잽만 날리던 인피니티의 카운터블로 'Q50'

  • 입력 2014.02.18 12:28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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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산 디젤차의 등쌀이 더 심해지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의 몸집은 날로 커지고 있고 디젤차에 곁눈질도 하지 않았던 국내 메이커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 때 어깨를 겨루며 대등한 경쟁을 벌여왔던 일본 메이커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이브리드카다 뭐다 해서 디젤차에 이런 저런 대응을 했지만 성적은 늘 초라했다. 일본 빅3(토요타, 혼다, 닛산) 가운데 디젤 시장의 싹수를 가장 먼저 알아챈 것은 닛산 인피니티다.

2012년 2월 디젤 크로스오버 FX30d를 내 논데 이어 8월에는 첫 디젤 세단 M30d를 처음 출시했기 때문이다.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 디젤차가 들어 온 것도 인피니티가 처음이다. 그러나 이들 모델들은 독일산 디젤차의 위세에 눌려 시장에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은 독일 브랜드의 틈새를 공략하는데 만족해 하고 있다. 작은 차 시장을 노리거나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 놓거나 하는 식이다. 반면 인피니티는 또 다시 정공법을 택했다. 디젤차 시장에 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인피니티가 내 놓은 Q50, 그 가운데 디젤모델인 Q50d는 그 동안 날려왔던 잽(Jab)보다 훨씬 강력한 카운터블로(counterblow)가 될 전망이다. 승산이 있는 싸움을 걸었다는 얘기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반응=아무리 이름을 바꾸고 디젤 엔진을 달았어도 Q50d의 국내 출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무수하게 날렸던 잽의 강도가 너무 약했고'디젤=독일'이라는 정형화된 시장의 인식도 워낙 견고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팔고 있는 Q50의 가솔린 세단을 들여와야 그나마 밥 벌이는 하지 않겠느냐는 비아냥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Q50d는 출시 후 곧 바로 이런 시장의 기우에 카운터블로를 날렸다. 단 ㅎ루 만에 한 달 판매 목표인 200대를 채우더니 이런 반응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피니티의 한 딜러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BMW와 폭스바겐의 디젤 모델을 비교하고 우리 쇼룸을 찾는 것 같다"며 "비싸고(BMW), 한 단계 낮은 그레이드(폭스바겐)의 중간 단계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산 디젤 차량들에 대한 피로도가 쌓이면서 또 다른 탈출구를 찾던 소비자들이 적절한 가격에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만족감이 충분한 인피니티 디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착한 가격에 매력적인 성능=북미 시장에 작년 8월 출시된 Q50은 또 다른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차분한 외관에 실용적인 공간으로 가족형 세단에 대한 욕구가 강한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지금까지 2만 여대가 팔렸을 정도로 인기다.

Q50에 대한 국내의 호평은 '착한가격'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피니티는 Q50d 프리미엄을 435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놨다. 한 급 위인 익스클루시브는 4890만 원, 모두 5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프리미엄 경쟁브랜드의 동급 모델로 보면 절반밖에 되지 않는 가격이다.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디젤 세단 파사트(2.0디젤)가 4140만원, 현대차 그랜저 최상위 트림이 3945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은 더해진다.

Q50d의 가격이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같은 모델보다 1000만원 이상 싸다는 점에도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Q50S 하이브리드도 유럽보다 30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에 들여왔다.

 

빼 놓을 수 없는 장점 '연비'=이런 가격적인 요소 말고도 Q50은 다양한 강점들을 갖고 있다. 컨셉트 카 에센스(Essence)의 디자인 요소가 반영된 미려하고 독창적인 디자인의 역동적인 외관, 차급을 초월한 첨단 사양과 공간, 세계 최초로 적용한 '전방 추돌 예측 경고 시스템(PFCW)'까지 최고의 상품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비에 대한 만족감도 크다. Q50d 2.2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르노가 공동으로 개발한 2.2ℓ 디젤 엔진을 장착, 복합연비를 15.1㎞/ℓ까지 끌어 올렸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7㎏•m의 성능은 BMW, 아우디 경쟁사의 동급모델보다 수치가 높다.

여기에다 F1 최고의 레이싱 팀, 인피니티 레드 불 레이싱 소속이자 최연소 4연속 챔피언 자리에 오른 세바스찬 베텔이 개발에 참여하면서 최상의 주행성능을 갖춘 것도 강점이다.

다양한 측면에서 Q50d는 매력적인 디젤 모델의 요건을 충분하게 갖추고 있다. 연비뿐만 아니라 성능까지 독일산 디젤차와 대등한 상품성이다. 이런 상품 경쟁력에 매력적인 가격은 인피니티의 강력한 카운터블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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