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GLA 클래스, 다재다능한 소형 SUV

  • 입력 2015.01.26 10:1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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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몰고 갈 수 있는 서북 끝자락의 섬은 이제 교동도(인천시 강화군 교동면)가 됐다. 지난 해 7월 강화도와 교동도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개통하고 나서다. 덕분에 어부보다 농부가 많고 외지인들의 방문이 거의 없던 이 섬에 자동차와 사람의 왕래가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면 소재지 교동면 대룡리를 비롯한 섬 구석구석의 풍경은 70년대 쯤 되는 시간과 풍경을 갖고 있다. 작은 골목을 따라 고무신과 낡은 시계, 철물점, 양과자와 앙금빵을 파는 제과점 같은 작은 점방들이 수 십 년 전 모습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방이며 이발소, 방앗간 등의 낡은 간판은 보기만 해도 정겨운 풍경들이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호객을 하는 체험공방도 생겼다. 인테리어가 잘 된 카페도 몇 곳 문을 열었다.

 

메르세데스 벤츠 컴팩트 SUV GLA 200 CDI를 몰고 교동을 찾은 이유는 이 곳에 닿기까지의 여정이 시승에 필요한 여러 조건들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김포를 거쳐 강화도를 잊는 초지대교, 여기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강화읍내를 지나 연륙교를 건너 교동에 들어서면 내고 싶은 속도와 와인딩, 오프로드까지 다양한 노면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들이 충분하다. 민통선 안쪽이라는 군사지역의 특성상 출입에 절차가 필요하고 섬에서 나와야 하는 시간적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크게 번거롭거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벤츠의 5번째 SUV, 4번째 새로운 컴팩트카이자 다재다능한 SUV GLA 클래스의 성격을 알아보는데는 충분하다.

 

디자인은 진보와 전통을 잘 버무려 놓았다. 벤츠의 디자인 철학 ‘모던 럭셔리’를 ‘감각적인 명료함’으로 돋보이게 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전면부는 2라인의 루브르 그릴, 그리고 사이즈를 키운 세 꼭지 별, 보닛 위 두 개의 파워 돔으로 강하고 날카로운 인상을 준다. 앞모습은 그릴과 인테이크 홀, 안개등과 헤드램프의 레이아웃까지 간결하고 또 잘 정돈돼 있다. 그린하우스를 낮추고 벨트라인을 높인 옆모습은 쿠페 이미지에 가깝다. 여기에 드로핑 라인, 후면 루프 패널을 따라가는 루프 스포일러, 트렁크와 분리된 테일 라이트로 벤츠가 보여줘야 할 기품들을 담아냈다.

 

실내는 기존의 벤츠 라인업이 갖고 있는 스타일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 시프트 레버, 센터페시아의 구성, 세 꼭지별로 꾸민 3개의 에어벤트, 파노라마 선루프, 더 없이 깔끔한 센터 콘솔까지 기존의 벤츠 라인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프리미엄 SUV라는 컨셉과 달리 생략된 것들도 있다. 버튼 시동 스마트키가 없고 내비게이션은 매립형이 아니다. 우드와 같은 화려한 마감재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이유는 실내를 감싸고 있는 소재들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고급스러운 것들이고 촉각이나 시각적으로 부드럽고 정돈감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교동도는 아주 오래전부터 잘 정지된 논들로 가득한 섬이다. 이 정지된 논들 사이에 일직선으로 3km 넘게 이어진 포장도로가 있다. 섬에서 가장 높은 화개산을 따라 돌다보면 거친 오프로드가 이어지기도 한다. GLA 클래스가 혹독한 테스트를 거쳤다는 뉘르부르크링 서킷과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조건을 갖춘 셈이다. GLA 200 CDI는 최고 출력 136마력(3200-4000rpm), 최대 토크 30.6kg.m(1400-3000rpm)을 발휘하는 신형 디젤 엔진(배기량 2143cc)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조합됐다. 이 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의 영역을 부드럽게 그리고 조용하게 연결해 준다는 점이다. 출발에서 고속에 다다르는 모든 순간들이 매끄럽다. 3km나 길게 이어진 직선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500rpm에서 첫 번째 시프트다운이 이뤄진다. 이 때 3000rpm까지 떨어진 엔진 회전수가 다시 급격하게 상승하고 기어 단수를 단박에 4단까지 높여 준 후 제 자리를 찾는다.

 

100km/h의 속도에서는 1700rpm을 유지한다. 이런 설정으로 300km를 조금 넘게 달린 시승 연비는 표시된 수치(16.2km/ℓ)보다 높은 18.8km/ℓ(5.3ℓ/km)나 됐다. 주행안정감은 보통이다. 굽은 길에서의 언더스티어, 차체의 롤링도 일반적인 SUV 딱 그 수준이다. 드라이빙과 핸들링, 코너링과 승차감까지 무난함으로 끝을 맺지만 이 차가 4900만원짜리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점을 감안하면 포용을 해야 한다. 제논 라이트, 운전자의 주의 운전을 돕는 주의 어시스트, 어댑티브 브레이크, 기본 제공되는 7개의 에어백, 평행 및 직각 주차를 지원하는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까지 적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매력적인 SUV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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