신들이다.

1만 여개 정도였던 자동차 부품은 전기전자 장치가 늘어나면서 최근 3만 개 이상으로 급증했다. 수 많은 전기전자 시스템은 차량의 성능과 연비, 안전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됐다.

반면 단순한 재미나 편의를 위해 경쟁적이고 무분별하게 적용되고 있는 컨넥트, 인포메이션, 엔터테인먼트 기능들은 공교롭게도 해킹의 통로가 됐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런 기능들을 첨단장치로 홍보하며 상품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차량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사용빈도는 그렇게 많지 않다는 주장들이 속속 나온다.

최근 미국 제이디파워사가 발표한 2015 운전자보고서에 따르면 차량 소유자의 20%만이 첨단 장치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새 차를 사고 90일 동안 차량에 적용된 인터랙티브 기능들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4200여명의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구글 안드로이드카

응답자 중 차량내 첨단 대화형 장치를 한 번이라도 사용했다고 답한 비율은 43%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부 기능으로 들어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스마트폰 등과 연결하는 모바일 라우터는 38%, 자동주차 시스템은 35%,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33%,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중 하나인 내장 앱을 사용한 경험은 32%에 불과했다.

애플 카 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카 등은 차량 소유자의 20% 이상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이 가운데 문자를 음성으로 안내해 주는 서비스는 가장 필요없는 기능이라고 답했다.

제이디파워사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자체를 사용하는데 더 익숙해져 있고 더 편리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기능들이 반드시 필요한 운전자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자동차 회사들은 기본 사양으로 채택해 필요한 기능만 골라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거나 패키지로 묶어 가격을 올리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각종 첨단 장치들을 개발하는데 투자한 비용을 회수한다는 명목으로 자동차 회사들이 차 값을 올린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현대차 스마트 워치 블루링크

앞서 리서치 업체인 닐슨과 자동차 컨설던트 회사인 SBD가 공동으로 벌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3%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닐슨은 “소비자들은 자동차 회사들이 차 값을 올려 더 많을 수익을 올리려고 운전자들의 취향과 패턴을 무시하고 경쟁적으로 첨단장치를 적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음성인식이나 차량 내장형 하드 드라이브,CD플레이어와 같은 기능들은 정확성이 떨어지고 시대에 뒤 떨어진다는 이유로 가장 불 필요한 장치로 지목됐다.

미국의 또 다른 자동차 정보 전문 사이트 캘리블루북이 지프 그랜드체로키의 해킹 성공이 알려진 직후 1134명의 방문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41%는 해킹 우려가 없는 차를 선택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따라서 자동차 회사들은 차량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주의력을 산만하게 하거나 외부의 해킹에 취약한 첨단 장치보다는 차량의 상태를 쉽게 진단하고 예방안전 기능과 안전한 운전과 주행을 도울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하고 적용하는데 주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격이 올라도 수긍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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