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고효율, 포르쉐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 입력 2015.06.19 10:43
  • 수정 2015.06.19 18:23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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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로 가장 잘 알려진 브랜드는 도요타다. 1997년 프리우스 양산 모델을 내 놨고 이후 여러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타입 양산차를 추가시켜왔다. 그러나 내연기관과 모터의 구동력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의 역사는 프리우스가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이 됐다.

1899년, 그러니까 100년도 더 된 아주 오래 전, 포르쉐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쉐가 개발한 ‘로너 포르쉐’가 바로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카다.

 

명맥이 끓긴 이유는 펑펑 쏟아져 나오는 석유, 전쟁 등으로 자동차 산업의 호경기가 이어지면서 가솔린과 디젤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로너 포르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 자체도 당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이브리드카가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개발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각국의 강력한 환경 정책과 이에 따른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에너지, 대기환경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내세우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이런 이유가 더 크다.

 

스포츠카 메이커인 포르쉐도 최근 다양한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조금 다른 점은 배터리가 내연기관을 보조하는 역할에 비중을 둔 하이브리드카보다 순수 전기모드로 일정한 거리를 달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더 주력을 하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lug-in hybrid car, PHEV)는 전기모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해 달리는 자동차다. 일정한 거리를 모터로 주행하고 전기가 소모되면 엔진, 그리고 하이브리드카와 같이 전기가 엔진 동력을 보조하거나 동시에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포르쉐가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파나메라 S E-Hybrid, 그리고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두 종이다. 시승 모델인 카이엔 S E-하이브리드는 2세대 카이엔의 페이스리프트를 베이스로 했다. 카이엔이 갖고 있는 강력한 성능과 실용성에 히이브리드의 효율성을 보탰다.

외관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포함한 기본 구성을 따라서 베이스 모델인 카이엔과 크게 다르지 않다. 4855mm의 긴 전장과 170mm의 전고가 주는 위압감, 바이제논 헤드램프와 LED 주간전조등, 투톤 가니시로 SUV 본래의 멋이 살아 있다.

 

차이가 있다면 후면의 카이엔 모델명과 측면의 E-하이브리드 이니셜, 그리고 캘리퍼에 연두색 포인트를 줬다는 정도다. 친환경 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라는 강조하기 위해서다. 차체 뒤쪽의 왼쪽과 오른쪽 휀더에 가솔린을 넣는 주유구와 전기 충전 소켓이 각각 따로 자리를 잡은 것도 이채롭다.

연두색 포인트는 계기반 바늘에도 사용이 됐다. 계기반에는 속도계를 디지털로 표시하는 대신 타코메타를 중심으로 우측에 트립, 좌측에는 배터리 정보를 보여주는 4개의 사이클로 구성이 됐다. 전기모드로 가능한 주행거리, 배터리의 잔량, 평균 연비 등이 계기반을 통해 세심하게 제공이 된다.

 

센터콘솔의 구성 역시 기존 카이엔과 다르지 않지만 주행을 하면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E-Charge, 그리고 전기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E-Power 버튼이 추가됐다. 2895mm의 휠 베이스로 확보된 탑승 공간은 여유가 있지만 트렁크 용량은 배터리 탑재로 조금 줄어 기본 580리터, 2열 시트 폴딩으로 최대 1690리터까지 확장된다.

파워트레인은 V6 터보엔진과 전기모터로 구성됐다. 2995cc 배기량의 엔진에서는 333마력(5500~6500rpm)의 최고 출력과 44.9kg.m(3000~5250rpm)의 최대토크를 낸다. 10.8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모터의 출력이 90마력(70kW)에 달해 총 시스템 출력은 416마력이나 된다. 배터리 충전은 함께 제공되는 7.2kWh 충전기로 가정용 전기를 이용하면 3시간 30분이 걸린다.

 

주행 중에도 엔진의 힘으로 충전이 가능이다. E-Charge 버튼을 누르면 배터리의 잔량이 계속 상승하는 것을 모니터 할 수 있다. 고속으로 달리면서 충전을 하고 시내 구간에서는 전기모드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모드로 달린 거리는 30km를 조금 넘겼다. 배터리 잔량이 있어도 10% 이내로 떨어지면 이 때부터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전환돼 구동이 된다.

달리는 맛은 주행 모드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난다. 전기모드에서는 부드럽고 정숙함이 강조되고 최대 125km/h 까지 낼 수 있는 속도는 도심 어디에서나 굼뜨지 않은 주행을 할 수 있게 했다. 이 때 엔진 회전수를 표시하는 바늘은 ‘0’에 머물러 있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하면 E-Power 버튼을 눌러 전기모드와 엔진 모드를 자유롭게 바꿔가며 주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속도를 높이거나 배터리가 소모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전환되면 전기모터의 개입은 수시로 이뤄진다. 타력 주행을 하거나 내리막길에서 가속페달을 밟지 않으면 엔진이 멈추고 정속 주행을 하면 전기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전기모드와 엔진모드의 연결과 전환은 아주 부드럽게 실현된다. 아주 작은 엔진 소리 또는 엔진회전계의 바늘이 움직이거나 정지돼 있는 것이 눈에 보여야만 알아 챌 정도다.

 

250km가 조금 넘는 시승에서 최종적으로 기록된 연비는 9.2km/l, 제원에는 9.4km/l로 표시가 됐지만 고속주행이 빈번했던 것과 동급의 카이앤S가 7.4km/l라는 점을 감안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효율성이 입증된 셈이다.

출, 퇴근 거리가 편도로 30km 안팍이고 집과 직장에서 충전을 한다고 가정하면 더 없이 경제적이고 포르쉐 특유의 파워있는 질감까지 즐길 수 있다.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밀어 붙이는 힘이 일반 하이브리드카는 실현하기 힘든 수준으로 발휘되기 때문이다.

 

포르쉐 카이엔 S E-하이브리드의 가격은 1억1490만원이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만 고성능, SUV 차종의 장점, 그리고 3.0 가솔린 엔진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효율성의 만족감은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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