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잔치 못 면한, 서울모터쇼 대 전환 절실

  • 입력 2015.04.03 11:2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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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카리포트

외형은 화려했다. 월드 프리미어가 7종이나 됐고 아시아 프리미어와 코리아 프리미어를 합치면 국내 시장에 처음 소개되는 신차는 57대나 됐다. 모터쇼의 꽃이라고 하는 콘셉트카도 14종이 전시됐다. 전시된 자동차는 총 370대, 규모로 보면 역대 모터쇼 가운데 최고다.

그러나 면면을 들여다보면 예년과 마찬가지로 동네잔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월드 프리미어로 발표된 모델들만 봐도 그렇다. 기아차 K5, 쉐보레 스파크를 빼면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신차가 눈에 띄지 않는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앤듀로(HND-12), KND-9, 쌍용차가 XAV 등의 콘셉트카를 내 놨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앤듀로는 2도어 크로스오버, 앤듀로는 2도어 스포츠 세단이다. 실제 양산 실현성이 낮은 모델들이다.

현대차 상용 부문이 내 놓은 올 뉴 마이티도 일반인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했다. 수입차의 사정은 더 열악했다. 프랑스 르노의 1리터가 이오랩을 르노삼성차가 전시하고 시트로엥의 C4 콱투스, 혼다 HR-V, 닛산의 신형 무라노, 푸조 308 등도 소개가 됐지만 이미 해외 모터쇼에서 많게는 수차례씩 공개가 됐던 모델들이다.

관심을 가질만한 신차가 전무하다보니 해외 반응은 더 싸늘했다. 극소수의 중국 매체를 빼면 자국 기자보다 해외 기자들을 더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제네바와 파리, 디트로이트, 동경 등 해외 모터쇼와 달리 외국 기자들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3일 오전부터 몰린 관람객들의 대부분은 현장학습을 나온 중, 고등학생들로 가득했다.

앞서 열린 제네바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모델이 70여종을 넘었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상하이모터쇼 월드프리미어는 이 보다 많은 신차가 나올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시간으로 같은 날 개막한 뉴욕 오토쇼도 22개나 되는 월드프리미어들의 화려한 런칭쇼가 펼쳐져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 모터쇼는 일반인 관람이 시작되면 가족단위 또는 산업 종사자, 심지어 모터쇼를 보기 위해 몰려든 외국인들로 북적인다. 

▲ 사진=오마이뉴스

서울모터쇼의 볼거리가 빈약해진 이유는 국내 업체를 비롯해 수입차 업체들도 서울모터쇼를 크게 달가워하지 않는데 있다. 시장이 작은 것도 원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크게 공을 들이지 않아도 높은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고 수입차 업체들 역시 서울모터쇼 전, 후 또는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다른 모터쇼를 위해 신차 출시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 십 억 원을 들여 모터쇼를 준비해도 효율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을 한다. 이 때문에 람보르기니가 참가를 번복했고 볼보자동차와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도 이번 모터쇼에 불참했다. 해외 모터쇼에 경쟁적으로 참여하는 타이어 업체들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나 상하이모터쇼에는 새로운 신차와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본사 지원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효율성을 보장 받지 못하는 서울모터쇼에 거액을 투자해 참여하는 것이 매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울모터쇼보다 부산모터쇼가 격년으로 열리는 것도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이라며 "모터쇼 개최 시기를 조절하고 수익보다는 업체들의 입장에서 부담을 줄여 참여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개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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