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참사 한 달 만에 '인천대교 황당 길막 사건'

  • 입력 2015.03.15 22:0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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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토헤럴드=자료사진

지난 달 1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영종대교에서 106중 연쇄 차량 충돌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 여 만에 또 다른 공항 진입 고속도로인 인천대교에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 질 수도 있었던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인 보배드림에 지난 13일, ‘인천대교 최고의 길막’ 제목으로 게시된 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자동차 첨가제 및 용품 제조사인 불스원이 인천대교에서 3개 차로를 차지하고 광고 촬영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길막'은 게임에서 사람(캐릭터)들이 서로 길을 막고 있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도로에서 다른 차량의 진행을 막는 다는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게시자(안양선우)에 따르면 이날 불스원은 승합차인 스타렉스 3대로 광고촬영을 하면서 시속 60km 가량의 낮은 속도로 인천대교를 좌우 방향과 차선을 변경해 가며 주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뒤 따르던 차량들이 급정거를 하고 또 상당시간 지체를 감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 촬영이 이뤄진 시간대가 영종도에서 인천과 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해 서울 등 지역으로 출근을 하는 차량들이 몰리는 시점이어서 운전자들의 공분을 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당 글 게시자는 "인천대교 길이가 18km인데 첨(처음)부터 끝까지 60~70km/h로...가는데, 정말 환장", "덕분에 회사 지각했고, 울화통 터지고"라며 화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도로교통법상 이날 불스원의 광고 촬영 차량들이 추월차선인 1차로 정속주행, 갓길 주행, 교통방해죄, 공동위험행위 금지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불스원 측은 보배드림에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다. 불스원은 "사전에 인천대교의 촬영허가를 받고 진행했다"고 해명하고 "촬영 장면이 여러 차례의 차선 변경을 포함하고 있어 안전상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불편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대교 측은 "불스원 CF 촬영과 관련해 주행 촬영은 1차로 정속 주행으로 승인을 했다"며 "촬영팀이 1차로 정속 주행을 지키지 않아 촬영 중단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인천대교는 "이번 일에 대해 고속도로순찰대에서 촬영사에 대한 책임 추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불스원이 당초 승인된 범위를 넘어 멋대로 다른 차선까지 저속으로 주행을 하며 촬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네티즌들은 "지난 달 영종대교에서 대규모 참사가 발생하면서 공항 진입로의 도로 안전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후진국형 사건이 벌어졌다"며 "인천대교와 불스원에 대한 조사와 함께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수의 네티즌들은 "통행료를 내고 다니는 도로에서 일반 기업의 광고 촬영이 승인되고 이 때문에 다수의 이용자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불스원 제품 불매 운동과 함께 손해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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