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적인 존재 BMW 뉴 X5 xDrive 30d

  • 입력 2014.02.05 00:46
  • 기자명 김흥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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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멀다. 서울을 출발해 대전을 거쳐 전주를 찍고 다시 돌아 오는 여정을 시작했다. 설 연휴, 스마트 폰 교통정보 앱을 두들겨 요리 조리 조금이라도 덜 막히는 길을 찾아 요령껏 운전을 했지만 오고 가는데 무려 13시간이 걸렸다.

500km가 넘었던 긴 여정의 동반자는 BMW 뉴 X5 xDrive 30d, 1999년 BMW가 만들어 낸 첫 번째 SUV로 스포츠 액티비티 비클(SAV, Sport Activity Vehicle)을 표방하는 모델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된 숫자가 130만대를 넘어선 인기 모델이다.

더 이상 손 볼 것이 없다는 자신감

15년이나 됐지만 신형 X5는 1999년 1세대에서 2006년 2세대로 넘어 온 이후 지금까지 외관의 전체적인 틀에 특별한 변화를 주지 않았다. 대신 지난 해 11월 국내 시장에 처음 들어온 신형 X5는 2010년 부분변경된 타입을 베이스로 하면서 고급스럽고 첨단화된 기능들을 추가하는데 주력했다.

다만 모든 사이즈의 제원을 그대로 두면서 차체의 길이를 32mm 늘렸고 높이는 3mm가 낮아졌다. 덕분에 측면의 스웨이지 라인이 이전보다 더 시원스럽고 역동적으로 변화했다.

 

에어벤트와 에어 브리더가 X 시리즈 가운데 처음 적용된 것도 주요한 변화다.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기 위한 시도다. 육중한 차체에 시각적으로 날렵한 고성능 이미지를 주는 것에도 한 몫을 한다. 제원표를 보면 신형 X5의 공기저항계수는 0.31, 일반적인 세단과 미세한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전면의 키드니 그릴에는 전방 카메라가 감추어져 있고 이를 통해 차량 외부를 360도로 보여주는 서라운드 뷰는 더 완벽한 영상을 제공한다. 주차를 할 때 사각지대를 확인하는데 서라운드 뷰는 더 없이 유용하다.

실내는 LED 조명으로 사치스러워졌다. 더블 패널 방식에서 독립형으로 바뀐 iDrive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제공하는 정보도 다양해졌다. xDrive의 작동상태, 연비 및 에코드라이브 상황, 나침반 등등 거의 모든 차량 정보가 제공된다.

단점도 있다. 네비게이션으로 목적지를 설정하려면 여전히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교량위를 지나는 순간에 '낙석주의' 음성이 나오는 등 부정확한 정보도 여전했다.

 

공간에 대한 만족감은 꽤 높았다. 4인 가족이 탑승하고 꽤 많은 짐을 실었는데도 공간은 여유가 있었다. 동승자들이 장시간 탑승에도 크게 불평을 늘어 놓지 않은 것을 보면 거주 편의성은 탁월하다는 것이 분명했다.

5인승 외에 7인승이 추가된 것도 특징이다. 시승차는 5인승이었지만 7인승은 2명이 탑승할 수 있는 2인승 시트가 3열에 배치됐다. 트렁크의 용량도 넉넉하다.

기본 650리터, 시트를 접으면 최대 1870리터의 짐을 실을 수 있다. 스페어 타이어를 없애고 이 공간까지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컴포트 액세스 기능을 선택하면 리어범퍼 아래쪽에 발을 갖다 대 테일 게이트를 열 수 있다.

 

잘 달리고 잘 서고, 믿기 힘든 정숙성까지

뉴 X5 xDrive 30d에 탑재된 엔진은 3리터 직렬 6기통 디젤 터보, 2993cc의 배기량에서 최고출력 258ps(4000rpm), 최대토크 57.1kgm(1500~3000rp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기존 세대보다 출력은 13마력, 토크는 2.0kg•m이 늘었다.

트랜스미션은 ZF의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따라서 파워트레인과 트랜스미션이 주는 제원의 만족감은 충분하다. 이런 구성은 실제 도로에서도 육중한 차체를 여유있게 달고 치는 느낌, 빠른 몸 놀림, 도로 표면을 완벽하게 장악하는 안정감 등이 어울려 기가 막힐 정도로 재미있는 운전을 하게 만든다.

전자제어식 풀 타임 4WD의 적절한 토크 배분은 거친 운전에서 더욱 존재감을 발휘했다. 대둔산 남쪽 기슭에 길게 이어진 와인딩 도로에서 차체의 쏠림 방향을 제어하는 능력도 뛰어나 어떤 도로 상황에서도 안정감있는 자세를 유지했다.

 

달리는 맛도 삼삼하다. 풀 가속에서 첫 번째 시프트업이 이뤄지는 엔진의 회전수는 4000rpm, 그리고 평온을 찾아 100km/h의 속력이 계속되면 1500rpm이하에서 유지가 된다. 스포츠 모드에서의 가속 성능은 웬만한 고성능 세단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폭발적이다. 큰 덩치만큼 빠른 가속력의 날렵함은 훨씬 위압적이고 운전자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날카롭다.

COMFORT, SPORT, ECO PRO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빙 퍼포먼스 컨트롤도 유용하다. 이 가운데 에코 프로 모드를 선택하면 아이들링 스톱 장치와 함께 최상의 경제운전이 가능하도록 세팅이 된다. 클러스터에 에코 프로 모드로 더 달릴 수 있는 거리가 표시되는 것도 재미가 있다.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링크로 구성된 서스펜션의 강성도 적당하다. 댐핑 스트로크가 더 길어지면서 노면의 충격이 전달되는 강도는 그 만큼 부드러워졌다. 승차감도 그렇고 진동과 소음은 서 있거나 달릴 때나 모두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다.

 

뉴 X5는 500km가 넘는 장거리를 13시간 이상 즐겁게 달리도록 해줬다. 지프, 랜드로버, 아우디 등 경쟁업체들이 왜 X5를 늘 경계하는지에 대한 해답도 얻을 수 있었다. 그 만큼 모든 면에서 완벽한 상품성을 갖추고 있는 모델이다.

뉴 X5는 뉴 X5 xDrive30d 5인승과 3열 시트가 추가된 7인승 모델, 그리고 스포츠 성능을 극대화한 M 퍼포먼스 뉴 X5 M50d 총 3개 버전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 가격은 xDrive30d 일반형 9330만원, 뉴 X5 xDrive30d 7인승 9790만원, 뉴 X5 M50d가 1억 37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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