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100년, 캐딜락 '타입 57'의 귀환

  • 입력 2014.07.24 10:17
  • 수정 2019.02.12 22:17
  • 기자명 최정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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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이웨이(2011년), 마라톤 선수를 꿈 꾸던 조선 청년 준식(장동건)은 일본군에 강제 징집된다. 2차 세계 대전은 아시아와 유럽 지역으로 확대된다. 준식은 이 격동 속, 일본군에서 소련군, 그리고 독일 군복을 차례로 바꿔입는다.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독일군으로 참전한 그는 연합군 포로로 잡힌다. 1만 2000km에 달했던 긴 여정과 전장의 끝,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자동차에도 이런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다. 미국에서 생산돼 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거쳐 무려 100여년만에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1918년산 캐딜락 '타입57' 이야기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최근 아직까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캐딜락 타입 57(Type 57)을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자동차로 등록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우리식으로 보면 국보 또는 보물로 지정되는 절차다. 미국에서 100년 이상된 자동차는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캐딜락 타입 57이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영화 마이웨이 만큼 드라마틱한 여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캐딜락 타입 57은 1918년 뉴욕에서 판매됐다. 최초의 주인은 목사 존 H. 데니슨, 열렬한 애국자였던 데니슨은 그러나 당시 전쟁 물자를 모집하고 있던 YMCA에 자신의 차를 기부한다.

최대 7명까지 태울수 있었던 캐딜락 타입 57은 즉각 유럽으로 공수된다. 그리고는 현지 미군을 수송하는데 주요하게 사용이 됐고 당시 미국 해군성 차관보였던 루즈벨트도 애용을 했다. 

종전이 되면서 캐딜락 타입57은 프랑스의 누군가에게 팔린다. 여기까지다. 어떤 여정을 거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는지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다.

차량의 상태는 비교적 잘 보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출범한 미국 의회도서관 자동차 역사관(HVA)은 캐딜락 타입57을 영구 보관하기 위한 조사와 함께 복원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HVA는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자동차를 조사하기 위한 기관이다. 역사적 가치뿐만이 아니다. 타입57은 캐딜락의 기업 역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1914년 생산된 타입57은 캐딜락 최초이자 세계 최초로 V8 엔진을 탑재됐다. 캐딜락은 군용에 적합한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타입57의 프레임을 줄여 생산했다. 이후 미국에서 가장 표준적인 7인승 모델이 됐다.

지금 판매되고 있는 V8 엔진의 에스컬레이드, CTS-V도 1차 세계대전을 거쳐 100여 년을 질기게 버틴 타입 57의 유산을 물려 받은 캐딜락의 대표 모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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