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봐도 멋진 최고의 세단 ‘제네시스’

  • 입력 2015.05.19 23:1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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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최근 몇 년 동안 세그먼트를 확장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2006년 베라크루즈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디젤 또는 하이브리드와 같은 파생 모델을 제외하고도 새로 만들어 낸 차종이 무려 7개다. 2007년 i30를 내 놨고 제네시스(2008년), 벨로스터(2010년), i40(2011년), 맥스크루즈(2013년), 아슬란(2014년)이 줄줄이 소개됐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이렇게 짧은 기간, 이전에 없었던 신차를 데뷔 시킨 사례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성적은 신통치가 않았다. 많은 모델들이 초기에 잠깐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지만 길게 이어나가지를 못했다. 이런 가운데 가장 돋 보이는 모델이 있다. 현대차가 '사활을 걸고 만든 차' 제네시스다. 현대차는 제네시스가 당시 46년의 기업 역사에서 축적한 모든 기술을 하나로 모아 놓은 집약체라고 했다. 그런 만큼 제네시스는 판매에서도 주목할 실적을 거뒀고 2013년 출시된 2세대는 한층 진화한 디자인과 성능, 그리고 첨단 사양으로 수입차를 포함한 동급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굳히고 있다.

 

판매량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제네시스의 올해 누적 판매량(1월~4월)은 이미 1만 2000대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수입차 리딩 메이커인 BMW는 1만 3000대, 메르세데스 벤츠는 1만 5000대를 팔았다. 국내에서 판대되고 있는 전 모델을 합친 숫자다. 대형차급 시장에서 수입차 지배력이 특히 강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차 견제용 제네시스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제네시스를 다시 시승하면서 새삼 느낀 점은 이 차에 적용된 첨단 장치들이 어떤 수입차보다 월등한 기능들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정확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속도만 설정해 놓으면 옆 차로에서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을 정확하게 감지하고 앞 차량의 급정거에 대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끼어드는 차량에 한 박자 늦게 반응하거나 아예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쟁 모델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차선이탈을 경보하는 주행조향보조시스템(LKAS)도 마찬가지다. 차선을 읽어 내는 능력이 정확하고 탁월하다. 흐릿해진 차선은 물론 차선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인식을 하기 때문에 충분한 여유를 갖고 대비를 할 수 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수입차에 장착된 비슷한 시스템 대부분은 차선과 맞물리기 직전 이탈 경고를 하기 때문에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주행 조향 보조시스템과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동시에 작동시키면 핸들을 잡지 않아도 심하게 굽은길까지 완벽하게 차로를 유지하고 앞 차량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자율주행을 한다.

규정치 이상으로 속도가 설정돼 있을 때 전방에 과속카메라 등이 나타나면 여기에도 대비를 한다. 알아서 규정 속도 이내로 감속을 하기 때문이다. 안전한 주행을 돕는 첨단 장치와 함께 한 템포 빠르게 작동하는 편의 장치에도 놀라게 된다. 양 손에 짐을 들고 차량 뒤쪽으로 접근하면 별다른 동작이 없어도 트렁크 도어가 열린다.

 

전자식 4륜구동 에이치트랙(HTRAC)에서 발휘되는 주행 능력도 부족하지 않다. 변속모드에 따라 구동력이 제어되면서 도로의 선형을 따라 속도를 높여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굽은길을 빠르게 달려도 차체의 균형감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가 있다. 4륜 구동 트랜스퍼와 주행조건 및 모드에 따라 전륜과 후륜에 구동력을 알맞게 배분하는 첨단 장치들이 도로의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프라임 나파 가죽시트로 마감된 실내의 고급스러움, 뒷좌석에 각각 따로 설치된 2개의 모니터, 뒷좌석 컴포트 패키지에 파노라마 선루프, 어라운드 뷰, 컬러플한 헤드업디스플레이까지 포함하면 사양의 구성과 기능에 있어서는 웬만한 동급의 수입차들을 능가하고도 남는다.

급선회시 차체가 한쪽으로 내려 앉으며 쏠리는 현상도 없다. 이전 세대보다 초고장력강(51.5%) 비율을 높여 무게(1930㎏)가 늘어났지만 그 만큼 견고해진 섀시와 스티어링 휠의 담력을 조절해 몸 놀림은 더 가벼워졌고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
V6 3.8람다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제원도 만만치가 않다. 315마력의 최고출력, 40.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BMW 7시리즈와 엔진 제원이 비슷하다. 충분한 힘이다.

 

정숙성은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만족스럽다. 고요함 그 자체다. 이런 정숙함은 속도가 상승해도 잘 유지된다. 다만 고속에서는 로드 노이즈와 풍절음이 조금 거슬린다. 달리는 맛도 찰지다. 가속페달을 빠르고 깊게 밟으면 엔진 회전수가 6000rpm까지 치솟고 이후부터 숨고르기를 한다.

타력도 좋아 내리막길에서는 제법 긴 거리를 퓨얼 컷 상태로 달린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고 스티어링휠에 있는 팁트로닉 패들 변속기로 쉬프트 다운과 업을 반복하는 거친 운전에도 묵묵하고 정확하게 상황을 받아 들인다. 재미있는 운전을 하는데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  51.2대48.8의 효율적인 무게 배분에서 나오는 핸들링과 코너링 능력도 인상적이다. 한편 시승차는 모든 사양이 적용된 파이니스트 에디션(6920만원) 트림에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를 포함한 풀 패키지 모델이었다.

 

<총평>제네시스는 국산 세단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린 모델이다. 녹색지옥 뉘르브르크링에서 혹독한 테스트를 거쳤고 동급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첨단 안전 장치와 편의 장치들도 갖췄다. 딱히 흠을 잡아내기 어려운 정도다. 현대차 오너들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모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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