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6 앞 세운 디젤차 확산 정책 재고해야

  • 입력 2015.05.11 08:00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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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지난 10년간 대기환경 개선에 1조 2000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로6 시행(9월)을 앞 두고 경유차 확산에 나서고 있어 환경 전문가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Section3 초미세먼지의 역습, 유로6는 안전한가

대형 상용차, 그리고 유럽을 중심으로 한 디젤 차량 수입사들이 유로6를 알리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유로6가 국내에 적용되면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공해물질이 가솔린 수준으로 떨어져 대기 오염으로 인한 각종 질병을 막고 공기질을 개선하는데 획기적인 전환점이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유로 6도 미세먼지는 걸러낼 수 없어=유로6는 일산화탄소(CO)와 탄화수소(HC),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가솔린 차량 수준으로 떨어트리고 특히 입자상물질(PM)로 잘 알려진 미세먼지 배출치를 0.01g/kmh 수준으로 규제한다. 때문에 ‘클린디젤’이라는 용어가 등장했고 디젤차를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넓혀 온 수입사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홍보용 소재가 됐다.

하지만 환경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박용회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공업 연구관은 “과거 디젤차가 내 뿜는 시커먼 연기가 보이지 않는 수준으로 개선 됐을 뿐 인체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는 여전히 심각한 위험 요소다”라고 말했다. 유로6가 시행된다고 해도 미세먼지 가운데 100nm 이하의 극(초)미세입자는 걸러 낼 수 없고 따라서 배출량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초미세먼지, 인체에 치명적 위협=국립환경연구원은 2013년 발표한 ‘경유자동차 입자상 물질의 이론과 저감원리에 대한 이해’ 보고서를 통해 “1µm(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미세먼지는 넓은 표면적을 가지고 있어 발암성, 돌연변이성을 가진 물질과 쉽게 흡착된다”는 주장을 내놨다.

초미세먼지가 비강이나 인두(입과 코)를 통해 폐의 일부인 폐포까지 들어와 쌓이면서 천식 등을 포함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어린이나 노약자 또는 호흡기와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조기 사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은 경유차 운행을 제한하거나 아예 중단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가 디젤택시 도입을 거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유로6를 통해 환경 규제를 강화했다는 이유로 디젤차량이 급증하면서 어느 유해물질보다 인체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늘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다. 물론 여기에 반대하는 주장과 근거들도 상당하지만, 디젤차 비중이 높은 유럽 국가들조차 운행 제한 등의 강도 높은 규제를 앞 다퉈 도입하고 있다면 새로운 인식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관은 “대기환경과 공기질을 이만큼 개선시킨 것은 1조 2000억원을 들여 지난 10여 년간 노후된 디젤 차량 폐차, 사용연료를 LPG로 대체, 시내버스 LNG 교체 등의 노력을 해왔기 때문이다. 산업적 측면만을 고려해 디젤차가 확산되는 일을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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