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시대가 초래할 '멸종위기 種'

  • 입력 2014.07.21 10:1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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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주도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오는 2035년 예상되는 전 세계 자동차의 연간 수요는 9500만대, 이 가운데 자율주행차가 1200만대를 넘을 것이라는 놀라운 전망까지 나왔다.

전 세계 시장 수요에서 자동차 10대 가운데 1대는 운전자가 필요없는 자율주행차가 팔리고 도로를 달리는, 공상과학영화에서 봐 왔던 세상이 현실처럼 다가오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더 빠르게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글 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 볼보, 아우디, 르노, 도요타, 닛산, 포드, 혼다, 현대차 그룹 등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미 일반도로 시험 주행을 완벽하게 마쳤고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대규모 시범 운행을 앞두고 있다. 벤츠, 닛산, 현대차도 시범운행 단계를 넘어 상당한 수준의 자율주행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율주행차는 알아서 출발해 속도를 내고 커브를 돌고 신호에 맞춰 멈추거나 출발을 하는가 하면 갑작스럽게 도로에 뛰어든 어린 아이를 발견하고 급정거를 하기도 한다. 승객들은 자동차 안에서 잡지를 읽거나 DMB 또는 스마트폰에 심취해도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 자율주행차가 가져 올 미래는 영화 속과 다름없는 꿈 같은 세상이다. 

 

운전자가 아닌 승객이 버튼을 누르고 목적지를 이야기하면 더 이상 인간이 개입할 여지가 사라진다. 따라서 1열과 2열 시트를 평면으로 폴딩하고 편안한 잠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동차 안 풍경이 이 때가 되면 모델 카달로그의 표지를 장식하고 얼마나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지는 완성차 업체의 마케팅 포인트가 된다.

자율주행차에 기대되는 효과는 인간의 편리함 뿐만이 아니다. 강제적인 경제운전으로 에너지 사용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차량간 커뮤니케이션으로 사고도 크게 줄어든다. 김여사는 물론이고 운전이 미숙한 초보운전도 사라지기 때문에 도로 정체도 상당 분 해소된다.

반면 자율주행차의 등장이 반갑지 않은 멸종위기 분야도 있다. 모든 운전을 차량이 알아서 하는 만큼, 우선 운전자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따라서 운전면허를 딸 필요가 없고 더불어 운전학원은 멸종위기에 처하게 된다.

운전자의 고유영역인 운전석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스티어링 휠, 엑셀레이이터와 브레이크 페달, 변속기, 경적음은 물론 심지어 아웃사이드 미러와 룸 미러도 필요없게 된다.

 

멸종이 우려되는 각종 기기와 장치들은 대신 차량 내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 것들로 대체된다. 대형 모니터, 더욱 생생한 오디오 시스템, 가족과 동료의 대화를 위한, 아니면 비즈니스를 위한 새로운 편의장치와 시스템이 우선 적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운전의 재미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자동차의 기본적인 구성을 상당기간 필요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가속페달의 짜릿한 느낌, 스티어링 휠로 전달되는 핸들링의 스릴감을 현재의 세대가 쉽게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자율주행차가 급격한 멸종위기종을 만들어 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시대가 오면 기존에 없었던 것을 받아 들이고 또 버려야 한다. 어떤 것이 오고 어떤 것이 멸종될지,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변화와 세대가 임박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아직 먼 얘기로 들리겠지만 2035년 이전이면 전 세계 50여 개 국가 정부가 자율주행차를 위한 법을 정비할 것이라는 예측 보고서도 있다. 아주 가깝게 상상이 현실로 되는 세상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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