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원 하락, 자동차 매출 4200억원 감소

  • 입력 2014.05.26 11:36
  • 기자명 박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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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020원선을 위협하는 가운데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한국자동차산업(완성차 5사 기준) 매출이 4200억원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원/달러 환율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 따른 영향을 현지 판매단가 인상 등을 통한 상쇄에도 어려움이 많아 자동차 수출금액이 축소되고 매출액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한국 자동차산업 매출액은 약 42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1월 평균 1064.75원이었던 환율은 5월 1021.5원(5/8)까지 급락하며 40원이상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1조6000억원 상당의 매출액이 환율로 사라진다는 얘기다.

지난해 완성차 수출대수가 309만대로 전년 317만대보다 이 2.7% 줄었음에도 완성차 수출액은 486억5000만달러로 전년(472억달러) 대비 3.1% 증가했다.

평균 수출가격이 5.7% 오르는 등 해외시장에서 완성차 메이커들이 제값받기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한 것이다. 자동차 부품도 해외로의 공급확대 등으로 수출액이 5.7% 늘어나며 사상 최초 무역수지 흑자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올해 환율 환경이 악화되며 완성차는 물론 부품산업까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환율 하락으로 매출액 및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신차 및 미래 신기술에 대한 지속 투자가 어려워지고 마케팅 비용 등이 감소하면서 자동차 판매도 하락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올해 하반기 이후 엔저기조가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달러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들과 경쟁하는 한국 메이커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일본 수출기업들이 엔저 장기화를 활용해 수출가격을 인하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면 자동차산업은 물론 국내 산업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메이커들은 이미 엔저를 바탕으로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주요 모델의 가격을 인하하거나 인센티브를 확대하며 가격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00엔에 육박했던 지난해 닛산은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는 18개 모델 중 7개 모델의 가격을 2.7~10.7% 인하했으며, 도요타도 엔저가 본격화된 작년 하반기 미국시장에서 모델당 평균 2500달러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가격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엔저와 일본업체의 경쟁력 강화’ 보고서)

이에 따라 닛산은 올해 4월까지 미국 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13% 늘었으며 도요타도 2.1% 증가했다.(닛산 2014년 45만8900/2013년 40만6128 // 도요타 2014년 72만657/2013년 70만5604)

원/달러 하락으로 이미 국내 수출 제조기업들은 채산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1월초 무역보험공사가 조사한 손익분기점 환율은 대기업 1050원, 중소기업 1057원으로, 1020원대로 하락한 현재 환율은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체를 포함한 중소 수출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제품·기술 경쟁력으로 환율 변동 충격의 자체 흡수 여력이 부족해 채산성이 더욱 악화되고, 대기업에 비해 환위험 관리에 취약해 환율 급락에 따른 환손실액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 환율 하락세가 가속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준이 IT버블 붕괴, 9.11 사태 등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서 벗어나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던 2004년 하반기와 유사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때 원/달러 환율은 100원이상 급락했다.

이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은 원화 강세 기조의 장기화 및 환율 900원 시대에 대비해 원가절감 및 내부 효율성 강화에 주력하고, 정부차원에서도 국내 경제 및 산업 전반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환율의 안정성 제고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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