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퀀텀이 보여준 S클래스급 승차감

  • 입력 2015.01.15 08:4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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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겨울, 큰 사고가 났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광암터널 입구, 순간의 방심운전으로 가드레일을 들이박으면서 차량이 전복되는 대형 사고였다. 다행스러운 것은 머리에 난 상처를 빼면 별 다른 부상이 없었다는 점이다.

채삼수(54. 사진) 영진물산 사장은 “그나마 대형 세단이었기 때문에 큰 부상을 입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그가 탔던 차량은 현대차 에쿠스. 그는 33살부터 자가 운전을 했다. 젊어서는 소형차인 엑셀을 시작으로 엘란트라, 에스페로 등을 몰았고 자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30대 중반부터는 큰 차를 선호해왔다.

지방출장과 야간운전이 많아 ‘안전’에 대한 걱정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채 사장은 무쏘와 렉스턴, 체어맨 리무진 그리고 에쿠스로 바꿔가며 일을 봤다. 사고가 난 후에는 좀 더 안전한 차를 찾기 시작했고 그렇게 고른 모델이 메르세데스 벤츠 S500이다. 채 사장은 “1년 조금 넘게 탔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 사장이 직접 운전을 하는 일은 많지가 않다. 사고 이후 지금까지 한 달 평균으로 보면 기껏 4~5km 정도, 어쩔 수 없을 때만 운전대를 잡았다. 그런 그에게 K9 퀀텀 5.0 시승을 부탁했다.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영진물산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채 사장은 개인 기사에게 운전을 하도록 했다. S 클래스와 똑 같이 뒷좌석에 타고 느낌을 얘기하겠다는 의도였다.

 

시승코스는 가락동에서 하남을 거쳐 중부고속도로 광주IC로 빠져나가 평소 자주 다니는 골프 연습장을 되돌아오는 약 60km 구간으로 잡았다. 광주IC를 빠져 나간 직후에는 채 사장이 직접 운전을 하기도 했다. 뒷좌석에 자리를 잡고 앉은 채 사장에게 S클래스와 비교해 시트의 촉감, 공간, 편의 장치 등이 어떤지를 물었다.

그는 “우선 모니터가 크게 돌출돼 있지 않아서 좋다. 디자인 밸런스도 뛰어나다. 무슨 얘기냐면 가운데 팔걸이의 높이나 위치, 시트 재질이나 크기 같은 것들이 조화가 잘 돼 있다는 것을 말하는 거다. 이건 뭐야 발판까지 있네”.

차가 길고 크면 뒷자리 탑승자들이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K9은 어떤지도 물었다. 운전기사에게 속도를 내 보라고 주문한 채 사장은 “그런 거 없다. 아주 편하고 시트의 쿠션도 적당해서 자세를 잘 잡아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S클래스는 시각적으로 매무새가 고급스럽고 야무진 것처럼 보이는데 K9은 이런 점에서 뭔가 부족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옵션의 구성이나 공간의 여유, 승차감은 S클래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무엇보다 가격을 생각하면 솔직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가격 대비 가치로 봤을 때 K9이 그 이상의 상품성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운전을 해 주고 있는 기사에게도 S클래스와 비교해 어떤 점에 차이가 있는지를 물어봤다.

 

그런데 대답이 의외다.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겠지만 핸들링이나 운전대를 조작하는 느낌은 S클래스보다 K9이 더 좋은 것 같다. 이전에 사장님이 사고를 내기 전까지 몰았던 에쿠스와도 확실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또 “굉장히 부드럽게 움직인다. 뒷좌석에 VIP를 모셔야 하는 입장에서 이런 차분한 움직임은 매우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직접 운전을 해 본 채 사장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모처럼 하는 운전인데도 이질감이 없다. 모든 요구에 매우 익숙하게 잘 반응을 하고 고속에서도 조용한 것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또 “우리 기술로 이 정도의 차를 만들었다면 정말 칭찬을 해 줘야한다”고도 했다. 채 사장이 특히 호평을 한 부분은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기가 편하다는 점, 그리고 트렁크 공간이었다.

그는 “S클래스는 골프백 2개가 겨우 실린다. 지인들과 라운드를 갈 때마다 아주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며 K9이 골프백과 보스턴백 4개를 다 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기도 했다. 한편 K9은 오너드라이버의 개인 업무용 판매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대형 세단이다. 그러나 뒷좌석 승차감과 공간, 그리고 부드러운 거동의 장점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와 같은 의전용으로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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