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경차 레이의 반란, 소형차도 긴장

차체 안정성 만족....생소할 만큼 넓은 실내

  • 입력 2011.12.01 14:21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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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달랐다. 기아차는 지난 달 29일, 국내 최초의 박스형 경차 '레이(RAY)'를 출시하면서 형식을 벗어난 이벤트로 주목을 끌었다.

번화한 거리의 상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넓은 무대에 색색의 레이가 차례로 등장했고 유모차를 끌고 장을 보러가는 젊은 주부, 어린아이와 연인, 친구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등 다양한 상황이 연출됐다.

레이의 넓은 실내공간, 그리고 다양한 활용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 이날 제주도의 한적한 도로에서 이뤄진 시승의 초점도 레이가 어느 정도의 공간과 활용 가능성을 보여줄 것인지에 집중됐다.

-당돌한 디자인...시선집중

 

경차 모닝과 동일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면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개발된 레이는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박스형 스타일이다.

닛산 큐브와 동일한 컨셉이지만 몸집이 작은 만큼 첫 인상은 더 당돌하다. 네모 타입의 박스형 스타일은 직선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디자인답게 반듯반듯하다. 외관은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전면 범퍼의 하단에 적용한 에어 인테이크 홀을 와이드 타입으로 꾸며 시각적인 안정감을 추구했다.

안개등을 바로 세우고 휠 하우스를 과장스럽게 디자인한 것은 작은 차체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좁은 전폭이 그대로 드러나는 전면과 달리 측면은 미니밴처럼 크고 시원스럽다. 조수석 쪽은 B 프레임이 없는 독특한 구조인데다 슬라이딩 도어와 앞 문이 90도까지 열리는 개방성으로 유모차는 물론이고 화물을 싣고 내리거나 승객의 승하차가 쉽고 안전하도록 했다.

B프레임이 없는 구조가 측면충돌과 같은 사고상황에서 안전상 취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도어의 테두리를 초강성 철 구조물로 보강해 프레임 이상의 강도를 확보했다.

도어의 안 쪽에도 충돌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기 때문에 최고 등급의 안전성을 갖췄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이다.

-경차라고 얕보면 큰일...수준 높은 사양

 

버튼 시동 스마트키, 스티어링 열선, 2열까지 적용되는 열선 시트 등 경차에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양한 편의사양이 사치스럽게 여겨질 만큼 레이의 실내는 화려하다.

실내 천장 앞 부분에 설치된 큼직한 수납공간은 뒷 열 플로어에도 숨겨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뒷 열에서 느껴지는 공간은 어색할 만큼 여유가 있다.

개방성도 탁월해 전후 좌우로 많은 시야가 확보되지만 룸 미러는 너무 높게 달려 있어 후방 시야가 제 각도에서 바라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간결하게 설계된 센터페시아도 경차에 어울리지않는 아우라를 과시하지만 비상점멸등의 위치가 너무 멀어 제대로 조작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머리 윗 공간이 충분한 만큼 거주성은 매우 뛰어나다.

-높은 전고에 대한 우려는 기우...코너링도 안정적

레이는 1000cc 카파엔진에 최고 출력 78마력,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17.0km의 연비 성능을 갖췄다.

경차를 놓고 달리는 성능을 얘기하기는 좀 뭣하지만 제주도의 한적한 도로에서 레이는 아주 빠르게 고속 구간에 도달 할 수 있을 만큼 꽤 만족스러운 성능을 과시했다.

응답성도 신속하고 변속감 역시 부드럽다. 넓은 개방성으로 운전을 하는 심리적 안정감도 뛰어나다. 전고, 차체의 높이가 일반적인 차량보다 높고 타이어 사이즈가 작아 걱정했던 코너링 안정감도 기우에 불과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레이는 무게 중심을 최대한 차체 하부쪽으로 설계해 주행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서스펜션의 무르기도 적당한 편, 그러나 차체의 구조상 좌우 롤링보다는 상하 충격이 비교적 크게 전달된다. 다양한 시트의 구성으로 무한한 활용성을 확보했고 대형 세단보다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한 레이는 다양한 쓰임새로 경차는 물론 소형차 시장까지 위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6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것이 기아차의 목표, 새로운 수요층도 어느 정도 창출해 내겠지만 자사의 경차 모닝은 물론, 쉐보레 스파크, 소형차들까지 긴장하고 있는 이유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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