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전기차도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

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입력 2014.04.27 23:57
  • 기자명 오토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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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중타이(Zotye) 저속 전기차 E20

그 동안 머뭇거렸던 전기차가 작년부터 분위기가 상승하여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완전히 긍정적인 분위기로 변한 부분은 극히 다행으로 판단된다. 특히 작년 후반부터 제주도를 중심으로 처음으로 민간 차원에서 200여대가 판매되었고 올해는 1천 여대가 판매가 시작되어 더욱 활성화의 기점이 되고 있다. 그래서 ‘올해를 진정한 전기차의 원년’이라 칭하기도 한다.

지난 정부에서 5년간 판매한 전기차보다 올해 판매하는 전기차가 많을 정도이니 어느 정도 분위기가 상승되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미 다른 주요 선진국에서는 전기차는 이미 수면 위로 올라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정도로 활성화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초기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닛산 리프는 누적 판매대수 10만대를 넘었고 작년 미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테슬라 모델S는 미국에서만 약 2만 3천대가 판매되었다. 평균 가격이 1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고가의 승용 전기차가 절찬리에 판매되어 공급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였으며, 올해도 그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엊그제 정식 국내 판매에 들어간 BMW의 양산형 전용 전기차 i3는 이미 세계적으로 예약대수가 1만대를 넘어서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시장 판도가 전기차에 대한 관심으로 집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그 동안 나태하여 벌써부터 선진국에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러한 전기차는 기존 차량 대비 단점이 아직 많다고 할 수 있다. 아직 가솔린 차량 대비 약 3배의 기격과, 충전시간과 충전거리의 한계, 충전 인프라의 한계 등 해결하여야 할 과제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정부의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으로 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보조금은 항상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일정 기간 활성화까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친환경을 유도하는 유인책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세계적으로 친환경, 고연비 등이 요구되면서 전기차의 활성화는 향후 꼭 풀어야 하는 숙제라고 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이러한 2년간의 긍정적인 밀애가 걱정이 되는 부분도 발생하고 있다.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았지만 보조금을 줄이고 저탄소 협력금 제도를 활용하려는 역할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율에 들어가 있으며, 긍정적인 분위기도 언제까지 갈 것인지 고민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좀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고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수 있는 전기차의 빠른 보급도 필요한 시점이다. 전기차 기술의 한계, 보조금의 한계 등 중첩되는 고민도 늘어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의 얘기는 모두가 ‘고속 전기차’의 얘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잊었던 ‘중저속 전기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지난 몇 년전 가슴 아픈 저속 전기차의 얘기가 숨어있다. 왜 국내 시장에서 저속 전기차는 모두 사라진 걸까? 저속 전기차라는 명칭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시속 60Km 미만으로 하여 달리지 못하게 만든 제도적 한계도 문제였고, 혹시라도 전기차의 활성화가 눈에 가싯거리로 보았던 보이지 않던 힘이 작용한 것은 아닐까?

이토록 좁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 시장에서조차 관용은 없던 것은 아닐까? 중소기업이어서 용납할 수 없던 대기업 중심의 힘이 작용한 것은 아닐까? 어느 하나 자유스럽다고 자신할 수 없을 것이다. 몰아 낸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이웃 중국은 시진핑 시대를 열면서 전기차 활성화를 성장동력 7대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할 정도로 중점 과제로 놓았고 구체적인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중저속 전기차를 선정하면서 그 기준선을 시속 80Km로 정하였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시속 80Km는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의 기준이다. 다시 말하면 중저속 전기차는 일반 도로 모든 곳에서 운행할 수 있는 뜻이다.

우리와는 완연히 다른 부분이다. 특히 전기차를 운행할 경우 대도시 출입 등 모든 면에서 혜택을 주어 전기차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다. 역시 보조금도 나누어 주어지고 있다. 여기에 중저속 전기차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고속 전기차의 한계를 탈피하고 경쟁 차종이 없는 새로운 영역 개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분명히 중저속 전기차는 틈새 시장이며, 세컨드 카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확실히 몇 가지를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시장의 무한정이다. 세계 각국에 가장 큰 틈새 시장이 존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고등학교 학생들이 면허증을 취득하면서 골프 카트로 등하교를 하는 경우가 수백 만건이다. 마을 중심의 커뮤니티 자체 내에서 운행하는 경우도 무진장이어서 짧은 단거리 운행, 친환경을 자랑하는 부분도 중저속 전기차가 채울 수 있다. 유럽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친환경을 강조하여 저이산화탄소 제도에 대하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 즉 중저속 전기차의 필요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중국은 더욱 큰 시장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활성화에 노력하여 길가에서 전기 자전거, 전기이륜차, 전기삼륜차는 물론이고 일반 승용 전기차는 다양하게 전국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어느 경우에는 온통 길거리가 전기차 종류이다. 각 성별로 수십 만건씩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중국인 사이에서 전기차는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도서 지역이나 실버존, 심지어 도심지 등에서 중저속 전기차는 필수적인 시장이다.

둘째로 중저속 전기차는 크기도 작고 큰 배터리가 들어가지 않아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 굳이 속도도 빠를 필요도 없고 장거리용인 일반 승용차와 시장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보조금에 대한 운신의 폭도 커서 장애물이 적다는 것이다. 굳이 충전소도 필요 없다. 장거리용이 아니니 출퇴근이나 시장용, 단거리 업무용 등 운행거리가 짧아 저녁 때 심야전기를 이용하여 충전하면 된다. 작은 만큼 주차도 변하고 그 만큼 스트레스도 적게 받는다.

셋째 다른 틈새 시장인 만큼 활성화된 보급을 통하여 완전한 친환경 조성이 가능하고 효과도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소형 청소차, 우체국 트럭, 소형 버스, 관공서용 업무용차 등 다양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거대한 전 세계 시장에서 아직 제대로 된 중저속 전기차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아직 블루오션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인 일반 자동차 메이커가 하기에는 영역이 좀 다르고 중소기업이 하기에는 역시 거대한 산으로 넘기 어려운 중간 지대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블루 오션인 신천지 영역을 수년 전 우리 기업이 하였으나 우리가 버린 것은 아닌 지 곰곰이 자성해야 한다. 싹도 크기 전에 밟은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차종을 세계 곳곳에서 부르고 있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꼭지를 애써 찾고 있는 마당에 이 차종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러한 차종을 우리 차종으로 세계 시장에 채우면서 고속 전기차로 나아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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