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貪,動,快,多', 7세대 쏘나타의 본질 찾기

  • 입력 2014.04.02 16:25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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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현대차가 본질(本質)을 들고 나왔다. 7세대 신형 쏘나타가 디자인, 주행성능, 안전성 등 자동차의 본질에 충실한 차라고 거듭 강조를 하고 있다. 쏘나타가 현대차 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 산업 역사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비중을 감안하면 사실 본질은 진작에 갖춰야 할 덕목이기도 했다. 그 덕목이 7세대 쏘나타에 어떻게 채워 졌을까.

쏘나타는 1985년 1세대 모델이 선을 보인 이후 6세대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306만대, 해외 383만대 등 700만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는 글로벌 중형세단이다. 조금씩 다듬어지면서 세대를 전환시키는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쏘나타는 매 세대마다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왔고 이런 신선함은 독(毒)보다 약(藥)으로 작용을 했다.

이랬던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에 과거와 다른 기대를 하고 있다. 자동차를 통해 고객 중심의 가치를 창조하는 질적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탐(貪)하는 디자인=신형 쏘나타는 제네시스에 이어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 적용됐다. 간결하고 정제된 디자인이 강조되는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은 단일 헥사고날 그릴로 패밀리 룩을 완성시켰다.

신형 쏘나타의 외관이 예전보다 차분해지고 조숙해진 느낌으로 와 닿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면부는 다크 크롬이 적용된 신규 헥사고날 그릴과 볼륨감을 살린 후드 캐릭터 라인으로 간결하게 구성이 됐다. 프런트 엔드를 사정없이 닫아 버리고 안개등을 헤드램프보다 더 크고 더 돋보이도록 해 매우 강인한 인상을 준다.

HID 헤드램프는 하나의 광원으로 상향등과 하향등을 모두 구현하는 ‘바이펑션(Bi-Function) 조명방식과 스태틱 밴딩 라이트를 적용해 스티어링 휠의 조향 각도에 따라 전조등 좌우측 램프를 자동 점등한다, 야간 코너링시 전조등이 비추지 못하는 회전 방향의 측면 시계가 추가로 확보된다.

측면부는 후드에서부터 트렁크로 이어지는 하나의 날렵한 캐릭터 라인이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차량 바깥 유리를 감싸는 라인에 크롬 몰딩을 적용해 고급감과 역동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트렁크 리드를 포함 수평 라인이 주를 이루는 후면부는 와이드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통해 안정감있는 스탠스를 보여준다. 2.4 GDi 모델에는 노출형 듀얼 머플러로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했다.

신형 쏘나타 디자인의 본질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는 애매했다. 하지만 사치스러움에 주안점을 뒀던 이전에 비해 절제된 스타일로 구현할 수 있는 장점들, 쉽게 익숙해지기도 그렇다고 평범하지도 않은 디자인의 특성들이 잘 버물러 졌다.

 

인테리어 공간은 동(動)=새의 비상을 모티브로 했던 기존의 실내 디자인이 시원하게 펴진 느낌이다.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유럽의 명차들이 한결 같이 추구하고 있는 수평 레이아웃이 적용되면서 신형 쏘나타의 공간에 대한 심리적 여유와 편안함을 동시에 제공했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석쪽으로 4.5도 기울어져 있다. 센터페시아의 버튼류는 조작 빈도가 많은 장치를 운전자쪽에서 가깝게 배치가 됐고 스티어링 휠 리모컨 버튼 역시 가벼운 터치식 접촉에도 반응하는 다이얼 식으로 변경됐다. 클러스터는 4.2인치 컬러 TFT-LCD 패널로 구성된 슈퍼비전이다.

클러스터의 각종 정보표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됐다. 전조등, 방향 지시등과 같은 운전자 조작 표시등은 상단, 주유 경고, 타이어 공기압 경보 등의 시스템 이상 표시등은 하단으로 배치했다. 운전 중 가장 많이 접촉하는 스티어링 휠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어디를 잡아도 편안한 가장 이상적인 휠 형상 완성’을 목표로 심혈을 기울였다는 스티어링 휠은 굵기를 늘리고 위치별 그립의 형태를 고려해 형상과 굵기도 차별화했다. 이 때문에 운전 중 어디를 잡더라도 그립감이 편안하고 고속 주행에서의 핸들링도 쉽게 이뤄진다.

공간에 대한 만족감도 크다. 신형 쏘나타는 전장 4855mm, 전폭 1865mm, 전고 1475mm의 차체 크기로 이전보다 각각 35mm, 30mm, 5mm씩 크기를 늘렸다. 특히 휠 베이스를 기존 2795mm에서 2805mm로 늘리고 전고까지 5mm 키워 전 탑승자들에게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 용량도 462ℓ로 동급 최대다.

 

달리기는 쾌(快)=신형 쏘나타에는 가솔린 엔진인 누우 2.0 CVVL, 세타Ⅱ 2.4 GDi, LPG 엔진인 누우 2.0 LPi 등 총 3개의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이 됐다. 시승차는 누우 2.0 CVVL 최고급 트림, 코스는 안면도에서 보령해수욕장까지 편도 81km 구간을 왕복하는 구간이다.

‘신형 쏘나타’에 탑재된 누우 2.0 CVVL 엔진은 최고출력 168마력(ps), 최대토크 20.5kg•m의 강력한 동력성능과 12.1km/ℓ의 공인연비를 갖췄다. 연비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차량 중량이 1415kg에서 1460kg으로 무거워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용이 가능한 수치다.

중량 증가에도 출발은 매끄럽고 야무지다. 엔진 회전수의 레드 존은 6500rpm부터 시작이 되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6200rpm까지 치솟는다. 그리고 첫 번째 시프트 다운도 이 부근에서 이뤄진다. 안정을 찾는 시점은 5000rpm.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6000rpm과 4000rpm에서 발휘된다. 이런 설정 때문에 가속페달을 바닥까지 압박해도 즉각적인 반응을 하지는 않는다. 엔진회전수가 상승을 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속도와 연결되기까지의 반응도 빠른 편이 아니다.

그러나 저속에서 중속대로 연결되는 시간은 제법 빠르다. 실제 운전 중 고속의 영역대가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속 구간에서의 답답함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하체는 눈에 띄게 견고해졌다. 코너를 돌거나 빠른 차선변경에도 차체의 불필요한 흔들임이 전혀 감지되지 않고 스티어도 발생하지 않는다. 강성에 유독 신경을 쓴 효과가 그대로 나타난다. 섀시는 자동6단,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 링크, 랙 앤드 피니언 스티어링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은 기존 쏘나타보다 단단하게 세팅이 됐다. 직관적인 핸들링, 차체와의 일체감이 비교적 쉽게 이뤄지는 이유다. 특히 새로 설계된 전륜 서스펜션은 조향 응답성과 제동 성능에서 뛰어난 안정감을 보여준다. 후륜 서스펜션도 기존 싱글 로어암을 듀얼 로어암으로 교체해 빠른 속도와 급격한 코너에서도 차체의 균형감이 일관성있게 유지된다.

일상적인 승차감을 판단하는 기준도 만족스럽다. 1열과 2열의 무릎, 어깨 공간은 여유가 있고 엔진과 바람소리도 적절하게 차단돼 실내 정숙성도 완벽했다.

 

첨단 사양은 다(多)=신형 쏘나타는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7에어백을 비롯해 다양한 안전사양을 갖추고 있다. 급제동, 급선회시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속도 감응형 전동식파워스티어링 휠(MDPS)을 포함한 샤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이 적용됐고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과 같은 능동형 안전사양도 적용됐다.

전방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로 앞 차량과의 거리를 인지해 자동으로 안전거리를 확보해 주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은 완전 정지 후에도 자동으로 출발해 설정된 속도까지 도달한다. 또한 차량 추돌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경보를 해주는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FCWS)과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시스템(ASPAS) 등 다양한 주행 안전장치들이 대거 적용됐다.

현대차가 자동차의 본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기본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잘 달리고 잘 서고 안전하고 편하게 운전을 할 수 자동차의 기본기에 '감성가치'가 더해진 본질을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일단 신선하고 바람직스럽다고 판단되는 이유다.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신형 쏘나타는 그런 본질에 어느 정도 접근했음을 보여줬다. 시승차인 쏘나타 프리미엄의 가격은 29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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