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에는 '쏘렌토'가 있다

  • 입력 2014.09.17 18:44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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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첫 출시됐으니까 쏘렌토의 브랜드 역사는 벌써 12년을 훌쩍 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금까지 팔린 쏘렌토의 숫자도 200만대를 넘어 섰다.

스포티지가 있고 모하비도 있지만 기아차가 RV분야에서 유독 강세를 유지해 온 것도 쏘렌토 때문에 가능했다. 그만큼 기아차에서 쏘렌토가 차지하는 의미와 비중은 크고 또 막중하다.

따라서 3세대 쏘렌토의 역할은 더욱 엄중해졌다. 앞서 출시된 카니발과 함께 부진한 내수 실적을 털어내고 올해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혈을 기울인 만큼 신형 쏘렌토에 대한 초기 반응은 매우 우호적이다. '물이 샌다'는 해프닝 말고는 아직까지 큰 흠도 나오지 않았다.

 

▲정제된 근육질로 변신=외관은 기존보다 정제된 근육질로 변신을 했다. 매시 타입의 패널이 사용된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과 얇아진 헤드라이트, 여기에 후드 캐릭터 라인까지 뚜렷해졌다.

안개등과 코너링 램프를 하나로 합치고 범퍼 하단부의 스키드 플레이트, 높아진 벨트라인은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매끈하고 시원스러운 느낌을 주는데 기여를 한다.

 

반면 인테리어는 다소 번잡하다. 브라운 컬러의 시트와 블랙컬러의 대시보드는 궁합이 맞지만 고집스럽게 선호하는 계기판과 버튼류의 레드 컬러는 산만함을 부추긴다. 간결한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 각각의 구성을 좀 먹는 조명 색상은 다시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시트의 촉감은 어느 부위에서나 기분 좋은 느낌을 준다. 엉덩이를 받치는 쿠션 부위의 윗부분은 저경도, 아랫쪽은 고경도 패드를 따로 적용해 안락하다. 운전석과 동승석에는 8방향으로 조절 가능한 파워시트가 적용됐고 운전석에는 전동식 허리지지대가 마련됐다.

 

도어트림과 크래시 패드의 윗부분에는 리듬을 살린 라인을 적용해 포인트를 줬다. 버튼류를 조작하기 위한 동선도 유용하고 간결하게 설계됐고 스티어링 휠과 시프트 노브의 위치와 그립감도 만족스럽다.

빼 놓을 수 없는 실내의 장점은 공간이다. 앞 시트를 뒤로 길게 빼도 2열의 레그룸에 여유가 있고 승객 간 어깨의 공간이 넉넉해 별 간섭을 받지 않는다. 2열 시트에도 엉덩이와 등받이 부분에 2단 조절이 가능한 열선이 추가됐고 리클 라이닝으로 38˚까지 뒤로 젖힐 수 있다.

전장 4780mm, 전폭 1890mm, 전고 1685mm로 기존 모델보다 확대된 차체 사이즈와 휠베이스를 80mm나 늘려 2780mm까지 확보한 덕분이다. 트렁크의 기본 용량은 605ℓ, 3열을 접으면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디젤차라는 것을 믿기 힘들 것=달리는 맛도 삼삼하다. 쏘렌토가 "디젤차라는 것을 믿기 힘들 것"이라는 기아차 상품 담당자의 호언처럼, 시동을 건 직후부터 놀라운 정숙성을 보여준다.

시승차는 R2.2 엔진이 올려진 5인승 모델이다. 최고출력 202마력(ps), 최대토크 45.0kg·m의 동력성능과 12.4km/ℓ의 공인연비를 제원으로 하고 있다.

기존 쏘렌토와 파워트레인의 베이스는 같지만 엔진의 흡입공기를 압축, 밀도를 증대시키는 전자식 터보차저(E-VGT)의 효율을 개선, 출력과 토크가 향상됐고 특히 저중속 영역대의 운동 성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예전의 초기 굼뜸 현상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저속에서 과격하게 가속페달을 압박해도 속도의 상승이 매우 부드럽게 이어진다. 주행의 느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또 다른 요소는 향상된 차체의 강성이다.

 

53%나 사용된 초고장력 강판이 하체를 더욱 견고하고 단단하게 잡아주면서 빠른 선회에도 차체는 흔들림이 없다. 정숙해지고 라이드 및 핸들링까지 민첩해졌다는 느낌이 나는 것도 이렇게 견고해진 차체의 강성덕분이다.

서스펜션은 이전보다 강한 쪽으로 성격이 변했다. 반면 타이어는 강해진 강성을 올 곧게 수용하지 못한다. 노면의 굴곡을 꿋꿋하게 받아들이는 차체의 강성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타이어를 원인으로 하는 롤링이 자주 발생했다. 타이어의 규격은 235/55R19, 제조사는 금호타이어다.

스포츠 모드로 줄 곧 달린 코스에서 올 뉴 쏘렌토가 기록한 연비는 7.9km/l, 이 상태로 같은 코스를 되돌아오는 구간에서 비교적 차분하게 운전을 했을 때는 12.6km/l를 기록했다. 불필요한 공회전을 방지해 주는 ISG가 장착됐지만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 지방도로 연결되는 시승코스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눈 여겨 봐야 할 첨단 사양도 많았다. 세계 최초로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프레임이 적용된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FCWS), 하이빔 어시스트(HBA) 주행모드 통합 제어 시스템,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AVM) 등 화려한 사양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테일 게이트 주변에 약 3초 이상 머물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스마트 테일 게이트'도 유용했다.

 

▲"급이 다른 자세"로 초기 열풍 이어가야=올 뉴 쏘렌토의 현재 계약대수는 1만 3000여대, 불과 20여일 만에 거둔 실적이다. 기아차가 모처럼 함박 웃음을 짓는 이유다. 앞으로의 남은 과제는 이런 추세를 이어가는 일이다. 매사가 그렇겠지만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신차 효과를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기 위해서는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소비자 대응이다.

'급이 다른 SUV' 올 뉴 쏘렌토가 기아차의 약진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소비자 대응과 마케팅에도 '급이 다른 사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올 뉴 쏘렌토의 가격은 2륜, 5인승 모델을 기준으로 2.0 디젤이 2765만원부터 3320만원, 2.2 디젤은 2925만원부터 3406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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