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본적이고 상식적으로 "내 車 확실하게 망가뜨리는 법"

  • 입력 2014.10.24 00:01
  • 수정 2021.01.03 10:2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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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6년식 프라이드 5도어 해치백(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주말을 빼고 충남 부여에서 공주를 오가며 출,퇴근을 하는 오 모씨(62세) 애마는 1986년식 프라이드다. 그 동안 달린 거리는 68만km에서 멈췄다. 몇 년 전 주행거리를 표시하는 트립이 고장났기 때문이다. 프라이드에는 독특한 물건들이 가득하다. 페인트칠을 할 때나 쓸 법한 크고 작은 붓이 서너 개, 음료를 마실 때 사용하는 스트로우, 그리고 바닥에는 매트 대신 촌스러운 황색 비닐 장판이 깔려있다. 운전을 할 때만 신는다는 운동화도 있다.

작은 붓의 용도는 실내 구석구석 작은 틈새의 먼지를 털어 내는데 쓴다. 스트로우는 이 붓이 닿지 않는 곳에 넣어 입김으로 먼지를 터는데 쓰고 비닐 장판 매트는 이미 오래전 닳아버린 카 매트를 대신이다. 룸 미러에는 엔진오일 등 각종 소모품을 언제 갈았는지 언제 갈아야 하는지를 빼곡하게 적어 놓은 작은 메모지가 달려 있다. 지독한 관리를 받고 있는 그의 프라이드는 지금까지 잔 고장 한 번 없었다. 최근에는 자동차 수집광이 거액(?)을 주고 사겠다는 요청이 들어왔지만 거절을 했다.

오 씨 차량 관리가 극성스럽기는 해도 소유자의 애정에 따라 자동차는 수명의 한계를 넘을 수도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반면, 자동차를 가장 쉽고 빠르게 망가뜨리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내 차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알아봤다.

 기아자동차 서비스 센터

귀찮은 무상 서비스는 '무시'=자동차는 운행 거리와 계절, 시기에 맞춰 적절한 유지 보수를 해야 한다. 따라서 가장 쉽게 자동차를 망가뜨리기 위해서는 이를 무시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완성차 업체들이 운영하는 케어프로그램도 무시한다. 때에 맞춰 오일 교환 시기를 알려주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방문 점검을 받으라는 메시지도 보낸다. 따라서 무상으로 제공되는 이런 친절을 귀찮다는 이유로 외면한다면 자동차 수명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반면 새 차를 사고 일정 기간 제공되는 무상 점검 서비스와 케어프로그램을 꼼꼼하게 챙기면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기초체력이 튼튼해진 차를 가질 수 있다.

 엔진오일 체크

연료나 부품은 저렴한 '짝퉁'=도로변에서 가짜 휘발유를 넣는 모습이 요즘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게 불량 연료를 사용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는 의외로 많다. 가짜 석유를 파는 비양심적 주유소는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에도 수 천 억 원대의 가짜 석유를 제조해 유통해 온 일당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가짜 휘발유는 크게 줄었지만 최근 경유차가 급증하면서 가짜 경유 적발 사례는 급증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제조되지 않은 불량 연료는 자동차의 치명적인 고장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점화플러그 이상은 물론 굉음과 고열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엔진 피스톤이 모두 깨지며 심각한 손상을 줘 폐차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게 한다.

 정품 사용이 차량 수명 연장

썩는 것도 아닌데 왠 '유효기간'=불량 연료뿐만 아니라 싼 값에 유통되고 있는 오일류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엔진오일의 경우 3년 정도가 지나면 오일의 각종 첨가물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뿐 더러 점성과 점도가 떨어져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싼 맛에 유효기간이 지난 오일이나 필터류 사용은 자동차가 더 빠르게 심각하고 치유가 불가능한 중증 질환에 걸리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반면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교환하는 각종 오일류도 주행 거리가 짧아도 어느 계절에 어떤 환경의 도로를 주행했는지에 따라서 수시로 점검하면 차량 수명 연장에 큰 도움이 된다.

자동차 취급설명서에 안내된 ‘교환주기’도 맹신해서는 안된다. 정기적으로 점검을 하고 필요하다면 단 1000km를 달렸어도 교환을 해줘야 한다.

 자동차의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클러스터

친절한 클러스터 경고등은 '장식'=자동차 클러스터는 차량의 정상 작동 여부를 운행 전 미리 체크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이 표시된다. 또한 주행 중에도 냉각수, 오일, 타이어 등의 이상 유무를 알려준다.

대부분은 긴급한 경고라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특히 시동을 걸고 운행 전 표시되는 경고등을 무시하고 주행을 시작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낭패를 당할 수 있다. 클러스터가 친절하게 알려주는 냉각수 부족 경고등, 또는 온도 게이지를 무시하면 확실하게 차량을 망가뜨릴 수 있다. 몽땅 태워버릴 수도 있다.

냉각수의 오버 플로어가 시작되면 엔진이 빠르게 과열되고 헤드 가스켓, 실린더 헤드의 균열로 어디서든 견인차를 불러야 할 처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엔진의 냉각수 정상 여부는 늘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동절기가 시작되면 부족한 냉각수를 물 또는 다른 제품으로 보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위험한 행동이다. 제조사가 서로 다른 부동액을 혼합해 사용하면 화학반응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냉각라인이 막혀 심각한 고장의 원인이 된다.

특히 일반 물로 보충을 하면 부동액 혼합비율이 낮아져 냉각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시기, 냉각수가 부족하다면 세척 후 전량 교환을 해주는 것이 현명하다.

올바른 관리와 점검으로 10년 이상 운행되고 있는 2003년식 쌍용차 코란도

건장진단 횟수만큼 '수명연장'=카센터 경력 35년의 베테랑 정비 전문가 이동진(57. 대전시 중구)씨는 “자동차는 차주의 애정에 따라 수명이 결정 된다”며 “특히 오일, 필터, 벨트류 등의 소모품은 일정한 주기, 즉 몇 km마다 교환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알고 있지만 차량의 운행 성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수시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평소 차량관리가 소홀하다고 해서 당장 이상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수명을 단축시키고 목돈이 들어가는 치명적인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바른 운전, 청결한 상태로 차량을 유지하고 단골 카센터를 정해 건강진단을 받는 횟수만큼 차량 수명도 늘어 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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