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쏘렌토, 아쉬운 근성 디자인은 ‘M블럼'

  • 입력 2015.04.05 18:2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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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 하는 완성차 업체들은 고성능 버전을 따로 운영한다. 특별한 의미가 담긴 서브 브랜드를 부여해 홍보와 마케팅에 뚜렷한 차별을 둔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이런 구상을 갖고 있다. 몇 차례 보도가 된 ‘현대차 N’, 그리고 기아차는 콘셉트카 GT와 같은 고성능 또는 스포츠 콘셉트카 등을 엿 보이며 이런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쏘렌토를 소개하면서 고성능 브랜드를 들먹이는 이유가 있다. BMW가 고성능 버전에 사용하는 ‘M’ 엠블럼을 달아도 다른 건 몰라도 스타일에서 가장 근접한 디자인 감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달리는 맛, 감성 따위의 요소에서 아직도 프로답지 못한 요소들이 여전히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기아차 디자이너들은 신형 쏘렌토가 강한 절제감을 갖도록 하는데 많은 신경을 쓴 것 같다. 피터 슈라이어가 특히 선호하는 직선이 주는 경직된 느낌들이 최근 들어 완만하게 해소돼 가는 느낌들이 SUV 차종에 더욱 과감하게 반영되고 있다. 전체적인 외관의 느낌에서 잘 단련된 근육들이 보이고 적절한 크롬을 사용해 확실하게 고급스러워진 라디에이터 그릴, 뚜렷해진 램프류, 무엇보다 모하비부터 과감해지기 시작한 독특한 사이드캐릭터 라인이 압권이다. 성능을 높여 차별화된 ‘M블럼’을 붙여도 손색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다.

 

인테리어는 구성보다 공간에 대한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다크 브라운과 블랙, 그리고 실버 메탈이 사용된 실내는 고집스럽게 선호하는 계기판이 촌스럽고 사용 빈도에 맞춰 배치됐다는 버튼류는 재 조정이 필요해 보였다. 안전이나 사용빈도를 고려해도 DMB, MEDIA, SEEK, TRACK보다는 내비에이션과 핸즈프리 버튼이 운전석쪽에 더 가까웠으면 좋겠다. 그래도 갈수록 간결해지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좋은 수평 레이아웃을 추구하는 디자인 컨셉의 변화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공간, 그리고 이를 구성하고 있는 기능들의 효율성은 더할 나위없이 만족스럽다. 시트는 촉감이 좋고 8way, 열선 등의 다양한 기능들이 숨어 있고 리클 라이닝과 폴딩 등을 포함한 시트베리에이션은 올 뉴 쏘렌토가 더 없이 효율적인 공간을 갖도록 했다.


차체 길이는 전장 4780mm, 전폭 1890mm, 전고 1685mm다. 기존 모델보다 차체 사이즈를 조금 키우고 휠베이스는 80mm 늘려 2780mm까지 확보했다. JBL 사운드 시스템, 220V인버터, 고급형 ISG, 특히 후진과 주차에 큰 도움이 되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같은 편의 기능들도 적용했다. 시승차는 R2.2 엔진에서 최고출력 202마력(ps), 최대토크 45.0kg·m의 동력성능과 12.4km/ℓ의 공인연비를 제원으로 하고 있다. 예전의 쏘렌토와 같은 엔진이지만 전자식 터보차저(E-VGT)의 효율을 개선해 출력과 토크 수치가 조금씩 높아졌다. 이런 노력으로 신형 쏘렌토는 저속에서도 아주 고른 숨소리를 낸다. 차분하게 속도가 상승하고 거슬리기 쉬운 소음이나 진동도 효과적으로 걸러낸다.

 

예전에 답답했던 초기 발진 성능은 덕분에 민첩해졌다. 도로가 빗물에 젖어 있는 상태이기는 했어도 조금만 성급하게 가속페달을 밟아도 스핀이 발생할 정도로 힘있는 반응을 보여준다. 더없이 견고하고 안전한 차체의 필수품이 된 초 고장력 강판은 53%나 됐다. 덕분에 아무리 거칠게 운전을 해도 어디 한 곳 따로 노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견고한 구조와 강성을 자랑한다. 그런데 너무 꼿꼿하다는 것이 문제다. 때로는 능동적으로 노면의 굴곡을 받아 들이고 저돌적인 핸들링에는 유연성을 보여 줄 필요가 있는데 평소의 견고함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차선을 넘나 들때면 공중을 붕 떠서 가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반면 길게 이어지는 굽은 도로에서 차체의 방향과 균형을 유지해주는 스티어링 휠의 능력은 탁월했다.

 

타이어가 강해진 강성을 올 곧게 수용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타이어를 원인으로 하는 롤링이 자주 발생했다. 타이어의 규격은 235/55R19다. 고속도로에서는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고 도심에서는 에코 모드를 주로 사용하며 달린 신형 쏘렌토의 평균 연비는 표시 연비보다 높은 13.7 km/ℓ를 기록했다. 국도에서 속도를 내면 10km/ℓ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보통이다. 일상적인 연비는 표시된 것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 실 주해 연비느 ISG가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연료를 절약해 줬는지를 알려주는 기능도 재미가 있다. 가격은 R2.0디럭스 2765만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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