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승부수 '아슬란'이 노리는 사냥감

  • 입력 2014.10.31 00:0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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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팔리면 좋겠지만 아슬란을 내 논 데는 더 큰 의미가 있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관계자는 30일, 아슬란 출시 행사에서 "아슬란의 등장을 넓은 의미로 받아 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고 수입 경쟁차가 많은 상황에서 볼륨 모델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김충호 사장을 비롯한 다수의 현대차 임원들은 아슬란의 출시 배경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했다.

김충호 사장(사진)은 "쏘나타와 그랜저 고객들이 수입차로 갈 때 가장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부여고 싶어 하는 의미란, 이런 소비자들에게 아슬란이 대안이 되고 선택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숨겨져 있다.

김 사장의 말대로 여유가 있는 중, 장년층은 엔트리 카로 시작해 몇 번의 선택을 현대차로 이어가면서도 쏘나타 또는 그랜저 이상에서는 수입차로 갈아 타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간극이 크고 차급과 가격에서 이 틈새에 있는 BMW, 메르세데스 벤츠의 같은 차급, 심지어 일반 브랜드를 선택해도 수입차라는 프리미엄을 따지면 손해 볼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대차 나름의 분석이다.

따라서 이 틈새에 아슬란을 끼워 넣어 수입차의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전략이다. 아슬란의 어떤 장점이 수입차 고객들을 끌어 들일 수 있겠냐는 물음에는 확신있는 답변을 내 놨다.

"후륜구동에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문을 연 이 관계자는 "최고급 세단 롤스로이스도 오너드라이버의 운전 환경에 맞는 차를 내 놓기 시작했다"며 "후석 승차감을 우선하는 후륜구동은 운전자가 피로하기 쉽고 공간 확보에도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수입 세단 다수가 후륜구동이고 또 직접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데 이런 불편들이 전륜구동 모델을 찾게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어 이 틈새를 아슬란이 공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슬란을 소개하면서 유독 전륜구동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는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상당수의 수입차 보유자들이 후륜구동 세단의 불편함을 호소했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아슬란이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등과 직접 경쟁하기 보다는 이런 피로감을 경험한 수입차 소비자들이 전륜구동의 장점에 호감을 갖고 생각을 달리 할 수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역설적으로 후륜구동인 제네시스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제네시스는 이미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아슬란은 정숙하고 안전한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으로 그리고 제네시스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으로 상품의 성격에 분명한 차이가 있는 만큼 서로의 간섭은 없을 것 "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차가 아슬란의 타깃을 쏘나타와 그랜저에서 수입차로 갈아타려는 40~50대 전문직으로 설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차가 주장하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굳이 많은 돈을 들여 애매한 차급의 아슬란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늘 빈약한 라인업을 지적 받아왔다. 현대차 세단 라인업은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끼어 넣어도 고작 14개에 불과하다. BMW는 세단과 쿠페, 컨버터블과 고성능 M시리즈 등을 합쳐 26개, 메르세데스 벤츠는 16개, 도요타는 렉서스를 합쳐 18개의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부족한 라인업으로는 소비자들의 선택과 대안을 충족시켜 줄 수 없다. 따라서 현대차가 새로운 세그먼트와 차종을 만들어 내는 것은 절박한 현실이다. 아슬란이 수입차 이탈고객들을 붙잡을 수 있을지 여기에 컨버터블이나 고성능 모델, 다양한 차급의 해치백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가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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