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산업과 대중화 성패, 올해가 고비

  • 입력 2015.06.14 23:26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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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전기차 보급량은 3천대이다. 각 지자체별로 나누어져 있어서 가장 큰 규모는 제주도, 서울시 등으로 시작된다. 일부 지자체는 공모제가 끝나서 본격 보급하고 있으나 아직 제대로 공모가 되지 않아 연장한 경우도 있다. 각 자자체 별로 잡음도 발생하고 있다. 계약자가 인수를 포기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고 아예 공모가 잘 되지 않아 계속 연장만 하는 경우도 있다. 보조금의 수준을 급격히 낮추면서 더욱 민간 보급의 흐름에 찻물을 끼얹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는 500대 이상의 민간 보급을 하면서 중앙정부 1,500만원에 서울시 자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일반 보급용 보조금으로 작년의 5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급격히 줄여 더욱 관심을 떨어뜨리고 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350만원의 차이가 급격한 차별로 보이는 만큼 관심도가 크게 낮추기 때문이다. 그렇치 않아도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적인 금전적 차별은 더욱 크게 느끼는 경우가 바로 민간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워낙 내연기관차의 종류가 다양하고 각종 혜택도 늘고 있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수입차의 무이자 할부와 활인 혜택도 크고, 유가도 아직 저가여서 내연기관차에 대한 인기는 더욱 거세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장 핵심적인 메이커인 현대차 그룹의 어정쩡한 자세는 전기차 보급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내년 중반에 준중형급 양산형 전기차 보급을 계획하고 있으나 시장이 되면 개입한다는 냉정한 기업논리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기업이라는 논리가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작년부터 불기 시작한 전기차의 인기가 올해 들어와 주변의 여러 악재로 전기차 보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항상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전기차 보급은 단순한 친환경차 보급에 그치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향후 우리의 먹거리를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이산화탄소 등 세계 환경 기준에 맞출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직접적으로 도심지에서의 오염원 감소라는 입장에서 전기차 보급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가 있다. 또한 세계의 흐름에 뒤지지 않는 원천 기술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올해의 상황은 그래서 향후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한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3천대 보급에 차질을 빗는다면 내년 1만대 이상의 보급에 큰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그나마 조금 인식이 개선된 일반인들에게 완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되면서 예산도 깎이고 아예 향후 친환경차 보급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보조금은 초지 진입을 위한 마중물인 만큼 점차 계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보조금 수준이 높은 국가이다.

제주도의 경우 중앙정부 1,500만원, 지자제 800만원에 완속충전기 700만원급 무료 보급 등 최고의 수준이다. 이정도 되면 해외보다 30~40% 이상 높은 수준이다. 결국 향후 보조금은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필자는 예전부터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언급하였다. 1년 언제나 어디서든지 누구나 보조금을 받으면서 구입할 수 있는 기회 마련, 3명 중 2명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특성을 고려한 충전 인프라 구성, 마지막으로 강력한 운행상의 인센티브였다. 한꺼번에 세 가지를 충족할 수는 없으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강력한 운행 상의 인센티브이다.

운행 상의 잇점은 민간 누구나 갈구하는 최고의 혜택이고 일부 보조금과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도심지 버스 전용차로의 다른 교통수단 진입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 빼고 텅텅 빈 전용차로를 보면서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효율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 대상이 바로 전기차라고 할 수 있다. 노르웨이는 전기차 천국이다. 작년 판매된 신차 중 약 30%가 전기차 유사 기종이다.

이미 10년 전에 버스 전용차로를 전기차에 허용하여 가장 큰 효과를 본 국가이다. 우리도 당장 출퇴근 시간까지는 아니어도 그 외 시간에는 먼저 전기차 진입을 허용하자는 것이다. 서울시가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추진하는 만큼 하루속히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한다. 또한 경차 이상가는 각종 혜택을 더 많이 부여하면 전기차 활성화는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 전용 번호판과 전기차 전용 주차장 등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할 수 있다. 세수 확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의지만 가지면 제도적 개선을 통하여 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많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지자체나 중앙정부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과연 있는가 일 것이다. 겉으로는 그럴 듯 하게 보이지만 내면으로는 적당히 하는 습관으로는 전기차 보급과 활성화는 요원할 것이다. 그렇치 않아도 지난 정부의 전기차 보급의 지체로 이미 선진국은 물론 중국보다도 뒤진 국가로 전락한 만큼 이제라도 노력한다면 기회는 다시 한번 올 것으로 확신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확실한 의지를 보여줄 기회이다. 지금이 바로 그때라 할 수 있다.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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