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스러운 디젤 세단 ‘인피니티 더 뉴 Q70d’

  • 입력 2015.03.13 06:0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롯데 호텔을 출발, 운전자가 교대하는 1차 집결지인 본태박물관까지 가면서 우리는 시승차를 ‘가솔린’ 모델로 알고 있었다. 조용해서다. 시동을 걸고 신호를 기다리고 빠르게 달리고 천천히 달릴 때도 ‘가솔린이라 차가 참 조용하다’고 입을 모았다.

본태박물관에 차를 세우고 나서 ‘대단한 착각’임을 깨달았다. Q70의 앞 쪽 펜더에 ‘3.0d’ 로고가 박혀있다. 70km 남짓한 주행을 하면서 ‘조용하다’고 했던 이 차는 Q70 라인업 가운데 3.0(배기량 2993cc) 디젤 엔진을 올린 모델이었다.

혼란스러웠다. 지금까지 이렇게 정숙한 디젤 세단은 경험하지 못했다. 이런 정숙성을 달성한 여러 비결 가운데 인피니티 만의 독특한 시도가 있다. 마이크로폰이 백그라운드 노이즈를 살펴 바람 소리나, 노면에서 올라오는 외부 소음을 차단한다. 오디오 시그널로 보정해 잡음이 들리리지 않도록 하는 '오디오 파일럿2' 기술이다.

 

가솔린 세단으로 착각을 하도록 만든 인피니티 더 뉴 Q70d은 잘 달리기까지 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시간인 6.9초다. 국산 스포츠 세단보다 빠르다. 그러나 실제 주행에서의 초반 가속력은 크게 만족스럽지 않다. 미세하지만 터보랙이 감지되고 이 때문에 한 템포 늦게 숨통이 트이면서 치고 나간다. 대신 중속에서 고속, 그리고 더 빠른 속도에서는 환상적인 가속력을 보여준다.

핸들링도 탁월하다. 인피니티 코리아가 최근 벌인 미디어 테스트 중 가장 과격한 운전을 유도한 덕분에 성판악 휴게소를 오르는 구불구불한 도로를 무제한 속도로 치고 올라가고 내려오는 와인딩 코스의 짜릿하고 아찔한 경험을 불안감없이 즐겼다. 최고출력 238마력(3750rpm), 최대토크 56.1kg.m(1750~2500rpm)의 파워트레인 성능이 말하는 것처럼 어느 순간에서도 넉넉하게 발휘되는 힘도 인상적이다. 고성능을 지향하는 세단답다.

 

더블위시본(전), 멀티링크(후)로 조합된 서스펜션은 의외로 부드럽게 다시 설정됐다.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아도 과속방지턱 정도는 거슬리지 않게 타고 넘어간다. 인피니티 코리아 관계자는 “쇽업쇼버의 댐핑 강성을 조절하고 내부 구조를 바꿨다”고 말했다. 전장 4980mm의 긴 전장을 갖고 있으면서 앞쪽과 뒤쪽의 승차감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도 이 덕분이란다.

인피니티 더 뉴 Q70d의 겉과 속 모습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잘 살펴봐야 눈에 띈다. 앞뒤 램프에 LED가 들어갔고 범퍼의 형상도 살짝 바뀌었다. 초원을 달리는 치타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전체 디자인은 그대로다. 긴 보닛, 치켜 올라간 리어 엔드, 물결 무늬의 사이드 캐릭터 라인 등 고성능 세단임을 직감하는 구성을 갖고 있다.

 

실내 재떨이가 사라졌다. 휴대폰을 제대로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없다는 불만이 있었는데 재떨이가 사라지고 그 자리는 큰 사이즈의 휴대폰도 세워서 보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대체됐다. A필러도 개선이 됐다. 두께를 줄여 좌우 사이드 시야를 더 확보했다. 높은 벨트라인으로 부족했던 시야에 작지만 보탬이 됐다.

인피니티 코리아는 새로운 Q70의 테스트 드라이브 콘셉을 오감(五感)이 아닌 칠감(七感)으로 잡았다. 기존의 청각과 후각, 시각과 미각, 촉감에 ‘공감과 영감’을 느껴 달라고 했다. 자연과 사람 Q70이 함께 어우러져 교감을 하고 자동차와 사람, 삶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기 바란다고 했다. 난해하지만 Q70 특히 30d가 독일산 디젤 세단 경쟁 모델들과 대등한 상품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는 공감을 했다.

 
     
 

경쟁 모델인 아우디 A6, BMW 5시리즈와 비교해도 별 이의를 달고 싶지 않다. 적어도 이날 교감한 Q70 3.0d의 초기 상품성은 이런 경쟁 모델들과 어깨 높이가 비슷하다. 가격(6220만원)도 많게는 1000만원까지 싸다. [제주=김흥식 기자]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