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레이서 사지 마비 환자 시속 80km 단독 주행

  • 입력 2015.04.23 12:3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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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카 레이서 미국인 샘 슈미트(1964년생)는 지난 2000년 디즈니 월드 스피드웨이에서 인디애나 폴리스 500 등 다음 시즌을 위한 연습 주행 중 발생한 대형 사고로 팔과 다리를 전혀 쓸 수 없는 사지마비 환자가 됐다.

샘 슈미트 자신의 의지, 감동적인 스토리에 열광하는 미국인들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기적적으로 재활에 성공한 슈미트는 지금까지 버라이존 인디카 시리즈 구단주로 모터 스포츠에 계속 관여하고 있다. 2013년에는 그가 다시 트랙을 달릴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지난 해 5월, 팔과 다리가 없는 슈미트는 혼자 자동차를 몰고 인디애나 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를 고속으로 달렸다. 당연히 전 세계가 주목을 했고 직선으로 이뤄진 단순 코스였지만 이는 사지마비 환자 최초의 고속 운전 기록이 됐다.

애로우 일렉트로닉스 SAM 2.0작동 개념도

사람들의 관심은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슈미트가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로 쏠렸다. 당시 슈미트가 운전한 차량은 애로우 일렉트로닉스사가 제작한 반자동 자동차(SAM, Semi-Autonomous Motorca)였다. 손과 발이 아닌 머리로 운전하는 차다.

1년 후인 지난 23일, 애로우사가 더 정밀하고 고난도의 반자동 운전이 가능하도록 성능을 업그레이드 시킨 2014년형 C7 콜벳 스팅레이를 타고 슈미트가 다시 이 트랙에 등장했다. SAM 2.0 버전이다.

콜벳에 탑승한 슈미트는 자신의 머리로 통합 설계된 첨단 전자기기를 조종하기 시작했다. 지난 해 달렸던 직선 코스와 달리 헤어핀이 포함된 구불구불하고 높 낮이가 있는 경사로까지 시원스럽게 내 달렸다.

▲ 숨을 내 쉬고 들이 쉬는 것으로 가속 페달을 작동한다.

슈미트는 이날 180도 급커브 구간이 포함된 총 1.968마일(2.167km)의 테스트 트랙을 평균 시속 50마일(80.46km/h)의 속도로 달렸다.

슈미트는 “5살 때 부터 꿈꾸며 이뤄낸 레이싱을 사고 때문에 포기해야 했을 때는 매우 절망적이었다”며 “반자동자동차를 타고 이 트랙을 달릴 때마다 다시 예전으로 되 돌아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사지마비 환자인 슈미트가 트랙을 달릴 수 있도록 한 SAM은 애로우 일렉트로닉스, 프리스케일 반도체, 슈미트 피터슨 모터스포츠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애로우는 SAM의 개발 및 시스템 통합, 특수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담당했고 프리 스케일은 인간과 기계를 이어주는 최첨단 인터페이스 MEMS기술에 기반한 자동차용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센서를 개발해 장착했다.

▲ 모자와 대시보드에 부착된 센서가 머리의 움직임을 인지해 차량의 진행방향을 결정한다.

슈미트의 운전은 이런 첨단 기술을 손과 발이 아닌 머리로 조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시보드와 운전자 모자에 부착된 4개의 적외선 카메라가 머리의 움직임을 감지해 방향을 전환하고 호흡을 통해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하는 식이다. 

또한 GPS를 이용해 도로에서의 차선 이탈을 예방하고 기타 복잡한 명령들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다. 한편 SAM 2.0 버전은 롱비치 그랑프리의 도로 코스 레이스 트랙에 대비하기 위해 새 카메라와 반응성이 향상된 제어장치로 업그레이드 된 모델이다.

이날 슈미트의 성공적인 트랙 주행 결과를 보완해 조만간 일반 도로를 달리는 테스트에 돌입한다. 슈미트는 “일반 도로에서의 운전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며 "최근 수정된 SAM 2.0 버전은 좌우 급회전이 가능하고 악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AM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애로우 일렉트릭사는 “완전 자율주행차와 달리 인간의 통제로 움직이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고 말하고 “사지마비 또는 손이나 발이 없는 중증의 장애우들이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이동 수단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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