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빈수레, 알갱이없는 벤츠 큰 잔치

  • 입력 2015.05.27 00:05
  • 수정 2015.05.28 10:3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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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26일, 성대한 행사를 가졌다. 다임러 AG 이사회 멤버로 그룹 마케팅과 세일즈를 총괄하는 올라 칼레니우스가 방한 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고 국내 최대 규모의 컨벤션 센터인 킨텍스의 한 개 홀을 통째로 빌려 무대와 실내 시승 코스를 꾸몄다.

이날 행사의 핵심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미디어에 소개하고 또 체험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올라 칼레니우스 세일즈 총괄은 “앞으로 10년간 벤츠는 배출량 제로, 사고 제로, 커넥티비티 등 3가지 영역에서 업계를 선도해나갈 것”이라며 “1958년 안전벨트, 1978년 브레이크잠김방지장치(ABS) 등 안전측면에서 자동차 업계의 혁신을 선도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벤츠가 자랑한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구성하는 기술, 그리고 올라 칼레니우스 세일즈 총괄이 얘기한 안전 혁신 선도 주장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패키지의 핵심 기술 대부분은 경쟁업체들이 먼저 상용화를 했거나 대중 브랜드의 A세그먼트에도 일상화된 기능들도 상당수 있다. 벤츠가 대단한 것으로 내세워 자랑할 만한 기술들이 아니다.

이날 벤츠가 인텔리전트 드라이브의 핵심 기술로 내세운 조향 어시스트와 스탑&고, 파일럿 기능이 결합된 디스트로닉 플러스 기능도 알고 보면 일반 브랜드의 고급 모델에 모두 적용이 되고 있다.

주행 차선을 인식해 앞 차량과의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속도를 조절하고 멈추고 또 출발하는 이 기술은 볼보자동차와 BMW,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고급형 세단에 더 정교하고 정확한 기능들이 적용돼 있다.

전방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위험 상황 또는 보행자를 인식해 제동 성능을 어시스트하거나 완전정지하는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안전벨트와 ABS가 벤츠의 혁신적 결과물이라는 주장도 과장스러운 측면이 있다.

가장 일반화된 요즘의 3점식 안전벨트는1959년 볼보가 처음 개발을 했고 이전까지 사용했던 2점식 안전벨트는 경주용차를 모는 레이서들이 직접 만들어 부착했다. 이 2점식 안전벨트를 자동차용으로 개발해 처음 적용한 업체도 벤츠보다 GM이 더 빠르다는 주장도 있다.

ABS 역시 항공기에 먼저 적용된 기술을 미국 포드가 최초로 자동차에 응용했다. 벤츠가 원조는 아니다. 일정한 속도에서 보행자를 인식하면 자동으로 제동하는 기술, 차선 이탈 경보장치, 사각지대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주차를 하는 기술도 벤츠가 주도한 혁신의 결과물이 아니다.

이날 벤츠가 강조한 자율주행 기술도국내 이름없는 중소기업에서 소리없이 개발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이날 벤츠의 거창한 행사는 남의 성과로 생색을 낸 것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여기 저기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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