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빠른 전륜, 르노의 별종 '메간 RS'

  • 입력 2014.10.12 21:5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일 뉘르부르크링 북코스, 전륜차 최고의 랩타임(7분 54초 36) 기록을 갖고 있는 르노의 스포츠카 '메간 RS'를 파리 인근 스피드웨이에서 직접 몰았다.

클리오RS와 함께 르노 스포츠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 메간 RS는 메간 쿠페를 베이스로 2004년 첫 출시가 됐고 같은 차종의 경쟁이 유독 심한 유럽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구축한 모델이다.

르노의 스포츠카 라인업에 신뢰가 가는 이유는 포뮬러1(F1)에서 축적한 내공이 그대로 전수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돌며 치러지는 F1에서 최강 레드볼 등이 르노의 엔진으로 세운 전무후무한 기록들도 무한신뢰를 보내기에 충분한 근거가 된다.

올 봄 2015년형이 나오면서 메간 RS 라인업은 기본형 트로피(Trophy)에 S와 R을 붙여 트림이 다양해졌고 공급량은 클리오 RS를 합쳐 연간 3만 5000대로 제한하고 있다.

 

메간 쿠페를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외관은 뚜렷한 차이가 난다. 큼직한 르노 엠블럼이 자리를 잡고 있는 전면부의 전체 스타일은 유사하지만 에어 인테이크와 주간전조등, 안개등은 고성능 스포츠카에 어울리는 날카로운 형상으로 다듬어졌다.

베이스 모델인 메간보다 전고를 낮춰 측면의 실루엣도 삼삼하다. 쿠페의 비율을 그대로 가져왔고 블랙이 강조된 대형 휠로 강조되는 속도감도 여느 스포츠카와 크게 다르지 않는 날렵한 인상을 준다.

 

범퍼 아래쪽 중간에 머플러의 끝이 보이도록 한 후면부는 전체적으로 돌출부가 없이 매끄럽게 처리했다. 다운포스의 분명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리어스포일러도 인상적이다. 차체 사이즈는 4320×1850×1435mm(전장×전폭×전고), 휠베이스는 2640mm, 공차 중량은 1376kg이다.

인테리어에는 RS 패키지를 기본으로 한다. 3개의 원으로 구성된 스포츠 클러스터, 붉은색 라인으로 포인트를 준 대시보드의 영역 표시, 스포츠 페달과 시트 등은 요란하지 않고 검소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차라는 점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센테페시아 상단에 있는 7인치 디스플레이에는 스로틀과 토크, 출력은 물론 터보의 부스터압과 가속성능을 체크할 수 있는 기능까지 포함됐다. 시트는 헤드레스트 일체형으로 다소 무딘편이다. 운전자세를 적절하게 제어하는 기능이 포함됐고 붉은색 안전벨트도 인상적이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1998cc)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 가솔린이다. 이 엔진은 스포츠 모드에서 최고출력 269ps(5500rpm)、최대토크 49.8kgm(3000~5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노멀모드에서는 이보다 조금 낮은 최고출력 250ps(5500rpm)、최대토크 34.7kgm(3000~5000rpm)을 발휘한다.

시승차는 6단 수동변속기가 탑재됐다. 고성능 스포츠카에 제격인 조합이다. 일정하게 세팅된 서킷을 몇 차례 돌아보는 짧은 시승이었지만 메간RS의 풀 가속, 급제동, 라인을 따라 도는 급선회 능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1단 기어로 풀 가속, 그리고 쉬프트 업으로 속도를 올려 서킷에 들어서면서 곧바로 나타나는 오른쪽 헤어핀을 빠르게 공략했다. 약간의 언더 스티어가 발생을 하지만 라인을 추종하고 곧 바로 제 자세를 잡는 와인딩에서 보여준 복원력은 환상적이다.

승차감에서 다소 거친 맛이 나기는 하지만 스포츠카의 특성을 보여주는 제 맛으로 상쇄가 되고 균형감도 탁월했다. 거칠게 잡아채는 스티어링 휠의 방향성을 빠르게 읽어 들이는 능력, 가속 페달의 반응도 분명하고 신속하다.

서스펜션은 스포츠(SPORT)와 컵(CUP) 두개의 세팅으로 구분된다. 플렉스 포인트를 각각 다르게 설정했는데 좀 더 단단한 승차감은 컵이 우선한다. 전반적으로 메간 RS는 일반적인 르노의 차들이 보여줬던 얌전한 성격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 거칠고 쉽게 순응하지도 않는다. 익숙해지는데도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데도 아쉽다. 스포츠카의 역동적인 맛을 제대로 갖고 있는 메간 RS가 국내에서는 판매되지도 또 앞으로의 계획도 없기 때문이다. 소량 생산이라는 한계로 주로 유럽 지역에 공급되지만 가까운 일본에서도 판매되고 있다는 점은 더 아쉽다. 골프는 물론, BMW와 벤츠, 도요타 등의 스포츠 모델과 겨룰 충분한 기본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파리=김흥식 기자]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