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 기아차, 신형 카니발이 구세주?

  • 입력 2014.05.11 23:50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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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허덕이고 있다. 지난 4월 내수 시장의 동향을 보면 병세는 의외로 심각하고 길게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해 대부분의 완성차 내수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기아차는 유일하게 감소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낙차의 폭도 크다. 전체 내수 시장 판매가 9.5%로 지난달에 이어 완연한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기아차는 홀로 3.8%가 줄었다. 1월에서 4월까지의 누적 판매 감소율도 1.5%나 된다.

2013년 실적에서도 기아차는 전년(2012년)도에 기록한 48만 2060대에서 5.0% 감소한 45만 800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4월 부진에 대해 기아차는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업체 간 경쟁심화 등의 영향"때문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놨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가 기아차에만 영향을 줬다는 것은 괴변이고 업체 간 경쟁에서 밀렸다는 것이 솔직한 이유다. 절치부심,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이 내수 부진을 털어낼 최종병기, 그리고 승부수로 생각하고 있다.

 

시장 환경은 카니발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부풀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레저용 차량의 수요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국산 미니밴에서 카니발의 시장 지배력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2013년 카니발이 포함된 국내 CDV(Car Derived Van) 판매는 6만 6000여대, 전년 대비 25.6%나 증가했다. 모든 세그먼트가 감소세였고 SUV 판매가 14.2%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니밴을 포함한 레저용 차량 시장은 기록적으로 커졌다.

기아차가 신형 카니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녹록치가 않다. 지난 1분기 상황을 보면 미니밴 시장에서도 수입차의 강세가 도드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국산 CDV 판매는 1만 1691대, 지난 해 1분기 1만 3532대보다 23.1%나 줄었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들이 승차 인원을 늘린 미니밴을 경쟁적으로 투입하면서 상대적으로 라인업이 빈약한 국산 모델들이 위축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신형 카니발은 기아차의 부진을 털어내고 국산 미니밴의 자존심을 회복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게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형 카니발이 어느 정도 이런 역할에 부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니발은 1998년 처음 출시된 이후 16년 동안 단 한 번의 풀 모델 체인지 밖에 없는 긴 사이클을 버티면서도 미니밴 시장을 독점하는 저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런 저력으로 카니발은 9년 동안 이어진 2세대 모델로만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3만대 이상을 팔았다.

신형 카니발이 기존 모델보다 디자인과 상품성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4월 뉴욕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 3세대 신형 카니발은 3세대 카니발은 축간 거리를 40㎜나 늘려 실내 공간을 넓혔다.

파워트레인의 구성은 국내 버전의 자세한 제원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북미용은 3.3 GDI 가솔린 엔진을 탑재, 최고출력 276마력, 최대토크 34㎏·m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엔진 라인업은 기존 카니발과 동일하게 가져가겠지만 성능은 향상될 것"이라며 '특히 주행감과 운전 편의성, 안전과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무엇보다 실내 공간의 다양한 구성에서 기존 모델과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괜찮은 편이다. 뉴욕오토쇼와 베이징모터쇼의 전시 현장에서 "SUV와 같은 콤팩트하고 심플한 디자인, 다양한 베리에이션의 시트 기능"이 호평을 받았다. 미니밴이 갖춰야할 최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해외 매체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봉고와 카니발, 위기 때마다 미니밴으로 기사회생을 해 왔던 기아차가 이번에도 신형 카니발로 반전을 꾀할 것인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따라서 신형 카니발이 중병을 앓고 있는 기아차에 또 다른 병(病)을 얹어주는 병상첨병(病上添病)아닌 구세주가 될 수 있도록 임박한 출시에 만전을 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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