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로(POLO)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

  • 입력 2015.05.22 07:1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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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사려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 가격, 연비, 내구성, 유지비까지 따져 볼 것이 많다. 그러나 과거 다수의 소비자들은 ‘풍문’에 의지했다. 잘 아는 영업사원을 믿고 사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의 소비자들은 꼼꼼해졌다. 풍문에 솔깃하거나 지인과의 정 때문에 몇 천만원짜리 새 차를 사는 사람들은 이제 없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허세가 더해져 무조건 비싸거나 큰 차를 선호했던 소비 형태가 이제는 국산차와 비교하고 더 경제적이거나 안전하거나 내구성이 좋은 차를 선택하는데 공을 들인다.

폭스바겐이 한국 수입차 시장 대중 브랜드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한 것도 소비자들의 변화된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 오랜 경험에서 축적한 효율성 위주의 차량들이 국산차나 프리미엄 수입차의 대안을 찾는 소비자들의 기호와도 맞아 떨어졌다. 여러 라인업 가운데 골프와 제타 같은 B세그먼트의 볼륨이 큰 이유도 여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폭스바겐이 국내에 출시한 모델 라인업은 모두 14개다. 이 가운데 4모션(MOTION)과 XL1을 빼면 파생모델을 합친 10개의 세단과 해치백, 그리고 2개의 SUV로 구성이 됐다. 폴로(POLO)는 이 가운데 가장 작은 B세그먼트 해치백이다. 차급으로 분류하면 고만한 소형차로 볼 수 있겠지만 폴로는 자동차에 요구되는 모든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놨다.

이력도 화려하다. 1975년 40마력의 0.9리터 4기통 엔진이 탑재된 1세대가 선을 보인지 40년이 지났고 지금까지 판매된 누적 대수는 1600만대나 된다. 이 화려한 스펙은 검소함으로 만들어진 기록들이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지난 4월 국내에 처음 소개된 페이스 리프트 모델도 화장기 하나 없는 날 것의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다. 폭스바겐의 패밀리룩을 추구하고 있지만 골프보다 더 간결한 디자인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작은 변화들을 숨기지 않았다. 그릴의 크롬바를 중간에서 아래쪽으로 내렸고 인테이크 홀의 모양새도 골프쪽에 가깝게 변경했다. 측면은 거의 변화가 없다. 대신 후면에서는 측면의 사이드 몰딩과 같은 높이에 범퍼립을 추가해 공력으로 낭비되는 효율성을 줄였다.

 
인테리어는 많은 변화를 줬다. D컷 스티어링 휠, 메탈트립으로 마무리된 센터 페시아 패널, 그리고 클러스터를 고급스러운 슈퍼비전으로 대체했다. 스티어링 힐에도 크롬으로 두른 리모트 버튼을 추가해 소박한 멋을 부렸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센터페시아 6.5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다. 좌우로 많이 사용하는 기능들의 버튼을 잘 정리해 놨고 모니터를 터치하기 전 손 동작을 인식해 각 기능의 메인 메뉴 폴더가 화면 아래에 자동으로 뜬다.

백(BACK)기능이 없는 대신 아주 유용하게 여러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게 한 배려다. 스포츠 시트는 직물 소재(Cell)로 만들어졌지만 가죽 소재 이상으로 감촉이 좋다. 세미 버킷으로 유지되는 자세도 좋다. 반면 시트 포지션이 높아 덩치가 큰 운전자는 불편할 수도 있다. 높이를 조절할 수도 없다. 운전석 왼쪽에 있는 시트와 도어 사이의 공간이 너무 좁아 시트 조절 레버를 조작하기가 불편한 것도 단점이다.

실내 전체의 공간 구성은 차급을 기준으로 보통 수준이다. 2열의 무릎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협소하지도 않다. 리어 시트는 60 : 40 더블 폴딩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기본 280리터의 트렁크 용량을 많게는 952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3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1.4TDI다. 최고 출력이 90마력(3000~3250rpm)이고 최대토크는 23.kg.m(1750~2500rpm), 7단 DSG와 조합해 복합연비 17.4km/l의 제원을 갖고 있다. 연비부터 얘기하면 한 마디로 요즘 유행하는 ‘슈퍼파월’이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마구 헤집고 다녔는데도 20km/l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에너지회생 시스템과 스타트 앤 스톱(ISG) 등으로 구성된 블루모션 테크놀로지가 이런 엄청난 연비 효율성을 도우면서 이 급의 디젤차 중에서는 대적할 상대가 없는 경제성을 보여준다.

출력을 내린 다운사이징 엔진을 올렸지만 주행 능력은 이전보다 더 매끄럽고 탄탄해졌다.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2000rpm에 도달하기전 기어 단수가 오르기 시작하고 4000rpm을 찍고 제자리로 돌아 온 후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다.

 
배기량을 줄인 만큼 변속 타이밍이 빨라졌지만 초기 응답성은 여전히 기민하다. 가속페달을 험하게 다뤄도 터보의 특성을 알아채기 힘들만큼 유연하게 반응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속도의 상승력이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뭔가 다른 기능들이 박차를 가한 듯 탄력이 붙는다. 그것도 규칙적인 엔진음과 어울려 작은 스포츠카를 모는 착각이 들 정도다.

차체의 놀림이 갖는 특성도 진화를 했다. 서스펜션은 어떤 상황에서나 능동적이서 길게 이어진 선형을 따라 빠르게 돌아도 흐트러짐이 없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후륜 토션빔 서스펜션, 그리고 단단하고 견고한 하체가 주는 안정감이다.

 
<총평>화려한 사양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가격이 착하다. 2620만원이면 준중형 해치백 i30 최고급 트림(2480만원)보다 약간 비싸지만 폭스바겐이라는 타이틀을 생각하면 충분한 보상이 된다. 누구든지 소형 수입차를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없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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