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韓流 급부상 '쉽고 빠른 운전면허'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4.09.28 21:59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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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부 때 대통령이 언급한 운전면허 취득 간소화가 언급되어 완화된지 4년째에 이르고 있다.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절차나 비용상의 간소화지 시험 자체의 간소화는 아닌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간소화되면서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용이하게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진정한 글로벌 국가”가 되었다.

하루에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아닌가 판단된다. 물론 다른 일부 후진 국가 중에는 시험은 보지 않고 비용만 주면 운전면허를 주는 국가도 있다고 한다. 작년 이웃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호전되면서 우리의 운전면허 취득도 관광과 함께 월등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운전면허 취득이 가격도 고가이고 취득이 어렵다보니 우리나라에 와서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자국에서 필기시험만 보면 되기 때문이다. 작년 우리나라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중국인은 약 2만 5천 여명, 올해 8월까지 벌써 3만 6천 여명에 이른다. 작년에는 인천 등 지역에서 활황이었으나 올해는 제주도가 열풍이다.

이제는 아예 해외 관광자원을 모집하기 위하여 우리의 운전면허 취득방법을 홍보하고 ‘세계에서 가장 용이한 선진형(?) 운전면허 취득 대한민국’으로 새로운 한류를 홍보해야 하는 것이 아닌 가 생각된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우리 운전면허제도를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필자로서는 현존하는 운전면허제도를 보면 한심한 것을 넘어 분통이 터지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왜 이 모양이 되었을까? 다른 선진국을 보라. 운전면허는 공로 상에 다니면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살인면허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렇치 않아도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교통사고나 사망자수가 수위에 달하는 후진 교통국가이다. 당연히 운전자의 책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요사이 공로 상에서 상식 이하의 운전을 하는 무책임하고 위험한 운전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하루에 몇 번씩 사고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느낌이다. 운전부터 주차, 자동차 상식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선진국의 경우 더욱 운전면허 취득을 강화하는 추세이다. 비용은 물론이고 정식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비용은 수백 만원도 소요된다. 우리나라의 운전면허는 교습을 단 13시간만 받아도 되고 비용은 45만원 정도이다. 직선 50m의 기능시험은 안대로 눈을 가리고 하여도 합격할 수 있다.

대단한(?) 나라이다. 왜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 물론 4년 동안 교통사고도 증가하였다. 운전면허 취득자도 증가하여 사고 증가율이 제도상의 문제인가라는 연관성도 고민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용이한 면허 취득자가 심각한 위험성을 내포하면서 대형 사고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나중에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여도 그때만 흉내 내는 관행은 이제는 없애고 근본부터 바꾸지 않으면 선진국은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경찰청은 운전면허 제도 개선 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300문제의 필기 은행식 문제를 700문제로 상향 조정하였다. 긍정적이라 판단되나 기능이나 주행 시험 등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하루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운전면허는 최근 정부에서 강조한 규제 완화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운전면허 등 교통관련 제도는 강화되어야 국민의 안전이 향상되는 만큼 더욱 선진형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선진국 사례를 보면 우리의 현 주소를 확실히 알 수 있고 어떠한 방향으로 개선하여야 하는지는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주무 부처인 경찰청의 전향적인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시국사건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최종 단계에서 꼭 경찰청에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도 많아서 문제 해결방법에 있어서 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몸에 배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경찰청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얼마든지 전문가 회의에서 조율하면 선진형 개선 사례는 쉽게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경에 와 있는 운전면허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대규모의 후유증을 우리가 감내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그 때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이 또다시 제도를 탓하면서 난리법석을 떨 것이다. 알면서도 하지 않는 미련한 사례를 후대에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도 위험한 운전자가 길거리를 수놓고 있다. 분명히 2~3년 이내에 국내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한 해외 관광객이 10만명을 넘는 기념비적인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러면 아예 운전면허 제도를 없애고 후진국가 일부에 있는 경우와 같이 비용만 받고 운전면허를 그냥 주자. 해외에 문호를 아주 열어주자. 국가 경제에 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운전면허 제도에 대한 강화와 선진화를 몇 번을 강조하고 주장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 미래는 매우 어둡다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선진국은 요원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우리의 현실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다시 한번 우리의 운전면허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 경찰청의 적극적인 개선의지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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