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의 벽 허문 중국, 자동차 4000만대 시대 온다

  • 입력 2014.04.21 07:27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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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소비 국가인 중국이 모방의 벽을 허물고 있다. 지난 20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한 '베이징모터쇼 2014(AUTO CHINA 2014)'를 통해 독자적인 컨셉의 디자인과 차종, 첨단 차량들을 대거 출품했기 때문이다.

베이징모터쇼에는 외국과의 합작사와 다국적 기업, 그리고 20여개의 중국 자국 브랜드도 참여했다. FAW, 동풍, SAIC, 창안, 베이징, 광쩌우 등 국영업체와 지리, 장성, 체리, BYD, JAC, ZOTYE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출품한 차량들은 과거 조악했던 것들과 달리 꽤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특정 브랜드를 그대로 베낀 듯한 모델들도 눈에 띄게 줄어 들었고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첨단 미래형 자동차도 수두룩했다. 실제 품질이 어떤지는 확인이 불가능했지만 각 차량들이 갖고 있는 제원은 상당한 수준이다.

JAC의 iEV는 최대 160km를 최고 95km/h의 속도로 달릴 수 있고 BYD e6는 최고 140km/h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리판이 이번 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전기차 LF630 파라메타도 최고 120km/h의 속도로 150km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설명됐다.

 

일반적인 자동차들의 품질도 상당한 발전을 거두고 있다. 차량의 성능과 내구성, 그리고 디자인에서 아직은 다국적 기업들의 중국 합작사나 수입차 업체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과거와 비해 이제 무난한 상품성을 갖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만난 영국의 한 기자는 "매력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모델들이 꽤 있다"고 말하고 "콘셉트카의 수준이 꽤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고 버터플라이 도어에 컨버터블까지 등장한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지난 해 연간 판매량이 2000만대를 돌파한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모방의 벽을 허물고 이제 독자적인 기술과 디자인을 통해 거대 시장을 지키고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쌍용차의 중국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류 홍웨이 펑다그룹 부총재는 "중국은 현재 연간 판매량이 2000만대 수준이지만 현재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오는 2020년에는 4000만대의 거대 시장이 될 것"이라며 "중국 독자브랜드들이 외국 기업과의 합작사 설립과 경영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자동차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전망은 중국의 동부 해안 도시들이 지금까지의 경제발전을 주도하면서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왔지만 철도와 도로 등의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중서부 지역의 도시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어느 정도의 성장세가 이뤄질지 예측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해에도 전년 대비 11.8%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총 2093만대(상용차 포함)의 자동차가 판매된 중국은 올해에도 8.3% 증가로 2267만대를 팔아 치울 것으로 전망이 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수요 증가의 상당부분을 합작기업들이 담당하고 있지만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소형차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A-세그먼트에서 2013년 가장 팔린 모델은 중국 기업인 체리자동차의 QQ3(118만대)였고 BYD F0(48만대), 리판 320(47만대) 등이 톱 5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세그먼트의 대부분이 합작기업 모델들이 차지를 하고 있지만 중국 독자기업들의 소형차 경쟁력이 만만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RV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창안, FAW의 모델이 B, C, D, B 세그먼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대형 시장에서도 합작기업들을 제치고 우위를 점했다. 중국의 MPV 시장은 지난 해 전년 대비 160%나 성장하며 130만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현대차 현지법인 북경현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GM과 도요타, 폭스바겐의 현지 합작사들이 중국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 나오고 있는 독자기업들의 상품성이 빠르게 좋아지면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조만간 중국 토종기업과 합작사들의 직접 경쟁이 치열해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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