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싼의 성공적인 변화 '아주 잘 컸다'

  • 입력 2015.04.01 00:3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형 투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차량 자체의 상품성과 함께 세그먼트에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르노삼성 QM3, 한국지엠 트랙스, 기아차 스포티지 그리고 가장 최근 출시된 쌍용차 티볼리까지 쟁쟁한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상했던대로 올 뉴 투싼은 출시 직후부터 앞에서 열거한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고 있다. 18일 동안 실시된 사전 계약 대수가 1만대를 넘었고 투싼을 처음 구매하는 최초 고객도 기존 51.2%에서 58.7%로 늘었다. 동급의 경쟁모델을 버리고 투싼을 선택하는 구매자들이 그 만큼 많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상품성을 개선한 효과가 크겠지만 현대차는 U2 1.7 엔진과 7단 DCT, ISG 등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늘린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올 뉴 투싼이 지난 3월 열린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처음 공개된 직후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았다. 싼타페와 디자인이 비슷하고 예외없이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비판들이 나왔다. 이 가운데 투싼이 싼타페 디자인과 흡사하다는 지적은 수용하기 힘들다.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BMW SUV X시리즈를 정확하게 구별하는 일도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패밀리 룩, 세단과 SUV 등 동일 차종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가져가는 것은 최근 일반화된 트렌드지 욕먹을 일은 아니다. 반면 가격에 대한 지적은 소비자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을 한다. 사양이 추가되고 신기술이 반영되고 그래서 최소한의 가격 인상 요인만 반영했다는 늘 같은 얘기도 이제는 지겹다.

 

가는 3월이 아쉬운 듯 부슬비가 내린 마지막 날, 인천 송도에서 영종도를 오가며 올 뉴 투싼 훼버(1.7 )와 R2.0을 시승했다. 코스가 짧은 것이 아쉽기는 했지난 올 뉴 투싼이 전한 느낌을 정리했다.

전면부 가운데 가장 강렬한 요소는 대형 헥사고날 그릴과 LED 헤드램프다. 프런트 엔드를 견고하게 닫아 버리면서 두툼한 크롬 가니시로 멋을 부려 대담한 이미지를 과시한다. 사이드 라인은 전면에서 후면까지 리듬감있게 연결했고 후면부는 날카로운 형상의 리어 램프와 단면이 큰 테일 게이트로 마감됐다.

1.7 모델과 2.0 모델의 차이는 알루미늄 휠과 머플러로 구분이 된다. 1.7 모델은 싱글, 2.0은 싱글 트윈팁 머플러다. 휠은 17인치(1.7 전용)와 18인치, 19인치가 제공된다. 세련미로 따지면 두말 할 것 없이 다이아몬드 컷팅 19인치 알로이 휠이 최고다.


컨비니언스 패키지(1.7), 익스테리어 패키지, 컴포트 패키지, 플래티넘 에디션 등 다양한 패키지를 활용하면 더 개성있는 외관과 함께 편의 및 안전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인테리어는 1.7 모델과 2.0 모델 각각의 감성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두 모델 공히 꽤 고급스럽고 성의있게 마무리됐다. 와이드한 수평 레이아웃 대시보드는 간결하고 직관적인 버튼으로 구성된 센타페시아, 그리고 블랙보드에 화이트 컬러 조명으로 시인성이 뛰어난 클러스터를 품고 있다.

 

고급 사양인 시승차에는 8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과 슈퍼비전 클러스터로 멋을 부렸다. 두 모델간 차이도 적지 않다. 2.0 모델은 투 톤 컬러의 시트, 대시보드와 시트의 뚜렷한 스티치 마감, 그리고 트렁크 공간의 소재와 구성을 다르게 했다, 1.7 모델인 투싼 훼버(FVER)는 아라 블루 섹렉션 그리고 세도나 오렌지 셀렉션 외관 컬러를 선택하면 실내 주요 부위에 같은 컬러로 포인트를 줘 색다른 감각을 제공할 수 있는 특혜가 주어진다.

시트 베리에이션도 다양하고 활용적이다. 기존 모델보다 줄어든 휠 베이스(2670mm)를 갖고 있지만 공간은 전열이고 뒷열이고 트렁크까지 여유가 있다. 또 2열 시트의 폴딩으로 공간 구성이 쉽다. 2열 백을 전부 폴딩하고 러기지 스크린을 떼어내면 최대 1503리터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테일 게이트는 자동으로 또는 버튼 하나로 열리고 닫힌다(2.0). 키를 소지하고 차량 후방에 3초간 머물면 자동으로 열리는 식이다.

 

체구에는 변화가 있다. 전장은 4410mm에서 4475mm로 길어졌고 전폭은 30mm늘어난 1850mm, 전고는 10mm가 낮아진 1645mm다.

먼저 1.7U II e VGT 엔진을 올린 투싼을 탔다.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7단 DCT와 조합돼 141마력(4000rpm)의 출력을 낸다. 르노삼성 SM3, 쌍용차 티볼리보다는 다듬어진 주행 감성을 보여준다. 인상적인 것은 R2.0 e-VGT 엔진이다. 186마력(4000rpm)의 고성능 출력과 41.0kg.m의 토크를 낸다. 이전 모델보다 출력과 토크의 상승율이 많지는 않지만 실 주행에서 체감되는 근력은 뚜렷한 차이가 난다.

모든 반응은 즉각적이다. 가속페달의 응답성, 제동도 확실하게 이뤄진다. 빠른 속도를 내는 데도 연결감이 상큼하다. 2.0 모델의 경우 수입차를 포함한 어떤 경쟁모델보다 속도의 상승감이 빠르고 정확하다. 1.7 모델도 배기량의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만한 눈 높이에서 바라본다면 부족하지 않은 힘을 가졌고 적절하게 그 힘을 쓴다.

 

수입차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폭스바겐 티구안과 비교해 굳이 열세를 뽑는다면 샤시를 포함한 하체의 신뢰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정도다. 빠른 속도와 코너링을 잘 버텨주기는 하지만 간혹 투정을 부릴 때가 있기 때문이다. 1.7 모델에 적용된 7단 DCT도 이질감이 없다. 빠른 변속, 그리고 변속 타이밍에 감지되는 기존 차량의 울렁임도 사라졌다. 신호를 기다리고 정체 구간에서 잠깐씩 시동을 꺼 연료 효율성을 높여주는 ISG의 효과도 놀랍다.

4시간 남짓한 시승에서 ISG가 작동한 시간이 무려 30여분이나 됐다. 전체 주행 시간 중 25%는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1.7 모델의 연비는 15.6km/ℓ, 2.0 모델은 14.4km/ℓ(자동변속기)다. 고속 위주의 시승인 탓에 트립에 표시된 평균 연비는 이보다 낮았지만 일상적 주행이라면 꽤 많은 기름값을 절약한 셈이다.

 

올 뉴 투싼은 안전성도 크게 보강됐다.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이 51%나 되고 사고시 앞좌석 승차자의 상해 정도를 줄일 수 있는 장치, 돌발 상황을 인지해 자동으로 긴급 제동을 하고 사이드 사각지대를 감지해 알려주고 차선 이탈을 경고해 주는 안전장치가 적용됐다.

길지 않은 시간 체험을 했지만 올 뉴 투싼은 그만한 급에서 단연 최고의 성능을 보여줬다. 쉽게 단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모든 끝 마무리도 훌륭했다. 비싼 것 아니냐는 혹이 따라 붙고는 있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2250만원(2.0 스타일)의 저렴한 선택도 가능하다. 폭스바겐 티구안은 3840만원부터 시작한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