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만든 다양성, XC70 D5 AWD

  • 입력 2014.02.18 01:19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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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다. 가볼 곳도 많고 가봐야 할 곳도 많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인들은 이렇게 창문 너머의 세상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멀쩡한 집을 놔두고 야산에 텐트를 치는 것도 모자라 ‘복불복’을 하지 않고도 이 엄동설한에 야외취침을 즐기기도 한다.

일상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은 일탈이 주는 묘한 스릴 때문이다. 정해져 있거나 먹고 자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는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극한의 상황에 스스로를 던지고 그 곳에서 생존하는 자신을 대견스러워 하는 것처럼 멋진 일이 또 있을까.

덕분에 자동차는 새로운 용도로 사용이 되기 시작했다. 먼 거리를 보다 편리하게 이동하기 위한 한정된 용도에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탈의 도구가 된 것이다. 적절한 인원이 타고도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 필요하다면 다양한 공간의 구성이 가능한 차들이 요즘 일상화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볼보 XC70 D5 AWD은 이런 용도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1997년 V70으로 시작해 2000년 2세대가 나왔고 지금 팔리고 있는 3세대 버전은 2007년에 소개가 됐다. V70의 파생모델로 시작한 XC70은 세단을 베이스로 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지상고를 높이고 상시사륜구동시스템(AWD)이 적용되면서 볼보를 대표하는 왜건으로 자리를 잡았다.

2세대 XC70은 영국 왕립예술대학(RCA)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터 호버리의 작품이기도 하다. 호버리는 XC70을 S60 세단을 베이스로 휠 베이스를 늘려 실내의 가용면적을 최대화하면서도 승용 모델의 날렵함을 잃지 않도록 하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

 

볼보의 고집스러운 디자인 철학=워낙 걸출한 디자이너의 손길로 탄생을 한 만큼 XC70은 몇 세대를 거치면서 외관에서는 뚜렷한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13년 대부분의 모델들이 성형수술을 했지만 기능상 업그레이드를 빼면 겉모습은 아주 소소한 변화들이 전부다.

XC70 역시 크롬이 적용되기 시작한 라디에이터 그릴을 매쉬 타입으로 바꾸고 전면의 안개등과 후면의 리플렉터 주변에 ‘ㄱ’자 형태의 메탈 장식이 보태진 것을 빼면 거의 그대로다.

심플한 측면은 길게 빼낸 후드와 낮은 전고로 날렵한 세단의 이미지를 강조했다.루프 레일과 시승차에 올려진 루프 박스가 SUV라는 존재감을 뚜렷하게 해 주는 정도다. 이런 구성은 XC70이 아웃도어에 적합한 기능과 목적을 가지고 있음에도 도심에서도 비교적 멋진 자태를 보여주게 하는데 일조를 한다.

 

안전과 편의성을 고려한 실내=인테리어는 이전 모델 또는 볼보의 다른 라인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센터페시아와 클러스터의 디자인과 구성에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센터페시아에는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공조장치, 그리고 열선 시트와 스티어링휠, 경사로 밀림을 제어할 수 있는 버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주행 중 운전자의 동선을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버튼들이 이 곳에 집중돼 쉽고 안전하게 조작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에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큐 어시스트, 그리고 오디오의 음량과 채널을 전환할 수 있는 버튼이 자리를 잡고 있다. XC70의 크루즈 컨트롤은 30km/h부터 200km/h내에서 설정된 속도로 차량을 운행을 하고 레이더 센서가 전방 상황을 모니터링 해 앞 차량과의 거리를 설정된 거리로 유지해주는 기능이 포함됐다.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클러스터는 엘레강스, 에코, 퍼포먼스 등 운전자가 설정한 테마에 따라 조금씩 다른 정보를 표시한다. 에코 미터는 실시간 연료 소비량과 평균 소비량을 표시하는 디지털 게이지, 퍼포먼스는 디지털 속도계가 나타나는 식이다. 컴포트 가죽 시트에는 3단계 열선과 3개의 메모리 기능, 그리고 요추받침이 적용됐다.

 

크로스 컨트리에 최적화된 공간=차종의 특성상 XC70의 공간은 뛰어난 가용성을 확보하고 있다. 차체의 길이는 4840mm, 그리고 너비는 1875mm로 대개의 동급 모델과 비슷하지만 2815mm로 확보된 휠 베이스 덕분에 실내 공간은 충분한 여유를 제공한다.

트렁크도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구조와 공간을 갖고 있다. 2열은 물론 1열 동승자석까지 평평하게 접을 수 있어 스키를 싣는데도 문제가 없고 트렁크에는 화물이 움직이거나 쏠리지 않도록 짐 커버와 칸막이, 바닥의 해치와 장바구니 홀더, 그리고 오토캠핑 등에 유용한 전원소켓도 마련이 됐다.

4:2:4로 분할 뒷좌석시트를 평평하게 젖히면 최대 1600L의 화물 적재 용량을 확보할 수 있고 웬만한 성인 2명이 누워도 부족하지 않은 공간도 마련이 된다. 외부에도 루프 박스와 같은 도구를 쉽게 장착할 수 있는 루프 레일이 적용돼 있어 더 많은 짐을 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키가 작은 어린이들이 안전벨트를 효과적으로 착용할 수 있도록 돕는 2단 부스터 시트가 2열 오른쪽에 자리를 잡고 있다.

 

가솔린 엔진 이상의 정숙성=XC70은 최고출력 215마력을 내는 직렬 5기통 2.5L 트윈 터보 디젤 엔진과 기어트로닉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구동방식은 할덱스(Haldex) AWD 시스템이 적용됐다. 차체의 크기가 만만치 않고 또 2톤에 가까운 1940kg의 중량, 그리고 많은 짐을 소화해야 하는 차종의 특성상 출력과 토크는 215마력(4000rpm), 44.9kg.m(1500~3000rpm)로 넉넉하다.

매력적인 것은 토크의 최대치가 1500rpm부터 시작된다는 점이다. 덕분에 XC70은 어떤 포지션에서도 차체를 밀어내는 힘에 여유가 있다. 출발을 하는 힘도 넉넉하고 가속력도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핸들링과 엑셀레이터의 반응은 무난한 편이다. 긴 차체를 가진 한계가 코너링에서 느껴지기는 하지만 크게 스트레스를 느낄 정도는 아니다. 정속 구간(시속 100km)에서 엔진의 회전수는 2000rpm을 넘지 않고 첫 번째 변속은 3000rpm 부근에서 반응을 한다.

낮은 엔진회전의 영역대에서 필요한 출력과 토크가 발휘되면서 일상적인 주행은 아주 조용하고 매끈하게 이어진다. 이런 얌전한 운전이 무료하고 좀더 거칠고 박진감 있는 운전이 하고 싶다면 패들 시프트 또는 스포츠 매뉴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섀시는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로 구성이 됐다. 서스펜션은 조금 딱딱한 편이어서 과속방지턱과 같은 도로의 요철을 강하게 받아들인다. 연비도 만족스럽다. 에코모드에서 제한속도를 넘지 않고 정속주행을 하면 연비는 18km/l까지 확인이 된다. 표시된 연비가 11.1km/L로 일반적인 디젤차보다 낮지만 400km가 넘는 시승을 마친 후 표시된 평균 연비는 12km/l를 넘겼다.

XC70의 또 다른 장점은 정숙함이다. 외부에서 듣는 엔진의 소리는 다른 경쟁모델과 별 차이가 없지만 실내에서는 확실하게 뛰어나다. 인슐레이터와 흡차음재가 적절한 부위에 적당하게 사용이 된 덕분이다. 물론 주행 중에도 이런 만족감은 유지가 된다. 반면 주행 중 선루프는 개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루프박스의 저항감이 내는 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셀 수 없는 안전장치=볼보의 차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능동적인 안전장치들이다. XC70에도 예방 차원의 확장된 안전 장치들이 빼곡하게 적용이 됐다. 최고 시속 50km의 속도까지 돌발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동을 시켜 추돌을 방지하거나 충격을 완화해주는 시티 세이프티를 비롯해 앞에서 설명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큐 어시스트도 볼보의 안전 철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안전장치들이다.

또한 충돌 경고 및 오토브레이크,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 감지 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LDW), 도로의 속도제한 표지를 인식해 계기판에 속도정보를 제공하는 RSI, 비상제동 경고등까지 다양한 안전사양들이 즐비하다.

이런 장치들을 갖추고도 XC70 D5 AWD은 6080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 동급의 경쟁모델이 70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뛰어난 공간 활용성과 정숙성, 무난한 성능까지 보태져 가장 매력적인 모델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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