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먼저, 애국 마케팅 '약발' 다했다

  • 입력 2015.03.24 10:2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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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성능과 가격이 같다면 굳이 국산차를 사겠다는 사람이 극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인사이트가 2년 이내에 새 차를 살 계획이 있는 5414명의 운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들 운전자에게 '성능과 가격이 똑 같다면 국산차와 수입차 중 어느 쪽을 사겠냐"고 묻고 여기에 답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어떤 경우에도, 또 웬만하면 국산차를 사겠다는 답볍은 44%, 수입차를 사겠다는 답변은 26%로 집계됐다. 나머지 30%는 특별히 가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어떤 경우에도 국산차를 산다’는 11%, ‘어떤 경우에도 수입차를 산다’는 5%로 나타났다. 원산지에 대해 큰 애착을 갖고 있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수입차를 기준으로 조건이 같다면 전체 구입의향자의 과반수(56%)가 수입차에 거부감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성능·가격이 같을 경우 국산차를 사겠다는 소비자가 많기는 하지만, 반드시 국산을 사겠다는 답은 10명 중 1명 수준에 그쳤다. 과반수는 성능과 가격이 같다면 수입차를 사거나, 국산·수입을 가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해 차이가 50만원 만 나면 약 1/2은 다른 차를 사겠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수입차를 염두에 두고 있는 소비자의 과반수는 국산차가 200만원이 저렴해도 수입차를 고집했다.

가격 조건이 바뀌면 구입의향에 변화가 있다. 가격은 가장 중요한 고려요인의 하나로 50만원의 차이가 있으면 구입의향자의 50%는 마음을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입의향이 가장 큰 모델이 50만원 비싸면 소비자의 50%는 두번째 모델로 마음을 바꿨다.

가격탄력성은 국산과 수입 중 어느 것을 선호하는가에 따라 크게 달랐다. 수입차 의향자는 국산차 가격의 할인액이 50만원일 경우 14%, 100만원일 경우 23%, 200만원일 경우에도 1/2에 미치지 못하는 46% 만이 국산으로 마음을 바꿨다.

반면 국산차 구입의향자는 할인액이 50만원일 때 26%, 100만원일 때 39%, 200만원일 때 57%로 수입차 보다 10%p 이상 높았다. 가장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는 ‘국산·수입 가리지 않는다’였다. 이들은 2/3에 이르는 63%가 가격이 50만원 차이라면 바꾼다고 답했으며, 100만원이면 71%, 200만원이면 84%로 올라갔다. 자동차의 가격 차이에 가장 민감한 사람은 ‘국산·수입 가리지 않는 소비자’이며, 가장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은 ‘수입차 선호자’이고, ‘국산차 선호자’는 그 중간이다.

이 조사 결과는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먼저, 어떤 경우에도 국산차를 사겠다는 소비자는 10명에 1명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자동차 구입의향자의 과반수는 수입차에 대해 거부감이 없었고, 자동차 구입의향자의 50%는 50만원만 싸거나 비싸면 마음을 바꾸지만, 수입차 구입의향자의 과반수는 국산차가 200만원 저렴해도 수입차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이 국산차에 대해서 우호적일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접는 것이 옳다. 비싸도 수입차를 사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수입차가 본격적으로 가격경쟁을 시작한다면 국산차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성능과 가격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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