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에 점유율까지 뚝, '벤츠'신화 몰락하나

  • 입력 2011.12.12 10:3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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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수입차 브랜드로 한국 시장에서 맹위를 떨쳐왔던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딜러사 분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고 마케팅 전략까지 실패하면서 우울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MBK)는 올해 들어 지분 49%를 보유한 한성자동차가 최대 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판매정책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등의 독과점 운영을 하고 있다며 딜러들이 반발하면서 곤욕을 치르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주요 경쟁 업체들이 한국 시장의 변화에 맞춰 디젤 등 다양한 모델을 공격적으로 출시한 반면, 벤츠는 상대적으로 위축된 시장 대응으로 판매는 물론 시장 점유율까지 감소하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1월을 기준으로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거둔 수입 브랜드는 2만2273대를 판매한 BMW, 1만7565대의 벤츠가 2위에 올라 있기는 하지만 1위와는 5000여대로 엄청난 차이가 난다.

벤츠의 위기는 수입차 상위 브랜드가 아우디를 포함해 프리미엄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3개 업체 가운데 지난 해 대비 성장율이 가장 저조한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1월에서 11월까지 BMW는 지난 해 같은 기간 보다 44.3%, 아우디는 31.3% 판매가 증가한 반면 벤츠는 19.7%에 머물렀다.

가까스로 수입차 전체 성장율인 18.1%를 넘기는 했지만 지진과 홍수 피해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했던 일본 브랜드와 포드(4.8%), 볼보(-10.2%)를 제외하면 가장 저조한 것이다.

시장점유율도 크게 떨어졌다. 2010년 1월부터 11월까지 벤츠의 시장 점유율은 17.84%로 1위 BMW(18.76%)에 근소한 차를 보였지만 올해에는 18.08%로 22.92%를 기록하고 있는 BMW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벤츠의 부진이 딜러간 분쟁이나 신차의 적기 투입에 실패한 것 이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벤츠는 고가의 가격 정책으로 초기 구입 부담이 큰 반면 중고차 가치가 수입 고급 브랜드 가운데 감가 비율이 가장 크다"고 지적하면서 "이 때문에 벤츠는 중고차 시장에서 웃으면서 샀다가 울면서 파는 차로 불린다"고 말했다.

가격에 상당한 거품이 있다는 논란, 그리고 경쟁 모델과의 중고차 가치 차이에 소비자들이 부담을 가지면서 판매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급 브랜드의 상품성이 국산차까지 상당 수준 향상되면서 가격 대비 실리를 찾는 소비성향이 커지고 있다"면서 "반면에 딜러간 분쟁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실추, 초고가 정책, 엄청난 유지비의 부담, 급격한 가치 하락 등 여러 악재가 벤츠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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