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차 꼼짝 마, 당기고 들춰보면 다 보인다

  • 입력 2014.08.27 22:12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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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지역에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지면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손해보험협회는 이번 폭우로 4000여대의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국지성 폭우가 어느 해 보다 잦아 올해 침수 차량으 피해액은 수 백 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침수차의 대부분은 보험사로부터 차량 사정가 전액을 보상받는 것이 보통이다. 문제는 이렇게 전손처리된 침수차량 상당수가 중고차로 거래되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보험사가 전손처리 후 차량 소유권을 넘겨 받은 침수차 상당수는 전문 브로커들이 헐 값에 사들인 후 수리해 재 판매하는 식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들 브로커들은 헐 값에 구입한 침수차를 무허가 정비업자에 넘긴 후 수리해 중고차 시장에 내 놓는다.이 때문에 같은 연식의 같은 모델이라도 시세보다 훨씬 싼 값에 매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침수 또는 사고로 전손처리된 차량을 홈페이지를 통해 등록된 사업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보험사도 있다.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카히스토리 사이트에서 침수 또는 사고로 전손처리된 차량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지만 관련 내용이 등록되기까지 통상 2~3개월이 걸린다.

악덕 브로커들은 이 사이를 노려 수리한 침수차를 싼 값에 처리하고 있다. 중고차매매사업자들도 매물 등록자가 침수차 여부를 알려주지 않으면 보상 정보가 등록되기 이전까지 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중고차를 구매하면서 침수차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려면 몇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은 비 정상적으로 싸게 나온 매물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한 중고차 사업자는 "시세보다 싼 매물은 대부분 사고 경력이 있거나 침수 또는 사고로 전손 처리된 차량을 수리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가장 쉽고 확실하게 전손 처리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은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에서 사고 이력과 수리 이력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카히스토리에는 해당 차량의 보험 처리 내역이 모두 등록돼 있어 사소한 사고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보험 보상 정보가 등록되는데 2~3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본인이 직접 꼼꼼하게 차량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에 잠긴 침수차량은 어느 부분에서라도 그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차량 내 모든 안전벨트를 끝까지 잡아 당겨 보고 끝 부분에 진흙이나 곰팡이 기타 다른 이물질이 묻어 있다면 일단 침수차로 의심할 수 있다.

시거잭도 세심하게 살펴보고 면봉으로 에어벤트 안쪽을 닦아보고 오염물이 묻어 나온다면 역시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스페어 타이어가 보관된 자리, 실내 내장재의 한 쪽을 살짝 들어보고 확인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또 간단하게 탈 부착이 가능한 오디오 스피커를 직접 해체해 보거나 글로브 박스 등 수납공간의 안쪽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정비 전문가는 "물에 잠긴 차량은 엔진 내부와 전기 계통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무리 꼼꼼하게 수리를 한다고 해도 성능저하나 잦은 고장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두 소비자가 떠 안게 될 피해다.

특히 침수차는 수리 후에도 주행시 잡음이 발생하고 차량 진동이 심해지거나 심지어 시동이 꺼지는 일도 잦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나오는 신차의 경우 ECU 등 정밀한 전자부품이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한 번 물에 잠기면 정상적인 자동차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세보다 싼 중고차는 침수차로 의심해 볼 필요가 있고 구매할 이유도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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