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한 수입 SUV, 지프 이단아 ‘컴패스’

  • 입력 2014.07.16 02:1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프(JEEP)의 중형 SUV 컴패스(COMPASS)를 시승했다. 뜬금없지만 요즘 잘 나가는 SUV 수요에 맞춰 정통성이 강한 지프의 라인업 중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생각에서다.

정통성을 얘기했지만 컴패스는 지프의 주력인 랭글러와 달리 생김새나 콘셉에서 이단아적 요소가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2007년 처음 출시됐지만 상당 기간 존재감도 판매 실적도 뚜렷하지 못했다. 그나마 2011년 그랜드 체로키의 디자인과 컨셉을 상당 부분 가져오고 가격까지 조정되면서 제법 팔려 나가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도 국내에서의 반응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지프가 갖고 있는 대개의 모델과 마찬가지로 한국 시장에서는 열렬한 마니아들이 아니면 여전히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총론부터 얘기하자면 컴패스가 그렇게 냉대를 받을 만큼 형편없는 차는 아니다. 디자인에 대한 극명한 호불호,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아날로그적인 상품 구성이 걸리기는 하지만 싼타페 고급형보다 싼 3550만원이라는 매력적인 가격, 정통 지프의 가치는 구매를 고민 해 볼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체로키와 랭글러의 닮은 꼴=억지스러웠던 초기 컴패스의 디자인은 혹평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2011년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은 체로키와 랭글러의 디자인 특성을 잘 버무려 비교적 완성도가 있는 외관으로 거듭났다.

전면부는 그랜드 체로키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그대로 차용했다, 실버 매쉬 타입에 크롬 라인을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사용한 것도 동일하다. 후드의 라인까지 유사하지만 자세하게 보면 헤드라이트와 범퍼 하단의 인테이크 홀은 다르게 설계됐다.

측면은 도어 핸들이 C 필라에 적용된 뒤쪽 도어에서 시작해 펜더까지 이어지는 볼륨으로 강한 인상을 준다. 후면은 두툼한 크롬라인이 범퍼를 가로질렀고 테일 게이트 상단 스포일러와 캐릭터 라인, 테일 램프를 수평으로 배치해 균형감을 살리는데 신경을 썼다.

 

이제는 낯선 아날로그, 그래도 신선=도어를 열면 강렬한 시트 컬러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시트 가운데 브라운보다 고급스럽고 세련미가 돋보이는 컬러는 아직 없는 것 같다.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 글로브 박스 상단 수납공간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손잡이까지 구성하고 있는 대시보드는 직선이고 평평하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인테리어 전체가 잘 정리된 서재처럼 단정해 보이는 이유다.

 

간결한 캠퍼스의 실내는 요즘 나오는 다른 모델들과 달리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가득하다. 버튼류가 최소화된 센터페시아에는 2000년대 초반에 봤음직한 3개의 다이얼이 자리를 잡았다. 공조장치를 조작하는데 이렇게 크고 많은 다이얼이 필요할까 싶은 정도로 어색하지만 정확하게 반응을 한다는 점에서는 유리하다.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외부 기기화의 호환은 중앙에 있는 디스플레이의 터치 또는 좌우에 포진한 버튼으로 전환을 하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내비게이션 창 전환, 오디오 볼륨은 스티어링 휠 안쪽에 감춰져 있다. 설명이 없으면 찾기 힘든 위치에 있고 운전 중 손을 잘 못 놀리면 의도하지 않게 반응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게 다다. 클러스터도 연비와 간략한 주행 정보를 제공하는 트립 컴퓨터를 제외하면 디지털적 요소는 전혀 발견할 수 없다. 대신 시원스럽고 시인성도 뛰어나다.

시트도 앞 열 전후 조절만 자동이고 등받이 각도는 모두 수동이다. 심지어 창문까지 운전석 쪽만 그것도 내릴 때만 자동이고 나머지는 원하는 만큼 버튼을 누르거나 당기고 있어야 한다.

 

공간에 대한 여유는 넉넉한 편이다. 2열에서도 공간이 좁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중간에 있는 컵 홀더는 가운데 탑승자를 불편하게 했다.

2열 시트 등받이는 스트랩을 이용해 각도를 조절 할 수 있고 폴딩을 하면 기본 643리터의 트렁크 공간을 1519리터까지 늘릴 수 있다.

컴패스는 전장 4440mm, 전폭 1800mm, 전고 1670mm 그리고 2640mm의 휠 베이스 제원을 갖고 있다.

 

6단 자동변속기로 일궈낸 뚜렷한 변화=2014년형 지프 컴패스는 기존 무단변속기(CVT)를 버리고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하지만 차종의 특성상 무단변속기보다는 나은 조합이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4리터 VVT로 최대 출력 172마력(6000rpm), 최대 토크 22㎏•m(45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비슷한 경쟁 모델들과 비교하면 출력과 토크는 특별하게 내 세울 만한 수준이 아니다. 달리는 맛에서도 뚜렷한 감동은 없다.

토크 정점이 높은 회전수(6000rpm)에서 발휘되는 약점도 드러난다. 출발을 하고 저속에서 웬만한 속도를 내기까지 상당한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순발력도 부족하다. 6단 자동변속기로 교체되면서 그나마 중속에서 고속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빠른 가속감을 보여줬다.

 

지프 컴패스의 구동방식은 풀 타임 4륜(AWD), 그리고 맥퍼슨 스트럿(전륜), 멀티링크(후륜) 서스펜션, 전후 V디스크와 디스크 브레이크, 랙 앤 피니언 스티어링으로 섀시를 구성하고 있다.

서스펜션은 조금 무른 편, 반면 하체는 매우 견고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런 부조화로 코너링 또는 빠르게 차선을 변경하거나 방향을 틀면 적지 않은 롤링과 피칭이 자주 발행한다. 그러나 제 속도를 지키는 주행까지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풀 타임 4륜 구동의 특성은 지프 컴패스의 뚜렷한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오프로드라고 할 만한 코스를 달리지 않았어도 센터콘솔과 암레스트 사이에 있는 ´4WD LOCK´ 레버로 노면의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한다면 오프로드 성능이 더 강조된 지프 컴패스의 장점을 제대로 경험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프 컴패스의 연비는 300km가 조금 넘는 시승에서 공인연비 9.3km/L를 조금 넘은 9.3L/km(10.75km/L)를 기록했다. 가격은 3550만원이다.

저작권자 © 오토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