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는 잊어라, 이 차는 '쏘나타 터보'다

  • 입력 2015.02.24 16:4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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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업계는 고효율, 고성능 전쟁이 한창이다. 핵심은 낮은 배기량으로 더 큰 출력을 내고 더 적은 연료로 더 많이 달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고효율, 고성능의 중심에는 '터보'가 있다. 자연흡기식 엔진과 달리 배출되는 배기 에너지를 회수해 혼합 가스의 양을 최대화 시켜주는 일종의 보조장치다.

그만큼 출력이 상승하고 기존 엔진에서 버려지는 배기 에너지를 다시 이용하기 때문에 연비도 상능하게 된다. 차체 크기와 비례해 엔진의 부피, 무게도 따라 줄어들기 때문에 같은 세그먼트에서 우세한 동적 능력까지 갖출 수 있다.

터보엔진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만능이 아니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터빈의 회전력이 떨어지는 저속 또는 거친 주행에서는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 고질적인 터보랙을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러나 장점이 더 많은 탓에 완성차 업체들의 터보 라인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수입차는 말할 것도 없고 국산차들도 최근 들어 경쟁적으로 터보 라인업을 늘리거나 성능을 높이고 있다.

이런 추세에도 국내 업체들이 내 놓은 터보 모델들은 그 동안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을 끌어내지 못해왔다. 수입차 업체들에 비해 터보 모델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얘기가 달라졌다. 쉐보레의 아베오 터보는 탄탄한 지지층이 생겼고 르노삼성 SM5 TCE에 대한 평가도 꽤 진지할 만큼 국산 터보의 품질에 대한 믿음들이 쌓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강력한 성능의 쎄타-i 2.0 T-GDi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터보를 내놨다. 연료 직분사 방식과 터보차저로 성능과 연비 효율성을 최대화시켰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엔진의 제원을 보면 일반적인 동급의 가솔린 모델을 크게 압도한다. 배기량은 1998cc로 2.0CVVL의 1999cc와 대등하지만 최대 출력은 245마력으로 2.4엔진을 올린 상위 배기량 모델(2.4 GDI 193마력)보다 더 큰 힘을 갖고 있다.

토크 역시 36.0kg.m으로 배 가량 높다. 24일, 경기도 양평 일대에서 가진 쏘나타 터보 시승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초반 가속능력이다. 최대 토크의 구간이 1350~4000rpm으로 실영역대부터 발휘되고 있어 반응이 빠르고 탄력성이 길게 이어지면서 끈기있는 주행능력을 보여준다.

심플한 토크의 특성 덕분에 저속과 고속에서 일정한 가속력을 준다는 점도 칭찬할 만하다. 기존의 터보 모델들은 저속에서 가속페달을 거칠게 다뤄줘야만 제대로 반응을 했다. 그러나 쏘나타 터보는 저속에서도 차분한 요구를 민첩하게 받아 들이고 반응한다.

 

가속에서 발생하는 터보랙을 잡아내기는 쉽지가 않았다. 트윈 스크롤을 포함한 다양한 기술들로 잘 정제가 됐다. 여기에다 초반 가속 구간은 물론이고 중속에서 고속, 고속에서 더 빠른 속력을 요구해도 기가 막힌 반응을 보여준다.

섀시와 외관, 그리고 인테리어에도 터보 차량의 특성과 성능에 적합하도록 궁합을 맞췄다. 특히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R-MDPS)과 스포츠 튜닝 서스펜션이 선사하는 운전의 재미, 신뢰, 정확성, 승차감은 꽤 높은 수준에서 만족감을 준다.

 

17인치 대구경 디스크 브레이크가 주는 제동 능력도 빠르고 정확했다. 이 밖에도 터보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매쉬 타입 프론트 범퍼, 반광 크롬 사이드실 몰딩, 리어 스포일러와 듀얼 트윈 머플러, 주간전조등과 알로이 휠로 외관에 확실한 차이를 뒀다.

실내에는 스포츠 변속기 타입의 기어 노브와 스포츠 클러스터, 전용 스포츠 버킷 시트, 패들 쉬프트 등이 적용돼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수동변속기의 부재, 그리고 타이어(235mm/45/인치)는 터보의 성능을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한다. 굽은 도로에서 차체는 안정감있게 유지되지만 겉도는 느낌이 타이어부터 전달되곤 한다.

 

서스펜션의 무르기도 조금은 무게감있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터보'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승차감은 정직하면서도 분명한 차체 반응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세단의 감성에 치우쳐 있다. 

이런 단점에도 쏘나타 터보는 현대차, 나아가 지금까지 국산차가 선 보였던 모델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고성능을 보여준다. 성능과 주행 감성만 놓고 보면 쏘나타라는 기존의 이미지가 전혀 묻어나지 않을 정도로 다른 느낌을 준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는 현대차 관계자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쏘나타 터보의 가격은 스마트 2695만원, 익스클루시브 32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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