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프리우스V의 평범한 일상연비

  • 입력 2015.08.21 08:24
  • 수정 2015.08.21 08:2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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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를 높이기 위한 경제운전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 다양한 모델들을 몰아 본 경험 상 대부분의 차들은 조금만 신경을 써도 인증을 받은 것보다 조금 후한 연비를 기록했다.

도요타의 원조 하이브리드 프리우스는 38km/l이상의 연비를 기록한 적도 있다. 폭스바겐이나 푸조 등 유럽산 디젤 모델들도 경제운전을 하면 대부분 20km/l 이상의 연비는 쉽게 달성한다.

그러나 좋은 연비를 내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 주변 차량들의 따가운 눈총도 받아야 하고 간혹 끓어오르는 분노, 달리고 싶은 욕구도 참아내야 한다.

가속페달을 다루는 스킬, 타력운전과 함께 적절한 때 퓨얼컷을 이용하고 엔진회전수와 속도의 정점에서 가장 좋은 순간 연비를 찾아내는 요령도 알아야 한다.

 

일상적으로 달린 328km

도요타가 차체를 늘리고 새로운 시스템을 반영해 효율과 효용성을 높여 내 놓은 ‘프리우스V’는 내키는 대로 몰았다. 서울에서 대전을 왕복하면서 제한속도를 넘겨 달리기도 했고 차선을 변경하거나 추월할 때 급가속도 하면서 거칠게 다뤘다.

보통의 운전자들이 갖고 있는 일상적인 운전 습관대로 몰았을 때 프리우스V의 일상적인 연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대전을 찍고 서울로 되 돌아오는 시승을 마친 프리우스V는 328km를 달렸다. 트립 연비는 20.7km/l, 공인 복합연비 17.9km/l보다 20% 가까이 높았다.

몸에 베인 경제운전 습관을 완벽하게 감추지 못했고 주말 막바지 휴가객들의 귀성차량으로 경부고속도 천안, 안정, 달래내 인근의 극심한 차량 정체가 이전까지 18km/l를 유지했던 수치를 끌어 올렸다.

 

고속도로보다 도심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하이브리드카의 효율성이 연비에 도움이 된 격이다. 프리우스V의 도심 연비는 18.6km/l인 반면 고속도로는 17.1km/l로 더 낮다.

지난 4월, 미디어 시승에서 프리우스V가 기록했던 연비는 23km/l였다. 한국도요타가 미리 설정해 놓은 코스에서 차분하게 운전을 한 결과였다.

당시에는 센터페시아 상단에 있는 클러스터를 통해 연료 사용량과 배터리의 충전 상황, 구동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에코 드라이브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하며 정속주행을 했다.

일상적인 운전이 경제운전 보다 조금 낮은 연료 효율의 결과를 보여줬지만 프리우스V가 보여준 하이브리드카의 장점은 역시 연비였다. 1.8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올린 동급의 모델 가운데 이런 연비 성능을 가진 차는 없다.

 

가격과 성능도 만족

가격이 비쌀 것이라는 선입견도 섣부르다. 최고급형을 기준으로 국산차인 쏘나타 하이브리드(2.0GDi, 3200만원)보다 비싸지만 디젤 모델인 폭스바겐 골프(2.0 TDI, 3840만원)와는 4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프리우스V는 3880만원이다.

가솔린 특유의 정숙한 승차감을 선호한다면 하이브리드카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하이브리드카의 가속 능력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엔진과 모터를 합친 시스템 출력이 136마력이나 되고 14.5kg.m나 되는 최대토크도 일상적 운전에 부족한 파워가 아니다.

빠른 가속과 속도의 상승력이 순수 가솔린 또는 디젤 차량보다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상적인 운전에서 그런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파워 모드로 가속페달의 빠른 반응을 즐기면 된다.

 

차체의 놀림도 좋다. 회전구간의 거동은 물론이고 핸들링과 라이드 감성도 이만하면 됐다 싶을 정도다. 배터리 때문에 무거워진 중량과 이에 따른 무게 배분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특별하게 튜닝된 맥퍼슨 스트럿 전륜 서스펜션이 센스를 발휘하면서 안정적인 거동 능력을 보여준다.

성인 4명이 타기에 벅차보였던 기존 프리우스보다 차체의 길이가 165mm 늘어나면서 여유있는 실내 공간도 확보했다. 전장은 동급 해치백 가운데 가장 긴 4645mm나 되고 2780mm나 되는 휠 베이스도 역시 동급 최대다.

이렇게 확보된 실내 공간은 중형 SUV급 여유가 있다. 숄더룸, 레그룸, 헤드룸 등 어느 포지션의 공간도 넉넉하다. 기본 968리터, 2열을 폴딩하면 1905 리터까지 확장되는 트렁크 공간도 이 차의 장점이다.

 

<총평> 가격과 연비로 본 경제성이 독일산 디젤차와 대등하다. 가솔린을 주연료로 사용하는 만큼 승차감도 뛰어나다. 멋스러움 또는 화려한 취향을 만족시켜 주지는 못한다. 외관이 조금 별스럽고 실내 인테리아도 소박하다. 그러나 도심 출퇴근, 주말이면 나들이를 즐기는 4인 가족이라면 프리우스V를 구매 목록에 올려 놓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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